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의원, 건보공단 국감서 제안..."현 급여체계 접근성 한계"
"영국 '항암제기금'처럼 정부·제약사·민간 출연 기금 모색해야"
희귀질환 치료제 급여화를 위해 건강보험 재정과 별도의 기금을 조성해 접근성을 높이자는 제안이 나왔다. 고가의 희귀질환치료제 급여화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어렵고, 늦어져 환자들이 건강과 경제적 피해를 입는 것을 구제하기 위한 '패스트 트랙'을 만들자는 것.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은 15일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희귀질환 환자에 대한 치료제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해 정부, 제약사, 민간 등이 출연하는 별도 기금 조성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질병관리청의 '2019년 희귀질환자 통계 연보'에 따르면 636개 희귀질환에 대해 총 5만 5499명의 희귀질환자가 집계된 가운데, 정부는 2001년부터 희귀질환 환자들에 대한 지원으로 희귀질환 의료비지원사업, 본인일부부담금 산정특례제도 등을 통해 고액의 치료비가 요구되는 희귀질환 환자의 부담을 경감시키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김 의원은 "희귀질환 환자 대상 지원 정책에도, 여전히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고가 치료제의 경우 환자와 가족들이 접근하기 어려워 투병의 아픔과 함께 경제적 고통에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상당수 희귀질환이 유전성·선천성 질환이며, 재발이 잦은 경향이 있어 환자 가족의 의료비 부담 폭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밝혔다.
최근 척수성 근위축증(SMA)을 앓고 있는 12개월 된 딸을 둔 엄마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내용을 환기시키며, "영국·독일의 경우 해당 약제에 대해 1000만원 정도를 부담하면 되고, 일본처럼 무료로 치료할 수 있는 등 선천성 유전질환 치료제에 대한 보장이 잘 이뤄지고 있는 국가도 있지만, 우리나라는 비용효과성 등의 평가를 바탕으로 한 건강보험 급여제도 하에서 이런 초고가 약제에 대한 접근성 보장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건강보험제도를 자부하고 있지만, 희귀질환 치료제의 접근성에 있어서는 그러한 자랑을 할 수가 없다. 환자들이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적시에 치료제를 사용할 기회도 얻지 못한 채 생명을 잃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희귀질환 치료제 접근성 보장을 위한 대안으로 영국 항암제기금(CDF, Cancer Drug Fund) 사례를 들었다.
영국의 항암제기금은 건강보험 급여적용이 되지 않는 항암제 지원을 위해 2011년 도입된 제도로, 제약사와 정부, 민간의료재단 등이 출자해 재원을 조성하며, 비용효과성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사회적 요구도가 높은 고가 항암제를 보장하고 있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도 영국 항암제기금 사례에 착안해 제약사와 정부·의료재단 등이 일정 기준에 따라 출원하거나,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을 통해 개인 또는 법인에게 기부를 받아, 건강보험공단이 관리·운영하는 방식 등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희귀질환 치료제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오롯이 국민에게 지울 것이 아니라 국가와 제약사도 함께 부담해, 희귀질환 환자에게 치료 기회를 보장하는 방안 마련에 건보공단이 앞장서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