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1일 암질환심의위원회 열어 킴리아 급여안건 상정·논의
'비용효과' 문제로 통과 보류...일각선 제약사 '시간 끌기' 지적도
초고가 항암제 '킴리아(성분명 티사젠렉류셀)'가 급여 첫 관문에서 발목이 잡혔다.
역시나 가격이 문제였는데, 일각에서는 한국노바티스의 소극적인 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1일 암질환심의위원회를 열어 킴리아 급여 안건을 논의했으나, 비용효과성 등의 문제로 통과를 보류했다.
킴리아는 한국노바티스가 내놓은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T 치료제로, 환자 맞춤형 유전자 치료제를 표방하고 있다.
환자로부터 채취한 면역세포(T세포) 표면에 암세포의 특정 항원을 인지할 수 있도록 유전정보를 도입한 후 환자의 몸에 재주입하는 방식으로, 다른 약제로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재발성·불응성 성인 림프종, 소아 백혈병 등 말기 혈액암 환자에 새로운 치료 대안으로 꼽힌다.
문제는 비용이다.
킴리아는 지난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는데, 현재 비급여인 치료비용이 약값만 환자 1인당 4억 6000만원, 기타 비용을 합했을 땐 5억원을 훌쩍 넘는다.
이날 암질심에서도 결국 '가격'이 문제가 되면서 통과가 보류된 것으로 전해졌다.
암질심 관계자는 "임상적 유용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으나 비용 효과성, 특히 성인 림프종에서의 비용 대비 효과를 두고 여러 반론이 있었다"며 "결국 가격의 문제로 안건 통과가 불발됐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한국노바티스의 태도를 문제 삼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암질심 관계자는 "킴리아 투여대상인 말기암 환자에게는 일각이 여삼추와 같을 것"이라며 "가능하면 빠르게 급여등재 절차를 처리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지만, 제약사가 준비한 자료가 너무 부실해 그대로 처리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제약사가 다음 단계에서 이어질 정부와의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이른바 '시간 끌기' 전략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말기암 환자들은 '마지막 생명줄'이라는 간절한 희망을 안고 조속한 보험급여 적용을 촉구하고 있다.
백혈병환우회 관계자는 "말기 백혈병·림프종 환자에게 킴리아 건강보험 등재는 생명줄과 같다"며 "7월 한 차례 암질심 상정이 불발되면서 이미 2개월 가량 일정이 지연됐는데, 이마저도 통과되지 못해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부는 급여화 지연으로 인해 환자가 목숨을 잃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제약사 또한 조속히 합리적인 재정분담 방안을 마련해 급여등재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항암제 급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 및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의결, 제약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협상,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 등의 절차를 거쳐 확정된다.
심평원 암질심은 급여 등재를 위한 첫 관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