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료인 사무장병원 운영, 부가가치세 5억원 폭탄
비의료인 사무장병원 운영, 부가가치세 5억원 폭탄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21.09.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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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비의료인이 의사 고용해 병원 개설…부가가치세 면세 대상 아냐"
병원 실질적 운영으로 형사사건 유죄 확정…부가가치세취소 소송서 패소
ⓒ의협신문
ⓒ의협신문

비의료인이 의사를 고용하고 병원을 개설·운영한 경우 부가가치세가 면제될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은 8월 17일 의사를 고용해 병원을 개설·운영한 원고 A씨가 세무서를 상대로 제기한 부가가치세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A씨는 2012년 6월경부터 2012년 12월경까지 의료인이 아님에도 B의사 등과 공모해 C병원(사무장병원)을 개설했다.

또 행정부원장이라는 직함으로 C병원에 출근하면서 자금에 관한 사항을 보고받고, 그 지출을 결재하는 등 병원의 자금관리에 전반적으로 관여했다.

이 밖에 병원의 수익금 일부를 자신의 개인 계좌로 넣어 관리하면서 의사 급여와 투자자 수익금 지금에 사용함으로써 수익배분을 직접 주관했다.

이후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 14억여원을 지급받았다는 공소사실에 대해 의료법위반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죄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유죄판결을 선고받았고,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했으나 2016년 4월 7일 항소가 기각돼 1심 판결이 확정됐다.

이에 세무서는 2019년 3월 A씨에 대해 '부가가치세가 면제되는 의료보건 용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2019년 7월 A씨에 대해 2012년 제1분기 부가가치세 7645여만원, 2012년 제2분기 부가가치세 5억 1623여만원을 결정·고시했다.

A씨는 이런 처분에 불복해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했으나, 2020년 7월 30일 기각됐다.

조세심판원 심판청구가 기각되자 서울행정법원에 문을 두드렸다.

A씨는 ▲환자들에게 의료보건 용역을 제공한 사람은 B의사 등 의료인이므로 자신은 병원의 운영에 관여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부가가치세가 면세되는 의료보건 용역에 해당한다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 국세를 포탈한 경우가 아니어서 10년의 부과제척기간이 적용되지 않고, 면세사업자로서 사업장 현황신고를 함으로써 실질적으로 과세표준 신고를 이행했으므로 7년의 부과제척기간도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5년의 부과제척기간이 경과한 후에 이뤄진 것으로 무효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적극적 행위를 한 사실이 없으므로 '부당무신고가산세'를 부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서울행정법원 재판부는 A씨는 부가가치세법에서 정한 부가가치세 면세 대상인 '의료법에 따른 의사 등이 제공하는 용역'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면세사업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즉, 치료목적의 의료행위인 의료보건 용역(성형수술 등 일부 항목은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은 국민들의 후생복지 차원에서 부가가치세를 면세해주는 분야인데, 의사면허가 없는 A씨(무자격자)가 의사를 고용해 제공한 의료보건 용역은 부가가치세 면세대상이 아니라는 것.

반면, '부당무신고가산세'(무신고가산세:신고하여 납세하도록 되어 있는 국세의 납세액을 기한 안에 신고하지 않은 데 대한 제재 조치로서 덧붙여서 부과하는 세금) 부과처분 중 일반무신고가산세액을 초과하는 부분은 위법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구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29조 제1호의 규정에 따라 부가가치세가 면제되는 의료보건 용역은 의료법에 규정하는 의사 등(의료법의 규정에 의해 의료기관을 개설한 자를 포함)이 공급의 주체가 되어 의료법의 규정에 따라 제공하는 의료보건 용역을 의미한다"며 "의료보건 용역의 공급 주체는 A씨이므로 부가가치세 면세 대상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또 "가산세를 면제할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A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C병원 운영주체가 A씨라는 사실이 밝혀지는 경우 부가가체시 납부의무를 부담하게 될 것임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봐야 하고, 사회 평균인의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볼 때에도 의료인이 아닌 자가 병원을 개설하고 수익을 올리는 사업을 운영하면 그에 대한 납세의무가 수반된다는 것을 당연히 예상할 수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A씨의 주장은 이유가 없다"고 봤다.

명의위장등록가산세 부과처분과 부당무신고가산세 부과처분에 대해서는 원고의 주장을 일부 인정했다.

재판부는 "명의위장등록가산세는 부과제척기간이 5년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5년을 경과한 부분에 대해서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가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A씨가 C병원에서 이뤄진 의료보건 용역의 공급과 관련해 부가가치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적극적인 행위를 했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며 "명의위장이 조세포탈의 목적에서 비롯되고, 나아가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곤란하게 하는 적극적 행위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부당무신고가산세 부과처분(가산세율 40%) 중 일반무신고가산세액(가산세율 20%)을 초과하는 부분은 위법하므로, 정당세액을 2012년 1분기 부가가치세 6626여만원, 2012년 2분기 부가가치세 4억 5000여만원만 인정한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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