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병원 14곳 총 1091명 UA 운영...서울대병원 283명으로 최고
병원의사협 "UA 합법화는 의료의 질 포기하겠다는 말" 처벌 촉구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보건복지부는 국정감사를 통해 광범위한 불법 진료보조인력(UA) 의료행위를 자행해 왔음이 드러난 국립대병원에 대한 징계 및 처벌을 통해 불법 UA 의료행위 근절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4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정경희 의원은 분원을 포함한 국립대병원 14곳의 UA 운영 현황을 파악한 결과, 2019년 총 797명에서 2021년 총 1091명으로 2년 동안 293명이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정경희 의원에 따르면, UA 운영을 가장 많이 하는 병원은 총 162명의 UA를 운영 중인 서울대병원이었으며, 그 뒤를 이어 분당서울대병원(121명), 양산부산대병원(86명), 전남대병원(84명), 충북대병원(84명), 부산대병원(83명) 등의 순이었다.
특히 서울대병원은 지난 7월 UA 명칭을 임상전담간호사(Clinical Practice Nurse, CPN)로 변경하면서, UA 합법화를 시도한다는 의료계 내부의 강한 비판을 받았다.
다만, 서울대병원은 UA 제도와 관련해 법적으로 문제 될 것이 없고, 간호사는 간호사의 업무 범위 내에서만 업무를 한다며 임상 전담간호사 제도를 강행할 뜻을 내비쳤다.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은 지난 14일 국정감사에서 "모든 의료행위가 의사면허 하에 이뤄져야 할 필요는 없었다"며 "다만, 진료보조인력을 그대로 둘 때 불법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 의료법과 간호사 면허 범위 안에서 진료 지원이 필요한데, 이 체계를 명확히 하기 위해 CPN을 시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김연수 병원장은 당시 국정감사에서 임상 전담간호사를 운영하면서 의료법 위반 소지나 전공의 수련 기회 침해도 없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김연수 병원장은 "CPN 시행 과정에서 전공의들과 수시로 소통하며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가 CPN 운영위원회에 참가하고 있는데, CPN 운영으로 자신들의 수련 기회가 박탈되거나 나빠지고 있지 않다고 여러 차례 표명한 바 있다"며 "또 지속적 교육과 상호감시를 통해 면허 범위를 넘는 행위가 벌어지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병의협은 김연수 병원장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발언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또 엄연한 불법 의료행위인 UA 운영에 대해 보건복지부에 강한 근절 의지를 내비칠 것을 요구했다.
병의협은 "실제로 (서울대병원의) 모니터링위원회 회의에는 전공의 대표 1인만이 참여하고 있어, 제대로 된 전공의들의 참여가 이뤄지고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서울대병원 전공의들은 병원장의 발언으로 인해 마치 UA 불법 의료행위를 찬성하는 의사로 인식돼 명예가 훼손됐다고 볼 수 있어 문제 제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가 관리하는 국립대병원들의 실태가 이 모양이라면, 다른 민간 대형병원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며 "국립대병원들은 모두 UA 합법화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지만, 이는 환자에 대한 기만 및 사기 행위를 합법화해달라는 뜻이며, 의료의 질은 포기하겠다는 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불법 UA 의료행위에 대한 강한 근절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국립대병원 등 관계자들에 대한 징계 및 고발을 통한 형사 처벌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보건복지부가 UA 불법 의료행위에 대해서 강한 근절 의지를 내비치지 않고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 및 처벌하지 않는다면, 이는 불법행위를 묵인하는 명백한 직무 유기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