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클래식의 발견
[신간] 클래식의 발견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1.08.18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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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마우체리 지음/장호연 옮김/에포크 펴냄/1만 7000원

누구나 음악을 듣는다. 좋아하는 분야도 각양각색이다. 음악을 듣다보면 더 알고싶어지지만 문외한으로서는 바람만치 다가서기 어렵다. 다른 장르도 그렇지만 클래식이라면 부담은 더해진다.

음악가들은 음악을 어떻게 들을까. 그들의 모습을 뒤따라가다보면 어슴푸레 음악에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

세계적 지휘자이자 음악교육자, 음반 제작자인 존 마우체리의 <클래식의 발견>이 출간됐다. 부제는 '지휘자가 들려주는 청취의 기술'.

이 책은 여든을 앞둔 일생동안 음악을 듣고 연주에 헌신하며 명망있는 지휘자로, 교육자로 명성을 이어온 저자의 고전음악 순례기이자 안내서다. 

책에는 그가 하이파이 오디오를 통해 라벨의 '새벽'을 듣고 음향 세계에 눈을 뜬 열 살 때부터, 세계적 마에스트로가 돼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네 개의 마지막 노래'를 연주하던 일흔 한 살에 이르기까지 음악가이자 청취자로서 건네주는 다채로운 이야기와 풍부한 경험이 녹아있다. 

이와 함께 250년 역사의 서양 고전음악 레퍼토리에 관한 이론적 지식을 통해 음악에 대해 더 알고싶어 하는 세인들의 갈증을 풀어준다.

유럽 백인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던 고전음악은 어떻게 온 세상에 퍼지게 됐을까. 

"음악은 은밀한 이민자로, 국경을 알지 못한다."

그는 음악이 가진 보편적 언어(상징과 은유)를 통해 인간사의 보편적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단언한다. 

그러나 음악은 보편적인 만큼 개인적이다. 어떤 음악을 언제 처음으로 들었으며 어디서 들었는지, 당시 다른 사건들과 어떤 관계를 맺었는지에 따라 그 음악은 자기만의 고유한 경험이 되기 때문이다. 

바르토크, 쇼스타코비치, 스트라빈스키, 프로코피에프, 코플런드, 버스타인, 쇤베르크, 힌데미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코른골트, 브리튼 등 그와 동시대를 살아간 음악가들에게 존경을 표하며, 그들의 음악이 어떤 식으로든 자신이 태어난 세계를 구현하고 있다고 전한다.  

결국 음악의 최종적 해석가는 '듣는 이'라는 이야기다.

저자는 "고전음악은 궁극적으로 여러분 삶에 깔리는 사운드트랙이 된다. 경험의 순간을 상기시켜 주는, 자신의 이야기가 집약된,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책이 될 것"이라며 "그 이야기는 타인과 공유할 수는 있어도 결코 다른 누구의 것으로 삼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작곡가가 음악을 만들면 연주자는 자기 앞에 놓인 여러 선택지 가운데 작품에 숨을 불어넣을 선택지를 고르고 골라 그것을 소리로 옮겨낸다"며 "하지만 해석은 여러분 몫이다. 스스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껴안지 않으면 음악은 완전한 행위로서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모두 9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왜 음악일까? ▲고전음악의 레퍼토리 ▲자연이 준 재료 ▲시간과 기억의 예술 ▲보이지 않는 구조 ▲주목해서 듣기 ▲작품과의 첫 만남 ▲음악회에 가다 ▲작곡가, 연주자 그리고 나 등을 통해 '우리는 왜 음악을 들을까'라는 근원적인 질문에 다가선다. 

이 책을 옮긴 장호연은 서울대 미학과와 음악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후 음악·과학·문학 분야를 넘나드는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그동안 <뮤지코필리아> <스스로 치유하는 뇌> <기억의 과학> <리얼리티 버블> <콜럼바인> <굉음의 혁명> <사라진 세계> <시모어 번스타인의 말>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 <죽은 자들의 도시를 위한 교향곡> <베토벤 심포니> <새로운 세대를 위한 베토벤> 등을 옮겼다(☎ 070-8870-6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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