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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지 않고 오래 산다"…'건강한 장수' 유도 유전자 발굴

"아프지 않고 오래 산다"…'건강한 장수' 유도 유전자 발굴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1.10.06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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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양 억제 유전자 'PTEN' 돌연변이, 장수에 따른 부작용 해결
유전자 서열 하나만 바꾸면 '건강수명' 늘리는 단초 가능성
이승재 KAIST 교수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논문 게재

이승재 KAIST 교수팀(생명과학과 노화분자유전학 실험실)이 가늘고 길게 사는 돌연변이체에 종양 억제 유전자 'PTEN'의 특정 돌연변이를 도입해 건강한 장수를 유도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림은 이번 연구 관련 모식도.
이승재 KAIST 교수팀(생명과학과 노화분자유전학 실험실)이 가늘고 길게 사는 돌연변이체에 종양 억제 유전자 'PTEN'의 특정 돌연변이를 도입해 건강한 장수를 유도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림은 이번 연구 관련 모식도.
이승재 KAIST 생명과학과 교수
이승재 KAIST 생명과학과 교수

아프지 않고 오래 사는 방법이 있을까. 실마리를 찾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승재 KAIST 교수팀(생명과학과 노화분자유전학 실험실)은 가늘고 길게 사는 돌연변이체에 종양 억제 유전자 'PTEN'의 특정 돌연변이를 도입해 건강한 장수를 유도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6일 밝혔다.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우리에게 시급한 과제 중 하나는 단순한 수명 연장이 아닌 건강하게 장수하는 데 있다. 최근 노화 연구의 주요 목표가 노화가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기 전 시기를 이르는 건강 수명을 늘리는 데 모아지는 이유다.  

인슐린 및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는 진화적으로 잘 보존 된 수명 조절 호르몬인데, 이의 적절한 감소는 수명을 늘리지만 건강 수명(운동성·성장·생식능력·발달 등)은 오히려 악화시킨다.

이승재 교수팀은 노화 연구에서 많이 사용되고 수명이 3주 정도로 짧은 예쁜꼬마선충을 이용해 인슐린과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가 감소된 상황에서 종양 억제 유전자인 PTEN의 유전자 서열 하나만 바꾸면 장수와 건강을 모두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이 발굴한 변이는 탈인산화 효소인 PTEN 단백질의 기능 중 지질 탈인산화 효소 활성은 감소시키지만, 단백질 탈인산화 효소 활성은 일부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장수는 감소시키지 않으면서 건강은 유지토록 생명체의 기능을 재조정했다.

그 결과, 장수 조절 유도인자인 FOXO의 활성은 유지하지만 과자극 시 건강에 해로운 전사인자인 NRF2의 활성을 적절히 억제해 긴 수명과 노화된 개체에서의 건강을 모두 획득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장수 유도 신호전달 경로에서 효소 하나의 활성을 세심하게 조정해 장수 유지뿐 아니라 건강 수명을 늘릴 수 있다는 획기적인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에도 보존이 잘 돼 있는 종양 억제 유전자 PTEN이 건강한 장수 유도에 중요 역할을 한다는 것은 PTEN 활성의 적절한 조절을 통해 인간의 건강 장수를 유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는 수명 증진에 초점을 맞췄던 노화 연구의 틀을 넘어 생명체가 건강을 유지하면서 장수를 도모할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진화적으로 잘 보존된 종양억제효소인 PTEN이 인간의 건강 유지와 수명 증가라는 목표에 최적 조건을 창출할 수 있는 스위치로 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KAIST 생명과학과 박혜은 학생, 함석진 박사, 김은아 박사, POSTECH 황우선 박사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리더연구과제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세계적인 과학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9월 24일자로 게재됐다. 논문명은 'A PTEN variant uncouples longevity from impaired fitness in Caenorhabditis elegans with reduced insulin/IGF-1 signa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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