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환 지음/부키 펴냄/1만 6800원
역사 속 위인들은 어떤 질환을 앓았을까?
이지환 건국의대 교수(건국대병원 정형외과)가 역사 속 인물들의 질병을 객관적이면서도 흥미롭게 추적한 <세종의 허리 가우디의 뼈>를 출간했다.
이 책에는 세종대왕부터 가우디·도스토옙스키·모차르트·니체·프리다 칼로·밥 말리 등 10명의 역사 속 인물이 등장한다.
저자는 그들의 삶과 업적과 함께 질병을 추적하며 잘못 알려진 오류를 바로잡고 각 인물에 대한 이해의 깊이를 더한다.
기존 연구들은 세종대왕이 성병인 임질을 앓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저자는 조선 시대에 '임질'이라고 통칭하던 질병은 방광염에 가깝고, 세종이 성병에 걸렸으리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고 강조했다. 또 조선왕조실록에 언급된 세종의 통증(눈병 12번, 허리 통증 6번, 방광염 증상 5번, 무릎 통증 3번 등)이 발생한 시기와 양상 등을 종합하면 세종대왕의 질환은 강직성 척추염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자는 이와 관련된 연구논문을 올해 국제학술지인 <International Journal of Rheumatic Diseases>에 발표했다. 논문 제목은 'Did Sejong the Great have ankylosing spondylitis? The oldest documented case of ankylosing spondylitis'. 세종대왕 관련 국제학술지에 실린 첫 번째 논문이다.
저자는 이 밖에도 가우디는 소아기에 발생하는 특발성 관절염을 앓았고, 니체는 전측두엽 뇌종양이 있었을 것이라는 최근 연구까지 책에 담았다.
이지환 교수는 "탐정이 범인을 찾아내듯 익숙한 위인을 환자로 모셔 그들이 앓았던 질병을 진단했다"며 "이 책을 통해 일반인들이 의학을 더 유용하고 친근하게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모두 10장으로 구성됐다. ▲세종의 허리: 조선 최고의 리더가 운동을 싫어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가우디의 뼈: 천상의 건축가는 왜 하필 해골 집을 지었을까? ▲도스토옙스키의 발작: 세계적인 대문호가 도박꾼이 된 사연 ▲모차르트의 부종: 음악 신동의 사인은 질투인가 돼지고기인가? ▲로트레크의 키: 물랭 루주의 천재 화가는 왜 난쟁이로 태어났을까? ▲니체의 두통: 실존 철학의 선구자는 어쩌다 정신 병원에 입원했을까? ▲모네의 눈: 인상파의 거장이 추상화처럼 그릴 수밖에 없었던 까닭은? ▲프리다의 다리: 자화상의 대가는 왜 자기 자신을 붉은 과일로 그렸을까? ▲퀴리의 피: 노벨상 2회 수상 과학자가 정말 방사능의 위험을 몰랐을까? ▲말리의 피부: 희망을 노래한 레게의 대부는 왜 암을 방치했을까?(☎ 02-3142-04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