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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백색 한국 의사 축구 선구자, 안용진 원장
백인백색 한국 의사 축구 선구자, 안용진 원장
  • 박기정 의협신문 명예기자(가톨릭관동의대 본과2학년) kijungie@naver.com
  • 승인 2021.11.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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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년 선수로 초등 때 공 차다 의대축구대회서 재점화된 열정
2001년 첫 의사축구팀 창단...연맹회장까지 축구 여정

 

2021년 1월 17일 방영된 JTBC '뭉쳐야 찬다'에선 '어쩌다FC'를 상대로 수준급의 경기를 펼친 '서울시의사축구단'이 화제였다.  아마추어를 넘어선 수준급 실력을 보여준 '축구하는 의사들' 덕분에 손에 땀을 쥐는 명승부가 펼쳐졌다. 승부차기 끝에 석패했지만 축구하는 의사들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안용진 한국의사축구연맹 회장(인천시 서구·안용진 내과의원)은 의사 축구의 기반을 다진 선구자다.
대한의사축구연맹 초대 사무총장(2010~2019)이자 2대 회장(2019~), 대한축구의학회 창립자이자 학회장(2013~), 최초의 전국단위 의사축구팀 FC Medicals(2001~) 창단 멤버, 대한축구협회 전 의무분과위원회, 세계의사 축구대회 한국 대표팀 최초 출전(2006) 등을 역임하며 10년 넘게 의사축구연맹 단장을 맡기도 했다.

초등학교 4학년까지 유소년 축구선수로 활동한 전력이 있는 안용진 원장은 의과대학 축구대회를 계기로 축구에 대한 열정이 다시 불타올랐다고 한다. 그와 함께 축구를 사랑하는 의사들이 모여서 2001년 FC Medicals가 전국 단위의 첫 의사축구팀을 결성했다.

"선수 출신 전문 코치와 감독도 섭외했어요. 자원봉사 형식으로 참여했는데 덕분에 최초의 체계적인 의사축구팀이 탄생했지요."

FC Medicals 창단을 계기로 각 지역에서 축구하는 의사들이 모여 들기 시작했다. 성남시의사축구단, 전북의사축구단 등이 속속 창단했다.

의사 축구단 태동기를 회상한 안용진 원장은 "축구를 사랑하는 후배는 언제나 반갑다"라면서 흔쾌히 <의협신문> '백인백색 시즌 2' 인터뷰에 응했다. 전국의사축구대회부터 세계의사축구대회(WMFC) 개최까지 열정으로 쌓아 올린 한국 의사축구의 역사가 눈 앞에 펼쳐졌다.

a 안용진 원장과 전국의사축구대회 우승 컵ⓒ의협신문
안용진 원장이 진료실에서 전국의사축구대회 우승 컵을 옆에 두고 의과대학 시절 부터 본격화된 축구 열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의협신문

Q. 2006년부터 아시아 최초로 '의사 월드컵'에 참여했다. 어떤 계기가 있었나?

유럽 내에서 매년 진행하던 대회인데 2006년 개최국인 독일 의사들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마침 독일 월드컵과 함께 개최하게 됐으니 세계의사축구대회(공식 명칭)로 만들어 보자는 의도였던 것 같다. 그때부터 2019년까지 대한민국 의사축구단이 동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출전했다. 2018년 체코 대회까지 단장으로 팀을 이끌고 매년 참가했는데, 2019년 멕시코 대회부터 단장 자리를 후배에게 물려줬다. 아쉽게도 2020년부터는 코로나19로 인해 대회가 없었다.

Q. 많은 축구인 의사들이 참여하고 싶어 할 것 같다. 동아시아에서 유일한 참가국이라는 사실이 대단하다. 심지어 2009년에는 한국에서 개최했다고 들었다.

사실 참가를 위한 여건이 꽤 까다롭다. 열흘 넘게 병원을 비워야 하고, 숙식비부터 참가비까지 수천 유로를 자비로 부담해야 해서, 속된 말로 정말 축구에 '미친'의사들만 참가할 수 있다. 특히 젊은 의사들은 시간과 경비를 부담하기 힘들어서 참여가 어렵다. 그래서 유럽의 키 크고 건장한 팀과 경쟁하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열정적인 동료 의사들 덕분에 2009년 한국에서도 세계의사축구대회를 개최할 수 있었다. 2008년 리투아니아 대회에서 다음 개최국으로 한국을 적극 추천했다. 보건복지부, 서울시, 대한의사협회 등의 협조와 지원으로 성공적으로 유치할 수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뜻깊은 경험이다."

Q. 60대 중반에 들어선 지금까지 축구를 하는 열정도 대단하지만, 체력과 몸 관리 비결이 정말 궁금하다.

학생 때는 축구를 하는 친구들이 많지만, 의사가 되고 일을 하다 보면 엄청난 체력 소모와 부상의 위험이 항상 따라오는 스포츠를 계속하기 힘들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더 열심히 평소 체력을 길러 놓기 위해 노력한다. 러닝, 사이클 등을 많이 하며, 부상을 입으면 주로 수영으로 재활운동을 한다. 앞으로 축구를 계속하려면 열정만큼 철저한 자기관리가 필수다. 나보다 더 대단한 노력을 하는 선배나 동료도 많다.

2009년 한국에서 개최된 세계의사축구대회. 안 원장은 보건복지부, 서울시, 대한의사협회의 협조와 지원으로 성공적으로 대회를 개최했다.

Q. 대한축구협회 의무분과위원회 시절도 궁금하다.

의무분과위원회 내에 팀 닥터들도 있었는데, 당시에 국가대표팀 경기를 볼 기회가 많았다. 다양한 분야 출신의 위원회 의사들과 팀 닥터들의 관심이 국가대표팀 경기력에 모두 쏠리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 축구팬들과 대한축구협회 정서상 월드컵 본선에 꼭 진출해야 하는 분위기이다. 매번 본선 진출이 어려운 일이지만, 국가대표팀 경기력 향상을 위해 훈련부터 출국 전 백신접종 등 섬세하게 관리한다. 당시 이런 내용을 주제로 대한축구의학회도 학술대회를 진행했다.

Q. 대한축구의학회에서는 어떤 주제들이 인상적이었나?

국가대표팀 팀닥터들과 의무분과위원회 출신들이 많았기에 선수들 컨디션 관리, 축구 부상으로 인한 손상, 축구를 위한 신체기능, 부상 방지와 유소년 팀 육성 등 경기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주제로 많이 공부했다. 경기 중 선수가 심장질환으로 생명이 위험해지는 상황을 예방하려면 심전도와 심초음파가 필요하다고 권유하기도 했다. 한동안 활동이 뜸한데 재미있는 주제들이 많아서 더 알려져 정례화하면 좋을 것 같다.

Q. 원장님의 축구 사랑과 열정을 이어받을 후배들을 위해 한 말씀 부탁한다.

축구을 하는 의사들은 줄어드는 추세인 것 같다. 축구는 취미이지만, 이를 즐기는 의사들이 앞으로 더 많이 나오면 좋겠다. 나는 기반을 직접 만들어야 했지만, 지금은 연맹과 조직들이 잘 마련돼 있으니 활성화만 잘하면 된다. 전국의대축구대회부터 후배들이 잘 발전시켜 주길 바란다. 그래야 미래에 의사축구도 더 발전할 수 있고, 후배들을 지원해주는 선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세계의사축구대회는 동아시아에서는 한국이 유일하게 참가한다. 2009년 한국에서 열린 세계의사축구대회에서 대회을 마치고 각국 대표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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