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지대' 놓인 '젊은 당뇨병' 해법은?

'사각지대' 놓인 '젊은 당뇨병' 해법은?

  • 박승민 기자 smpark0602@gmail.com
  • 승인 2021.11.17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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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당뇨병연합 17일 젊은 당뇨병 환자 지원 위한 정책토론회
지역별 원스톱센터 설치·젊은 당뇨병 환자관리 수가 신설 한목소리
김대중 이사 "당뇨병 '교육' 가장 중요…국립당뇨병센터 설치" 제안
보건복지부 "별도 법체계 선행해야…심뇌혈관예방관리법 중복" 지적

17일 국회에서 열린 인슐린 100주년 대한당뇨병연합 4차 정책토론회ⓒ의협신문
17일 국회에서 열린 소아·청소년·청년 당뇨병법안 통과를 위한 정책토론회. 대한당뇨병연합은 인슐린 발견 100주년을 기념해  4차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소아·청소년·청년 등 젊은 당뇨병 환자가 14만 명에 달할 정도로 증가하고 있지만 사회적 인식 부족과 지원 법률 부재로 소외당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 이명수(충남 아산시갑)·더불어민주당 장경태(서울 동대문구을) 의원이 주최하고, 대한당뇨병연합이 주관한 '소아·청소년·청년 당뇨병법안 통과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젊은 당뇨병 환자를 위해 체계적인 법률 지원과 사회적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17일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는 소아·청소년·청년 당뇨병 환자들이 직면하고 있는 현실을 진단하고, 국가와 지자체는 물론 학교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해법을 모색했다.

앞서 국민의힘 이명수 의원은 10월 1일 '소아·청소년·청년 당뇨병 환자 등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해당 법률안은 소아·청소년·청년 당뇨병 환자를 위한 ▲종합계획 수립 ▲지원정책심의위원회 설치 ▲연구개발과 조사통계 사업 ▲지자체별 지원센터 설립 ▲19세 미만 환자와 저소득층 환자 대상 혈당 관리 비용 지원 등 국가와 지자체의 정책 지원을 담고 있다. 

정책토론회에서 박석오 대한당뇨병연합 이사는 주제발표를 통해 "먹방 콘텐츠의 범람, 단맛 짠맛 강조 맛집 유행 등 당뇨병이 발생하기 좋은 환경으로 인해 당뇨병 발생 연령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면서 "젊은 당뇨병 환자들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석어 대한당뇨병연합 이사ⓒ의협신문
박석오 대한당뇨병연합 이사ⓒ의협신문

박 이사는 "당뇨병은 고혈압 이상지혈증 등과 같은 만성질환과 달리 약물복용만으로 관리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 생활 습관이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고, 반드시 환자 본인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당뇨병 관리에 관한 이해와 지식은 물론 교육과 개별 상담이 꼭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당뇨병 발생과 관련이 깊은 영양 불균형, 비만율, 흡연율이 상대적 저소득층과 젊은 연령대에서 높은 경향을 보인다"고 지적한 박 이사는 "사회의 부정적 시선과 정책적 소외 속에서 어리고 젊은 당뇨병 환자들이 고령자보다 체계적이면서 충분한 관리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소년 당뇨병 환자는 사춘기 정서 영향 등으로 당뇨병 관리에서 많은 혼란을 겪으며, 소아청소년과와 장노년층 사이에 끼여 관심을 덜 받는 현실도 짚었다. 아울러 청년 당뇨병 환자는 차별과 배제 등 무지한 주변 인식이 두려워 정부의 지원 정책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숨기기 때문에 적시에 충분한 치료를 받는 상황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 이사는 "이번 법률안 발의는 소아·청년 당뇨병 환자에 대한 무지와 소외를 관심과 배려로, 산발적이고 수동적 지원을 체계적이고 능동적 제도화로 만들어 가는 튼튼한 주춧돌을 만드는 과정"이라며 ▲지역별 원스톱센터 설치 및 전문가 협의체 운영 ▲젊은 당뇨병 환자 속성에 맞춘 보장성 강화정책 수립 ▲젊은 당뇨병 환자를 위한 면밀한 교육과 지원관리를 위한 수가 검토 등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은 당뇨병 연구와 당뇨병 정책 분야로 나누어 진행했다.

당뇨병 연구 토론에서 김대중 대한내분비학회 보험이사는 "당뇨병 환자 500만 명 중 34세 이하는 14만 명이다. 이 중 18세 미만은 7000여 명으로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지 못한 채 국가적·사회적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있다"라면서 "소아·청년 당뇨병에 대한 자료도 매우 부족하다. 소아·청년 당뇨병 발생 위험요인 등에 관한 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것이 일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당뇨병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교육·상담이지만 소아·청소년 시기에 많이 발생하는 1형 당뇨병 의사조차도 경험과 전문지식이 부족해 환자나 가족에게 적절한 교육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힌 김 보험이사는 "국가는 국립암센터와 같은 국립당뇨병센터를 만들고, 지자체는 권역 심뇌혈관센터와 같은 권역 당뇨병센터를 지정해 소아·청소년 및 청년 당뇨병 실태 파악과 지원사업을 시행해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김혜진 보건교육포럼 서울대표는 "학교 내에 보건교육부를 만들어 전체 구성원이 함께 건강 약자를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보건교육센터와 학생건강증진센터 설립을 통해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면서 "의료기관-지자체-학교 간의 학교 밖 협력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의협신문
정책토론회 토론자들은 소아·청소년·청년 당뇨병 환자를 지원하기 위한 국가·지자체·학교의 역할을 모색했다. ⓒ의협신문

정책 토론에서는 소아·청소년·청년 당뇨병 환자를 관리하도록 지자체 조례를 제정한 의원들이 참석, 국가적 차원에서 소아·청소년 당뇨병 예방 및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상위법령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석환 경기도의원은 "당뇨병 환자를 위한 포괄적인 접근과 지원, 전문가 참여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결국 상위법령이 자리를 잡아야 한다"라면서 "실태조사와 지역별 센터 설립, 환자를 위한 경제적 지원, 다양한 직역의 포괄적 참여 등을 위해서는 국가 차원에서 시스템을 만들고 자원을 동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승아 제주특별자치도의원 역시 "소아·청소년 당뇨병 예방 및 관리를 위해 지자체별로 실태조사를 해야 한다"라면서 "국가적 차원에서 소아·청소년 당뇨병 예방 및 관리 대책을 시행할 수 있도록 상위법령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 측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참석한 이선영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 건강정책과장은 "소아·청소년·청년 당뇨병 환자에 대한 지원 필요성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공감한다"면서도 "법체계에 대한 논의를 선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소아·청소년·청년 당뇨병 환자뿐 아니라 당뇨병 등 특정 질환을 대상으로 관리·지원하는 별도법이 현재 없다"라면서 "당뇨병은 현재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에 관한 법률에서 국가가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연구사업, 통계사업, 예방사업 등을 실시하고 있다. 심뇌혈관법에 따른 지원체계, 계획 수립 등 법률의 중복 여부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소아·청소년·청년 당뇨병 환자의 연령 기준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도 짚었다.

이 과장은 "현재 34세 이하로 연령 기준을 제시하고 있지만, 34세 1개월이 되면 정책 대상에서 빠지게 된다"라면서 "34세 이하를 소아·청소년·청년 당뇨병 지원 대상으로 하는 것이 맞는지 임상 전문가의 의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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