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먹는 낙태약 허가, 가교임상 면제·복용법 제한 '가닥'
국감 먹는 낙태약 허가, 가교임상 면제·복용법 제한 '가닥'
  • 고신정 기자, 박승민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21.10.0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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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립 식약처장 "임상적 근거 확인·안전한 복용방법 마련 두 가지 중심 축"
전문약 분류 가능성↑, 처방의사 자격·모니터링 절차 등 후속논의 속도낼 듯
ⓒ의협신문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사진=국회전문기자협의회 제공]ⓒ의협신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경구용 인공임신중절의약품 '미프미지소(성분명 미페프리스톤/미소프로스톨)' 허가 논란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외국의 처방 사례를 통해 확인한 근거와 전문가 자문 결과를 바탕으로 가교 임상은 면제하되, 임부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도록 복용방법을 제한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분위기다.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8일 국감에서 "가교 임상을 적용하면 적어도 2∼3년 정도 추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면서 "각종 데이터와 전문가 의견을 고려하는 한편, 복용방법을 구체화해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미프지미소는 영국 제약사인 라인파마인터네셔널의 제품으로, 프로게스테론을 억제해 임신을 종결시키는 기전으로 작동한다. 국내에서는 라인파마와 독점계약을 체결한 현대약품이 처음으로 허가신청을 냈다.

미프지미소를 허가한다면, 국내 첫 경구용 인공 임신중절의약품 도입 사례가 된다. 허가 신청일은 지난 7월 2일, 처리기한은 오는 11월 11일이다.

질의하는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 [사진=국회전문기자협의회 제공]ⓒ의협신문
질의하는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 [사진=국회전문기자협의회 제공]ⓒ의협신문

식약처가 품목허가 여부결정을 위한 논의에 돌입하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빠른 의약품 접근권을 위해 조속한 허가를 촉구하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생명존중과 임부 안전보장을 이유로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가장 이슈가 된 것은 국내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추가 임상, 이른바 '가교 임상' 적용 여부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가교 임상 면제를 검토할 수 있다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파악됐다. 

김강립 처장은 "가교 임상을 적용하면 최소 2∼3년의 기간이 추가로 소요될 것"이라면서 "가교임상 필요여부에 대해서는 앞선 중앙약심에서도 다수 전문가가 면제를 검토할 수 있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현실적인 필요도 크지만 안전성 검증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강조한 김 처장은 "제출된 임상자료와 WHO 가이드라인, 30년 정도 축적된 외국의 리얼데이터를 면밀히 검증하는 한편, 복용상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방법도 함께 고려해서 판단하겠다"고 부연했다. 

품목허가 이전 일반의약품/전문의약품 분류, 전문약 구분시 처방 의사의 자격, 처방 전 상담 및 처방 후 모니터링 등을 정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될 전망이다. 외국의 사례로 볼 때 전문의약품으로 분류, 의사의 진료와 처방 하에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김 처장은 "다른 의약품과 다른 특별한 주의와 여러가지 고려가 필요하다"면서 "복용방법의 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해, 관련 학회와 유관단체 등 전문가 자문을 받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동료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국민의 힘 서정숙 의원 [사진=국회전문기자협의회 제공]ⓒ의협신문
동료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국민의 힘 서정숙 의원 [사진=국회전문기자협의회 제공]ⓒ의협신문

미프지미소 허가를 놓고는 이날 국감 현장에서도 이견이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여성의 의약품 접근성 향상을 위해 신속한 허가가 필요하다고 밝혔으나, 국민의 힘 서정숙 의원은 낙태관련 입법 미비와 복용 안전성 확보를 이유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맞섰다.

남인순 의원은 "WHO에서 이미 2005년 인공임신중절의약품을 필수의약품으로 지정하고 2009년 이를 핵심 목록으로 격상했으나, 국내에서는 의약품이 정식으로 허가되지 않다보니 온라인 불법거래가 횡행하고 그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런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허가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반면 서정숙 의원은 "낙태약 도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나, 인구 절벽을 겪고 있는 국내 사정을 고려할 때 신중한 접근과 여러 선제적 장치들이 필요하다"면서 "식약처 허가심사는 제품명, 효능·효과, 주성분, 용량·용법, 보관방법 등을 정하지만 이를 어떻게 사용하고 모니터링할 것인지는 보건복지부와 관련 학회 등이 충분히 논의해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낙태죄 헌법 불합치 결정 후 입법 미비 문제도 함께 지적했다. 형법과 모자보건법 등 관련 법률을 개정해 상담 절차, 의료인의 낙태 거부권, 산모 보호 등 복잡한 쟁점을 규정하는 작업부터 선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날 국정감사 현장에는 이상준 현대약품 대표이사가 증인으로 출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 대표이사는 회사가 가교임상을 수행할 역량을 갖추고 있느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자신했고, 미프지미소 허가시 발생할 예상 매출규모를 묻는 질문에는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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