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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고난도 수술 '전문 외과의사' 사라진다
중증 고난도 수술 '전문 외과의사' 사라진다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21.07.2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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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맥류 파열 수술 '혈관외과' 세부전문의...3년간 7명, 9명, 3명 불과
선천성 기형 치료하는 소아외과 '0명' 충격...위장관 외과도 반토막
이우용 외과학회 이사장 "현실에 절망 수술 포기...수가정상화 해야"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중증 고난도 수술을 담당하는 전문 외과의사가 점점 사라지고 있어 필수진료과인 외과가 위기를 맞고 있다.

고질적 문제로 지목되고 있는 '의사인력 부족'은 기피 과 중의 하나인 외과에서 그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특히, 전문중의 전문적인 수술인 중증 고난도 수술을 담당하는 외과 세부 분과 전문의는 그 감소세가 뚜렷하다.

대한외과학회는 21일 "지난 7월 11일 신규 분과 전문의시험에 응시한 전문 외과의사가 총 60명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외과학회에 따르면 초응급 질환중의 하나인 복부 대동맥류 파열을 수술하는 외과 혈관 세부 전문의의 경우 제도가 시행된 2015년 이후 꾸준히 감소해 최근 3년간 배출된 전문의 숫자는 전국적으로 7명, 9명, 3명에 불과하다.

위암 수술을 전담하는 위장관 외과의 경우에도 지난해 11명에서 올해는 절반이 줄어든 5명에 그쳤다.

선천성 기형이 있는 환아를 치료하는 소아외과 전문의의 경우 응시인원이 한 명도 없어, 향후 환자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중대한 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현장을 담당하고 있는 서정민 교수(삼성서울병원 소아외과장)는 "대형 병원의 경우 소아외과 전문의를 배치하고 있지만, 대다수의 중견급 대학 및 종합병원에서는 저수가 및 수술난이도로 인해 소아외과 전문의를 배치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방의 경우 소아외과 전문의가 매우 드물어 진료를 위해 수도권으로 올라와야 해 환자 및 보호자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대형 의료기관의 경우에는 환자 쏠림이 심각해 소아외과 전문의가 24시간 당직을 서고 응급실과 병동, 수술장을 모두 담당하다 보니 진료와 처방이 지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의사 인력 숫자보다 편중이 문제…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 필요
의사들의 성형외과·피부과·마취통증의학과 등의 인기 과 쏠림 현상은 고질적인 문제가 된 지 오래다.

산부인과·흉부외과·신경외과·외과 등의 소위 '기피 과'의 전공의 지원율은 해가 갈수록 하락하고 있으며, 지원을 하고 난 이후에도 추가 수련을 받아야 하는 세부 분과 전문의의 지원율은 하락세가 더욱 가파르다.

정부에서는 공중보건의사 육성,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확충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의사 전체 수가 증가한다고 해도 쏠림 현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이의 해결은 요원하다.

대한외과학회는 수가 정상화 및 수술과정에서의 사고에 대한 면책을 주는 제도 마련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주문했다.

이우용 대한외과학회 이사장 (삼성서울병원 외과)은 "외과를 전공하고도 3분의 1은 요양병원으로, 나머지 5분의 1은 미용 시술이나 점을 빼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명감을 갖고 외과에 들어온 젊은 수련의들이 현실에 절망해 고난도 수술을 포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이사장은 "비정상적인 외과 수가의 정상화와 수술과정에서 고의성이 없다면 법적 면책을 주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학적으로 고위험도의 수술은 평균적으로 어느 정도 사망과 합병증이 동반되지만, 이런 기본적인 부분에서조차 의사에게 모든 책임을 물으니 대안이 없다"며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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