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2014년 3월 10일 의료계 집단휴진은 정당했다
분석 2014년 3월 10일 의료계 집단휴진은 정당했다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21.09.23 06:00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법원 "의협 집단휴진은 공정거래법 위반 아니다" 판결
"공정위 시정명령·5억원 과징금 납부명령 잘못됐다" 판단
[그래픽=윤세호 기자] ⓒ의협신문
[그래픽=윤세호 기자] ⓒ의협신문

대한의사협회가 2014년 3월 10일 원격의료 및 영리병원 허용정책을 반대하면서 실시한 집단휴진(휴업)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의협에 5억원 과징금납부명령을 내렸지만, 대법원은 공정거래법위반이 아니라고 최종 판단했다.

대법원은 9일 오전 10시 의협이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및 과징금납부명령취소' 소송에서 공정위의 상고를 기각했다.

공정위는 2014년 3월 10일 의료계의 원격의료 및 의료영리화를 반대하는 집단휴진에 대해 "집단휴진 결의로 환자의 의료서비스 이용을 제한하고, 국민의 건강·보건권을 침해했다"고 집단휴진을 문제 삼았다.

또 "개별 의사들이 스스로 판단해야 할 진료여부 결정에 부당하게 영향을 미친 행위를 시정해야 한다"며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위반(사업자단체 금지행위) 혐의를 적용, 시정명령과 과징금 5억원을 납부하라고 결정했다.

이와 함께 "공정거래법상 사업자단체 금지행위를 위반했다"며 노환규 전 회장과 방상혁 기획이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즉, 공정위는 2014년 7월 7일 전원회의를 열고 ▲의협의 휴업은 구성사업자인 의사들의 의료서비스 거래를 제한함으로써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해 공정거래법 제26조 제1항 제1호에 위반되고 ▲구성사업자들로 하여금 휴업을 하도록 강요하는 방법으로 사업내용 또는 활동을 부당하게 제한해 공정거래법 제26조 제1항 제3호에 위반된다고 봤다.

의협은 공정위의 시정명령 및 과징금납부명령은 부당하다며 서울고등법원에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고등법원은 의협의 주장을 받아들여 공정위의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가 문제가 있다고 판결했고, 이에 불복한 공정위는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공정위의 상고를 기각했다.

[의협신문]은 대법원 판결문을 입수해 의협의 집단휴진이 공정거래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한 이유를 살펴봤다.

 

지난 2014년 3월 당시, 개원 회원들이 의협 투쟁위가 배포한 휴진안내문을 게시해 의사 파업 사실과 투쟁의 당위성을 환자에게 알렸다.  [사진=김선경기자 photo@kma.org] ⓒ의협신문
지난 2014년 3월 당시, 개원 회원들이 의협 투쟁위가 배포한 휴진안내문을 게시해 의사 파업 사실과 투쟁의 당위성을 환자에게 알렸다. [사진=김선경기자 photo@kma.org] ⓒ의협신문

원격의료 및 의료영리화 추진 반대…의협 집단휴진 강행
보건복지부는 2013년 10월 29일 원격의료 등을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고, 기획재정부는 2013년 12월 3일 의료법인이 영리 자회사를 세워 각종 의료부대사업을 통해 영리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영리병원 허용정책'을 발표했다.

의협은 2014년 2월 21일∼28일까지 전체 회원을 상대로 원격의료 및 영리병원 허용정책에 대한 의협-보건복지부와의 제1차 의정협의 결과에 대한 수용 여부를 묻는 방식으로 휴업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 전체 회원 중 4만 8861명이 투표에 참여해 약 76.69% 회원들이 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의협은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일부 필수 진료 기관은 휴업 대상에서 제외하고, 휴업 참여 여부에 관해 소속 회원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해 2014년 3월 10일 휴업을 실행키로 결의했다. 그리고 문서 송부, 인터넷 홈페이지 게재 등의 방법으로 회원들에게 이를 통지했다.

대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당시 보건복지부가 집계한 휴업 참여율은 개원의 20.9%, 전공의 30%였고, 각 지역별 휴업 참여율은 서울 14.2%, 부산 47.4%, 대구 22.8%, 인천 26.2%, 광주 2.7%, 대전 15.9%, 울산 5% 등으로 집계됐다.

쟁점 1. 공정거래법 제26조 제1항 제1호(사업자단체의 금지행위)
대법원은 어떤 공동행위(집단휴진)가 '경쟁제한성'을 갖는지에 대해 공동행위로 인해 일정한 거래분야에서 경쟁이 감소해 가격·수량·품질, 기타 거래조건 등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거나 미칠 우려가 있는지를 살폈다.

