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자작나무는 하염없이 하얗게
[신간] 자작나무는 하염없이 하얗게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1.07.26 18:26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지헌 지음/현대시 펴냄/1만원

따뜻하고 웅숭깊은 시인의 마음이 모아졌다. 그 마음엔 삶에 대한 성찰이 채워진다.  

홍지헌 시인(서울 강서·연세이비인후과의원)이 두 번째 시집 <자작나무는 하염없이 하얗게>를 상재했다. 

이순 넘은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다. 

지난 2015년 첫 시집 <나는 없네>를 펴내며 "늦은 첫 시집이 부끄러울 따름이지만, 부끄러움도 허영일 수 있다는 생각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바꿨다"는 시인의 고백은 이번 시집에서 "의사로서 수련과정을 마치고 전문의가 될 정도의 시간 속에서 그동안 시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큰 변화는 없었는지 점검할 시기가 됐다"는 성찰로 새겨진다.  

시인은 늘 더불어, 함께, 따뜻한 세상과 마주한다. 그 세상의 기저에는 자연과 집과 가족이 똬리튼다. 그리고 그런 생각들은 그만이 아니라 모든 이의 곁에 머물기를 바란다. 

표제작의 소재가 된 하얀 나무 자작나무. 자작나무 목재는 단단하고 치밀해서 조각재로 많이 쓰이고, 기름진 얇은 껍질에는 서로에 대한 마음을 글씨로 새겨 간직하기도 한다. 목재나 껍질이나 오랜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공통점이 있다. 

훼손되지 않고 변하지 않는 자작나무에서 시인은 가족, 온기, 견딤의 의미를 찾는다. 

모두 4부로 구성된 시집에는 ▲체온에 대하여 ▲귀 보러 오신 어머니가 ▲마주 본다는 것은 ▲말 없이 등을 기대고 등을 중심으로 일흔 편의 시가 담겼다. 

홍지헌 시인은 2011년 <문학청춘>을 통해 등단했으며, 현재 한국의사시인회 회장을 맡고 있다. 

시집 말미에는 엄경희 문학평론가의 시평 '배려와 견딤의 실존 미학'이 실렸다.

엄경희 문학평론가는 "홍지헌의 시는 세계와 시론에 대한 염려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와 관련돼 있음에도 시의 전반적 분위기는 맑고 투명하고 정감적이다. 이런 특징은 삶과 죽음, 자유와 책임 등과 같은 삶의 대립적 가치를 균형과 조화의 관점으로 수용하는 시인의 태도에서 나온 것"이라며 "그의 시는 성급하지 않고 완만하다. 완만하면서 깊다. 그래서 잔잔하고 긴 여운을 남긴다"고 평했다.

이어 "시의 궁극은 아름다움에 있다. 세계가 속악해도 시는 순수해야 한다. 순수는 자기 성찰의 결과이고, 자기 성찰의 시선은 타인을 향한 섬세와 배려의 따뜻함으로 드러나야 한다. 이번 시집에는 그러한 일련의 과정이 전 시편에 과장없이 담담하게 담겨 있다"며 "홍지헌의 전하는 메시지는 간결하고 단순하다. 삶은 따뜻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당위의 명제를 우리들의 이야기인 것처럼 솔직하게 전하고 있어 읽는 이에게 깊은 위안을 준다"고 덧붙였다. 

엄경희 문학평론가의 진단은 시인이 시집 들머리에 남긴 '시인의 말'에 맞닿는다. 

"시가 큰 위로가 되기 어려운 시절을 살고 있지만 작은 위로라도 드릴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02-302-2717).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