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원외처방 상위 품목, 100대 품목 중 6품목 국내 개발 '토종신약'
이노엔 ‘케이캡’ 폭풍성장 눈길…유한 ’렉라자’ 등 3세대 성적표도 관심
막강한 자금력과 기술로 무장한 글로벌 제약사들의 틈바구니에서,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신약들이 눈에 띄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23일 의약품 시장조사 업체 유비스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원외처방 100품목 가운데 6품목을, 국산신약으로 허가받은 '토종 신약'들이 차지했다.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하며 경쟁을 이끌어가고 있는 것은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이다.
케이캡은 지난 2018년 국내 30번째 국산신약으로 허가를 받았고, 2019년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했다.
시장 출시 첫 해 298억원 규모의 원외처방을 기록했던 케이캡은 2020년 725억원으로 그 몸집을 불렸고, 올해도 상반기에만 454억원의 처방을 따냈다. 이는 국내 원외처방 의약품 가운데 4번째로 많은 규모다.
이노엔은 이 같은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케이캡 해외 수출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포스트 케이캡 육성에 힘을 쏟겠다는 각오다.
강석희 이노엔 대표는 22일 가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케이캡의 견고한 국내 시장 입지를 바탕으로 제형 다변화와 적응증 확대를 통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2028년 내 글로벌 100개국 진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
국내 15번째 국산신약 타이틀을 갖고 있는 보령제약의 고혈압치료제 '카나브(피마사르탄칼륨삼수화물)'도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원외처방액 230억원을 기록, 다처방 약제 37위에 이름을 올렸다.
19호 국산신약인 LG화학의 당뇨병치료제 '제미글로(제미클립틴타르타르산염)', 제미글로·메트포르민 복합제 '제미메트' 등 이른바 제미글로 시리즈도 여전히 인기다.
제미메트가 올 상반기 411억원 넘는 원외처방을 따내며 상위 7위에 자리잡는 기염을 토했고, 제미글로 또한 173억원 규모의 원외처방(53위)을 기록하며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 밖에 각각 14번째와 12번째 국산신약으로 허가받았던 일약약품의 항궤양제 놀텍(일라프라졸)과 대원제약의 골관절염치료제 펠루비(펠루비프로펜) 또한, 올해 상반기 각기 162억원(57위)과 144억원(62위)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하며 상위 100대 제품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펠루비는 제네릭인 영진약품 '펠프스'의 8월 급여 등재가 예고되면서, 도전을 받게 됐다. 대원제약은 영진약품과 특허권 다툼을 이어가는 한편 펠루비에 트로메타민 염을 붙인 신제품 '펠루비에스'를 출시하는 새로운 전략으로 시장방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20번째 국산신약인 종근당의 당뇨병치료제 '듀비에(로베글로타존황산염)'도 상반기 100억원대 원외처방을 기록하며 상위 100대 품목에 들었다.
1999년 SK케미칼의 '선플라(헵타플라틴)'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국산신약으로 허가받은 토종신약은 모두 33개다.
2007년 이후 허가받은 고혈압, 당뇨병치료제 등 이른바 2세대 국산신약들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치료제 '렉라자(레이저티닙)'와 한미약품의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에플라페그라스팀)' 등 글로벌 신약 유망주들이 출현하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