대법원은 "의협의 휴업은 공정거래법 제26조 제1항 제1호,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제3호에서 금지하는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휴업은 의료수가의 인상 등 구성사업자들의 경제적인 이익을 직접적으로 추구하거나 상호 경쟁관계에 있는 구성사업자들 사이의 경쟁을 제한해 의료서비스의 가격·수량·품질 등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목적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기 어렵고 ▲휴업은 헌법상 결사의 자유를 향유하는 의협이 의사회원을 대표해 정부 정책에 반대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는 것이 상당하고 봤다.

또 ▲휴업은 단 하루 동안만 진행됐고, 실제 휴업 참여율이 그다지 높지 않으며,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필수 진료기관은 휴업에서 제외된 것을 고려하면, 휴업 당일 의료서비스의 공급량이 전체적으로 일부 감소했더라도 휴업으로 의료소비자의 의료서비스 이용에 있어서의 대체가능성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정도에 이르지 않았고, 달리 의료서비스의 품질 기타 거래조건 등에 영향을 미쳐 의료서비스 시장에서 경쟁제한성이 인정될 정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특히 ▲의협의 휴업이 소비자를 보호함과 아울러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한다는 공정거래법의 궁극적인 목적에 실질적으로 반하는 행위라고 볼 수 없어 부당성이 인정된다고 보지도 않았다.

대법원은 "의협의 휴업이 공정거래법 제26조 제1항 제1호,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제3호에서 금지하는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쟁점 2. 공정거래법 제26조 제1항 제3호(부당한 제한행위)
사업자단체는 구성사업자의 공동의 이익을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로서, 그 목적 달성을 위해 단체의 의사결정에 의해 구성사업자의 사업 활동에 대해 일정한 범위의 제한을 하는 것은 예정되어 있다.

또 그 결의가 구성사업자의 사업 활동에 있어서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저해하는 경우에는 공정거래법 제26조 제1항 제3휴에 규정된 '구성사업자의 사업내용 또는 활동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원심법원은 ▲의협의 구성사업자들인 의사들이 휴업에 참여할 지 여부에 관해서는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고 ▲의협이 구성사업자들에게 직·간접적으로 휴업참여를 강요하거나, 그 휴업 불참에 따른 불이익이나 징계를 사전에 고지한 바 없고 ▲사후에도 휴업 불참에 따른 불이익이나 징계를 가했다고 보이지 않으며 ▲휴업 찬성률보다 더 낮은 휴업 참여율을 기록한 점 등을 종합해 '부당한 제한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지 않았다.

대법원은 "원심판단을 종합하면, 의협이 구성사업자들의 투표를 거쳐 휴업을 결의하기는 했지만, 구체적인 실행은 구성사업자인 의사들의 자율적 판단에 맡긴 것이어서, 이 사건 휴업의 실행에 있어 사업자단체인 의협이 구성사업자들인 의사들의 휴업 여부 판단에 간섭했다고 볼 수 없는 등 '부당한 제한행위'를 하지 않았다"며 원심판결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의협, "집단휴진에 대한 공정위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 판결 당연"
대한의사협회는 집단휴진에 대한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 판결은 당연한 판단이라고 밝혔다.

의협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대해 의료계의 자율적인 의사 표출 방식인 집단휴진이 정당했다는 것을 인정한 사법부의 판단이 지극히 당연하며, 이에 이번 판결에 대해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판결은 불합리하고 잘못된 의료정책이 추진될 경우, 의료계가 정당한 의견을 표출함으로써 이를 바로 잡을 수 있다는 의미를 가진 것으로, 이는 의료계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의협은 "이번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의료계는 전문가단체로서 지속적으로 정당한 의사 표명을 통해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우리 의료를 더욱 발전시키며 보건의료 수준의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집단휴진 당시 의료계 미래를 위해 투쟁의 전면에 나선 노환규 전 회장, 방상혁 전 상근부회장(당시 기획이사) 및 (사)대한의사협회에 대한 형사소송에서도, 이번 대법원 판결의 취지를 충분히 고려한 합리적인 판단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관련 법령>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약칭:공정거래법)

* 제19조(부당한 공동행위의 금지) 제1항 제3호
①사업자는 계약·협정·결의 기타 어떠한 방법으로도 다른 사업자와 공동으로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할 것을 합의(이하 "부당한 공동행위"라 한다)하거나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이를 행하도록 하여서는 아니된다.
3. 상품의 생산·출고·수송 또는 거래의 제한이나 용역의 거래를 제한하는 행위

* 제26조(사업자단체의 금지행위) 제1항 제1호, 제3호
①사업자단체는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1. 제19조(부당한 공동행위의 금지)제1항 각호의 행위에 의하여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
2. 일정한 거래분야에 있어서 현재 또는 장래의 사업자수를 제한하는 행위
3. 구성사업자의 사업내용 또는 활동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행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