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병원의 절차
환자를 상급병원 응급실로 보내려고 하는데
간호사가 환자의 상태와 이유를 물어본다
응급실 담당 의사를 바꿔 달라 했더니
그 병원의 절차이므로 자기에게 이야기하라 한다
'할 수 없군'하면서 간략히 환자의 상태를 설명하니
17시 이후 응급실을 담당하는 내과 주치의에게
허락을 받아야 환자를 받을 수 있다고
낯선 의사의 전화번호를 가르쳐준다
'별수가 없군'하면서 여러 차례 받지 않는
전화를 걸어 내가 누군지를 말하고
환자의 상태와 왜 상급병원에 가야 하는지를
응급실 담당 내과 주치의에게 설명하였다
마지못해 응급실로 보내라는 이야기를 듣고
'이건 아닌데'하면서 지켜보던 보호자에게
그대로 상황을 설명하고 환자를 보낸다
합리적인 의료전달체제 구호는 선명한데
아픈 몸이여, 내가 끌고 걸어온 길이 불편하구나
▶광주보훈병원 심장혈관센터장 / 2009년 <시와시학> 등단 / 시집 <그리운 풍경에는 원근법이 없다> <너덜겅 편지><바닷속에는 별들이 산다>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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