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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봉사 필요한 현장 "틀림없이 나타난다"
의료봉사 필요한 현장 "틀림없이 나타난다"
  • 전혜정 보령제약 사보기자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1.11.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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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회 보령의료봉사상 수상자 임동권 원장 "봉사 통해 감사와 기쁨 알아"
"환자에게는 치료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끝까지 최선 다해야죠"
전 세계 해외 의료 봉사 단원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한 임동권 원장.ⓒ의협신문
의료봉사에 나선 해외 각국의 의료진들과 자리를 함께 한 임동권 원장(뒷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
[사진=박찬혁 포토그래퍼] ⓒ의협신문

바쁜 일정 가운데 시간을 쪼개어 진행하는 인터뷰에도 임동권 원장은 취재진이 불편해하지 않을까 배려하며 응대했다. 시종일관 웃는 얼굴의 그를 보면서 환자를 향한 매너와 신뢰가 몸에 배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진료실 내에서 환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며, 주위의 좋은 영향력을 미치는 삶으로 살아가기를 희망하는 임동권 원장을 경기도 파주시 문산제일안과에서 만났다.

세상의 온기를 더하는 봉사의 삶

경기도 파주에서 만난 임동권 원장. 그는 진료실에서 항상 자신을 낮추고 환자를 높이는 자세로 진료하는 의사로 유명하다. 너털웃음을 지으면 눈이 반달이 되는 임 원장의 진료를 받으면 존중받는 기분이 든다는 환자들의 말처럼 사람 좋은 미소로 취재진을 맞으며 보령의료봉사상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의료계에서 가장 전통적이고 권위있는 상인데 이런 상을 수상하게 되어 가문의 영광입니다. 제가 잘나서 받는 상이 결코 아님을 알고 있습니다. 함께 해주시는 문산제일안과 직원분들과 원장님들의 이해와 협조가 있어 마음 편히 봉사를 다닐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뿐만 아니라 늘 지지해주는 가족들이 있어 가능한 일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임동권 원장이 의료봉사 활동을 처음 시작한 건 전공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연히 접하게 된 외국인 노동자 진료가 계기가 되어 2000년 구로에서 외국인 노동자 진료소에서 본격적인 봉사활동을 시작했고, 이후 수련의 시절에는 시흥동 전진상의원에서 봉사했다. 2003년 인도네시아 쓰나미 봉사 이후 해외봉사에 눈을 뜨게 되었고, 개원 후에는 주로 북한 지역 안과 개안수술 및 진료 봉사를 위주로 활동했다.

코로나19 상황이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봉사활동을 중단했지만 임 원장은 봉사에 더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외봉사를 못하는 대신 파주 지역 내에서 코로나19 관련 보건소 문진 봉사, 조손가정 및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시력교정용 안경 제작, 장학금 지원 등 활발하게 봉사를 진행하고 있다.
 

문산제일안과 직원분들과  원장님들….

그리고 늘 지지해주는 가족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의협신문
ⓒ의협신문

삶의 일부가 된 봉사

임동권 원장은 삼수 끝에 의대에 진학했다. 어릴 땐 의사가 꿈은 아니었지만 둘째 누님이 의대생으로서 공부하고, 의사로서 봉사하는 길을 걷는 것을 보고 존경하며 따라가고 싶은 마음에 의사가 됐다고 했다. "저는 부족한 사람입니다. 제가 의사가 되기까지 많은 도움을 주신 주위 분들, 저희 부모님을 생각하면 봉사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람이 당연히 숨을 쉬고 사는 것처럼 봉사하는 삶 자체가 제가 살아가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계속 할 수 있는 것이죠."

어린 아이가 태어나서 스스로 걷기까지는 많은 과정이 필요하고 비로소 걸었을 때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했던가. 임 원장은 "태어날 때부터 봉사에 뜻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봉사를 만나고, 봉사를 통해서 제가 처해진 상황에 대한 감사와 기쁨을 알고, 이것을 함께 나누는 삶을 살게 된 것"이라 말했다.

"봉사는 숨 쉬는 것과 같다"고 말하는 그이지만 정말 힘든 일이 없었을까. 쉽사리 이해되지는 않았다. 이런 마음을 읽은 것처럼 임 원장은 "정말 힘들지 않다"며 "시간과 능력이 부족해 혼자 많은 것을 할 수 없어 아쉬울 뿐"이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봉사에 진심임을 느낄 수 있었다. 

그의 이웃 사랑에는 국경이 없다. 지금껏 12개국, 57회 수술, 4만명을 진료했다. 그 중에서 임 원장의 기억에 오래 남는 환자는 수해 년 전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모리타니에서 만난 소녀다. 그녀는 소아 백내장으로 양쪽 두 눈을 실명한 상태였다. 2년에 걸쳐 백내장 수술을 했고, 현재 양쪽 눈이 다 잘 보이는 상태로 교사로 일하고 있다. 이렇게 잘된 케이스도 있지만 임 원장이 평생 마음에 새기고 실력을 갈고 닦게 된 일도 있다. 

"이집트에서 백내장 수술을 하셨던 할머니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 수술이 잘 안됐어요. 수술 조건이 어렵고 협조가 안 되어서 결과적으로 안 좋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제가 평생을 마음에 두고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한 환자분이시죠."

이렇게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죄책감, 혹은 자괴감에 봉사를 그만두는 의사들이 많은데 임동권 원장은 더 열심히 봉사해야 겠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 수술 조건이 아무리 어렵고 협조가 되지 않더라도 환자는 한번의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봉사자의 마음이 아닐까. 
 

ⓒ의협신문
ⓒ의협신문

봉사의 순기능을 믿으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다

임동권 원장의 의료봉사는 현재 진행형이다. "'오늘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생각으로 주어진 일에 감사하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나눔의 삶을 살고 싶다"고 소회를 밝힌 임 원장. 

"봉사활동은 계속 할 거예요. 5초에 한 명, 50초에 한 명의 소아가 백내장으로 실명하고 있어요.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언제든지 즐거운 마음으로 동참할 계획입니다. 훗날 아이들이 즐겁게 의료봉사 활동을 했던 아빠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인생의 중요한 의미를 깨닫기를 바라기에 멈추지 않을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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