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심각한데 난임시술기관 규제 강화?

저출산 심각한데 난임시술기관 규제 강화?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1.10.0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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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성 의원 "평가결과 따라 지정취소"...모자보건법 개정안 대표발의 
의료계 "의료접근성 떨어지고, 의료서비스 양적·질적 저하 초래" 우려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보건복지위원회). [사진=김선경기자] ⓒ의협신문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보건복지위원회). [사진=김선경기자] ⓒ의협신문

저출산 문제가 사회적 난제로 떠오른 가운데 오히려 난임시술의료기관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은 9월 6일 난임시술의료기관 평가 결과에 따라 난임시술기관 지정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모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난임시술기관 평가에서 결과가 낮은 의료기관에 대해 컨설팅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난임시술기관 지정 취소 관련 사항을 법률로 상향 규정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의료계는 네거티브식 정책 방향부터 잘못됐다는 판단이다. 

난임시술기관 평가는 난임시술기관의 질적·양적 평가를 통해 의료서비스 향상을 도모하고 국민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데 목적을 두고 시행되고 있다. 평가를 통해 난임시술기관의 서열화를 부추기고 하위기관을 배제하는 방식이 아닌, 모든 기관이 기준 이상의 서비스 질을 확보하는 데 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난임시술기관 평가의 목표는 부진한 기관에 대한 계도와 질 향상을 통해 국민이 적절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며 "자칫 무분별한 행정 제재가 이뤄질 경우 의료에 대한 접근성 저하가 초래된다"고 강조했다. 

절대수가 많지 않은 난임시술기관의 현실을 감안할 때 오히려 진료의 양정·질적 저하가 유발 될 수 있어 행정권 사용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난임시술기관 평가의 목적 및 방법, 결과에 따른 기관 계도 및 사후 행정처분에 대해 지침으로 명문화돼 있어 법률 제정이 시급한 상황은 아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만약 법률로 명확히 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유관 학회·단체와 협의를 통해 문구를 정비하는 게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해석상 모호함이나 제반 행정적 문제를 예방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과잉입법에 대한 우려도 이어졌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지정취소 전단계의 세부 과정까지 법률로 규정하는 것은 과잉입법 우려가 있다"며 "법률로 강제할 경우 컨설팅이 유명무실한 의료기관까지 반드시 시행하게 돼 컨설팅을 주도하게 될 학회의 업무가중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의사협회도 개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의료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의협은 "난임시술기관 평가의 목적은 모든 난임시술의료기관이 일정 기준 이상 의료서비스 질을 확보하는 데 있다"며 "무분별한 행정제재가 이뤄질 경우 국민의 의료접근성이 낮아지고 의료서비스의 양적·질적 저하가 초래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2020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진행한 '난임시술 의료기관 평가체계 고도화 방안 마련 연구'에서도 실적 기준에 부합치 않는 경우 지정 취소를 바로 내리지 말고 '질관리위원회'의 지원을 거쳐 3년 후 재평가를 권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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