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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8 17:57 (목)
강원도의사회 "CCTV 설치법, 인기주의 영합 희극에 불과"
강원도의사회 "CCTV 설치법, 인기주의 영합 희극에 불과"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1.08.26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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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설치 의무화 강력 반대…"법안 철회 촉구"
개인정보 유출·필수과 기피·기본권 침해 등 우려
"법안 강행 땐 전 회원 뜻 모아 행동으로 답할 것"
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
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

강원도의사회가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강행에 대해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법안 전면 철회를 요구했다. 

강원도의사회는 8월 26일 성명을 통해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입법 과정은 일방적인 거대 여당의 폭거이며, 근시안적 인기주의에 영합한 희극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입법을 위해서는 국민에게 위임받은 권력으로 선악의 이분법적 굴레에서 벗어나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가장 유익한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강원도의사회는 "입법과정에서 의료분야 전문가인 의사는 철저히 말단 조연으로 밀려났으며, 국민 건강을 지킨다는 명분은 의미 없는 미사여구처럼 퇴색했다. 탄탄하게 구성해야 할 법률안은 맥락 없이, 보기 좋아 보이는 말들을 이어붙여 실제 의료 현장을 왜곡했다"며 "이 희극을 만들어내고 있는 작가들은 자신만을 돋보이기 위하여 완벽한 악역을 세워두고, 이 연극을 보는 관중으로 하여금 야유하게 만들고 주인공의 정의 구현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결국 주인공에 희생되는 것은 관중들의 미래이며 무대 그 자체"라고 비판했다. 

법안 제정을 위한 문제점 진단부터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강원도의사회는 "수술실 CCTV 의무화 설치 법안의 배경으로 대리수술, 비윤리적행위, 의료 과실 등의 예방을 내세우고 있다"며 "그러나 의료현장에서는 이와 전혀 상관없이 자신의 소임을 다하고 있는 의료진이 절대 다수이며, 우려하는 일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게 통계로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CCTV 설치 강제화의 역기능에 대해서도 촘촘히 짚었다.

강원도의사회는 "환자 개인정보와 신체노출 보호가 어렵고, 필수과 기피현상으로 이어지면서 의료체계 근간을 흔들게 될 것"이라며 "모든 행동이 감시를 받게 되면서 수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수련의 교육에도 차질을 빚어 전문인력 공급이 원척적으로 차단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CCTV 설치 비용 문제, 노동자의 기본권과 인권 침해문제, 불필요한 행정력의 낭비, 제3세력에 의한 개인정보 침식 등 많은 문제점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정부와 정치권에는 법안의 전면 철회를 촉구하고, CCTV 설치 대안, 의료계 자율징계권 보장, 의료시스템 근간 회복 방안 마련 등을 제안했다. 

강원도의사회는 "CCTV 대안으로 생체 지문인식기, 출입자 명부관리, 수술자 위치파악시스템, 환자 생체신호 블랙박스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과도한 처벌과 감시보다는 외과계 의사 부족 해결과 안전한 수술실 환경을 위해 정책적 지원, 안정성 보장,  재정적 지원 등을 통해 의료시스템 근간을 회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자율징계권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자정작용을 통해 고도의 전문성과 윤리의식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원도의사회는 "의료 환경에서 고도의 전문성과 윤리의식이 동시에 요구되는 만큼 의사협회가 가장 엄중한 잣대로 수술실을 평가하고 자정작용을 할 수 있도록 자율징계권 보장해야 한다"며 "비윤리적인 의료 행위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전문가 집단이 이를 평가하고 보완하며 정의로운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한다"고 의미를 되새겼다. 

"우리의 요구는 오직 의사의 직업적 윤리와 양심의 발로이며 사사로운 이익보다는 국가 전체적인 번영을 위한 정당한 주권의 발휘"라고 밝힌 강원도의사회는 "중립적이고 정의로운 의견을 묵살하고 독재 정권의 길을 가겠다고 결정한다면, 모든 의사 회원은 정의로운 국민과 함께 응당한 행동으로 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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