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보건의료체계 지속 가능성 없다"

"현행 보건의료체계 지속 가능성 없다"

  • 박승민 기자 smpark0602@gmail.com
  • 승인 2021.11.18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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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철 분회장 "의료전달체계 개선, 의학·한의학 통합, 보건부 설립" 제안
배상철 부회장 "의료계-국민 신뢰 회복 우선"...우봉식 소장 "전달체계 다시 짜야"
김민석 의원·NECA·의학한림원, 18일 '한국형 지속가능 보건의료체계' 심포지엄

ⓒ의협신문
ⓒ의협신문

초고령화·초저출산·저성장이라는 환경적 변화에서 현재 보건의료체계는 지속할 수 없다는 전망과 함께 사람 중심·통합 보건의료·지역사회 기반 등을 바탕으로 보건의료체계를 새로 정비해야 한다는 전문가 단체의 의견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한국보건의료연구원·대한민국의학한림원은 18일 '한국형 지속 가능 보건의료 체계를 위한 방안과 과제'를 주제로 온라인 심포지엄을 열어 미래 인구 변화에 대비한 새로운 보건의료체계를 제안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박은철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제8분회장은 '한국형 지속 가능 보건의료 체계를 위한 방안과 과제' 주제발표를 통해 "사람 중심·통합 보건의료·지역사회 기반 등 세 가지의 큰 틀을 통해 지속 가능한 보건의료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은철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제8분회장ⓒ의협신문
박은철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제8분회장ⓒ의협신문

박은철 분회장은 먼저 '사람 중심의 보건의료 체계'에서 만성질환 통합 관리와 정신건강 관리 및 극단적 선택(자살) 예방을 거론했다.

박 분회장은 "현재 사망원인 상위 10개 중 7개가 만성질환이고, 초고령화 사회로의 급진전으로 인해 질병 부담이 급증하고 있다"라면서 "만성질환 관리를 위한 주치의 제도를 도입하고, 선택권을 부여하는 등 지속성과 포괄성을 담보한 대책이 필요하다. 특히, ICT 등의 디지털 헬스케어 도움을 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가장 높게 나타나는 등 정신질환 관련 의료의 질이 매우 심각하다"라고 밝힌 박 분회장은 "정신 질환자들의 지역사회 정착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 자살 시도와 가족에 대한 정보시스템 구축과 찾아가는 정신건강과 복지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사람 중심의 보건의료 체계를 위해 ICT 활용한 맞춤형 진료 돌봄, 건강환경 제도 조성, 건강 자기 결정권확보, 저출산 대책 마련, 치매 환자 집중관리 등의 체계 정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통합 보건의료 마련을 위한 방안으로는 의료전달체계 개선, 보건의료 인력 수급·교육, 의학과 한의학 통합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박 분회장은 "의료전달체계에 대한 문제 인식이 잘못됐다. 수도권 대형병원에 환자 쏠림에 문제 인식을 가질 것이 아니라 의원급 의료기관과 지방에 있는 병원에 대한 신뢰 문제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라면서 "의원과 지역병원이 지역사회 건강에 주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에서 예산을 지원하고 도와줘야 한다"라고 밝혔다.

보건의료 인력 수급과 관련해서도 "의사 증가율은 높게 나타나지만, 여전히 OECD 국가에 비해 활동 의사 수가 부족하다. 지난 2004부터 2006년까지 축소한 의사 정원을 점진적으로 환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분회장은 의료와 한방 의료의 일원화 방안을 비롯해 보건의료와 복지 자원 통합, 지역사회 통합 돌봄, DNA 를 활용한 기술혁신, 보건의료 연구비 확대 등도 제안했다. 

지역사회 기반의 보건의료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보건부를 설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분회장은 "보건은 국민의 생명을 지킬뿐만 아니라 국가의 성장동력임에도 복지 분야의 예산 증가로 보건복지부의 보건 분야 전문성이 위축되고 있다"라면서 "보건부를 설립해 보건 안보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전문성을 키워 국민건강과 보건의료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건보재정 건전성 확보, 국민건강보험공단 개혁, 의료 및 사회보장 연계, 지방정부 역량 강화, 공중보건 위기 대응, 한반도 통일 대비 등에 대한 혁신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지정토론에서 배상철 대한의학회 부회장은 "지금까지 많은 의료인의 '소명'을 뒷받침으로 보건의료체계를 이끌어 왔지만, 한계에 도달했다. 새로운 보건의료체계를 정립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의료계와 국민의 신뢰 회복을 우선시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배 부회장은 "국민의 신뢰를 회복되지 않으면 어떤 좋은 방법론이 나와도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며 "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 전공과목 기피 문제는 의료계 내부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정치권과 정부·언론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우봉식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장은 "지속할 수 있는 보건의료체계 정립을 위해 법적·제도적 측면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봉식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소장ⓒ의협신문
우봉식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소장ⓒ의협신문

우 소장은 "1977년 의료보험 제도 본격 도입 이후 저부담·저수가·저급여와 박리다매식 3분 진료 등 고착된 한국형 의료제도에 변화를 주고, 보건의료비 급증과 필수의료 기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라면서 "1988년 전국민의료보험 시행 이후 무너진 1차·2차·3차 의료전달체계의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소장은 "민간 의료와 공공 의료의 개념을 명확히 함으로써 공공의료 역할을 하는 민간의료에도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1차 의료기관의 서비스 질을 향상하기 위해 '의원 인증제' 도입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원권 한국병원정책연구원장은 "1차 의료기관은 2021년 기준 국내 전체 의료기관의 34.5%를 차지하며 의료서비스 질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대형병원도 인증을 통해 환자 안전 및 의료서비스의 질이 향상됨을 볼 수 있듯이, 1차 의료기관도 인증제 도입을 통해 많은 부분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영우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지역사회 기반의 사람 중심 통합 의료체계를 구축하는데 공감한다. 보건복지부에서 조금씩 진행하고 있다"라면서 "현재 보건의료정책국에서 '보건의료 발전 종합계획'을 처음으로 수립하고 있다. 의료계 전문가와 시민단체, 언론 등의 의견을 담아 기회가 되면 발표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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