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두 손이 작은 물결을 일으킬 때
가만히 두 손을 모을 때 마음이 따뜻해진다, 분명 좋은 기억이 움직이고 있다
우두커니 있다가도 창밖의 세계를 바라보다가도 겨울나무와 눈을 마주치다가도 뭔가
기억에서 흘러나오는 것을 느낄 때
눈을 질근,
손이 손을 느끼게 하는 시간
뭔가 기억에서 흘러나오는 것들, 손 안에서 인지 손 밖에서 이니 움직이는 것들이 궁금해 진다
겹쳐진 두 손으로 인해 기분이 좋아진다
풀어지려는 손을
풀어지려는 손이 잡는다
헐벗을 기분으로 서로를 안아주듯
두 손을 모으기만 해도 내가 나를 느끼기 시작한다, 내가 궁금해진다
내게도 따뜻한 게 남아있구나
내 몸이 따뜻해지려는 욕구가 있구나
기억에서 흘러나오는 작은 물결을 두 손으로 잡는다
▶분당 야베스가정의학과의원장. 2012년 <발견> 신인상으로 등단/시집 <오래된 말> <기다리는 게 버릇이 되었다> <그가 들으시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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