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생명
[신간] 생명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1.10.20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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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일 지음/대한나래출판사 펴냄/6만원

생명이란 무엇일까. 

살았던 것. 살아 온 것. 살아 있는 것.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마주할 미지의 영역까지 관통하는 정의를 찾기는 간단치 않다. 

생명의 실체를 찾아 가는 긴 여정이 시작됐다. 해답을 찾는 과정이 쉽지 않겠지만 그래서 더 의미있다. 

생명에 대한 '거의 모든 이야기'가 한 권의 책에 모아졌다. 

하영일 전 건양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이 <생명>을 펴냈다.

저자는 현직을 마치고 의대 졸업 후 30여년만에 미국의사자격시험을 준비하면서 기초의학과 임상의학에 다시 천착한다. 그 과정에서 '생명'이라는 화두에 마음을 빼앗겼다. 언제가는 생명을 갈무리하고픈 욕망에 사로잡혔다. 이 책은 그 욕망의 결과물이다.  

모두 13장 662쪽 속에 방대한 내용을 담은 이 책의 시작은 우주·별·물질이 탄생한 내력을 짚는다. 

모든 생명체의 재료는 의외로 간단하다. 생명체의 98%가 수소·탄소·질소·산소·인·황 등으로 구성돼 있다. 첫 장은 생명체의 재료를 소개하고 '무엇이 생명인가'에 대한 담론을 제시한다.

2장은 생명의 역사다. 38억년전 지구에 등장했다고 추정되는 생명체의 조상 루카(LUCA)부터 현재에 이르는 면연한 시간이 그대로 녹아 있다. 

그렇다면 지구상의 생명체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3장은 첫 생명체가 어떻게 탄생했는지에 대해 기원, 진화 측면에서 촘촘히 다가선다.

인간은 생명체 계통수 끝 가지에 매달려 있는 한 종에 불과하다. 인간의 삶과 죽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계통수를 구성하는 전 생명체의 운명을 살펴야 한다. 

4장에서는 모든 생명체를 분류하고, 이들을 세균계, 고세균계, 원생생물계, 식물계, 균계, 동물계 등 6계로 구분한다. 

6계의 생명체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가늠키 위해 5장은 생명의 구조를 톺아본다. 생명체의 크기, 원핵세포의 구조, 진핵세포의 구조, 원핵세포·진핵세포를 중심으로 6계 생명체의 구조적 차이를 되짚는다.

생명체들이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6장은 생명의 성장과 관련 각 생명체의 세포분열을 살피고, 발생과 성장 과정을 설명한다. 

7장은 생명의 대사다. 무엇을 먹고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거대분자의 구조, 광합성, 세포호흡, 영양방식, 대사적 진화 등을 통해 생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 유지해 온 치열한 흔적을 찾는다.

죽을 운명을 갖고 태어난 생명체는 번식을 통해 사멸에 대항한다. 8장은 생명의 번식이다. 번식이 어떻게 이뤄지는 지, 번식의 종류, 원핵생물·원생생물·균류·식물·동물 등은 어떤 방법으로 살아남았는지를 알려준다.

번식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유전이다. 9장은 생명의 유전을 다룬다. 유전학의 역사를 되짚고, 핵산 구조, 염색체, 돌연변이 등과 복제·단백질 합성 등 중심원리를 설명한다.  

눈으로 보이지도 않던 첫 생명체는 어떻게 100톤이 넘는 대왕고래나 100미터가 넘는 미국 삼나무로 변할 수 있었을까. 10장에서는 진화의 신비에 다가선다. 진화의 증거·기전·유형 등을 상세히 짚고, 원핵생물·원생생물·균류·식물·동물 등은 어떤 방식으로 진화를 거듭해 왔는지 궁금증을 풀어준다.

모든 생명체는 생로병사의 올무에 갇힌다. 왜 이런 현상은 보편적으로 일어날까. 병들고 늙어가는 것을 극복할 수 있을까. 11장은 생명의 노화를 주제로 노화 역학, 노화의 정의·유형·기전·치료와 예방 등에 대한 최신지견을 옮긴다.

생명은 이제 끝자락으로 내몰린다. 12장은 생명의 사멸이다. 죽음을 정의하고 생물학적·진화적·물리학적·철학적·종교적 관점에서 죽음을 설명한다. 안락사도 함께.

마지막 13장은 생명의 미래와 마주한다. 생물권에 가해지는 위험요소를 다루면서, 유전공학과 줄기세포 이용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인공지능과 핵무기·기후변화에 따른 위태로운 상황을 예측한다. 또 아직은 공상 차원에 머물고 있는 외계 생명체에 대한 가능성도 탐색한다. 

저자는 "산책길에서 만나는 풀 한 포기에도 생명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즐거움을 누리길 고대한다"며 "이 책을 통해 생명이란 무엇인가, 삶과 죽음이란 무엇인가 등에 대한 근원적 해답을 찾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당신이 만약 무언가를 쉽게 설명할 수 없다면, 그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아인슈타인)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다(☎ 02-922-7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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