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OECD 지표 통해 '한국 의료 질 현황' 분석
'의사 설명, 이해하기 쉽다' 매년 상승…진료 시간은 '부족'
암·급성기 진료 등 보건의료 통계, 우리나라 의료 질 수준 개선
우리나라 의사들이 OECD 국가 중, 환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나라에 속한다는 통계가 나왔다. 반면 진료시간에 대해서는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건복지부는 'OECD Health at a Glance 2021' 지표를 통해, 한국의 의료의 질 현황을 분석했다.
2020년 의료서비스 경험 조사를 통해 '환자 경험'을 비교한 분석 결과에서 '의사의 설명이 이해하기 쉽다고 경험한 환자 경험'이 매년 상승, OECD 평균치를 기록한 결과가 눈에 띈다.
2020년 외래 진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 중 '의사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91.0%로 OECD 평균(91.1%)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
2018년 82.9%, 2019년 86.3%를 기록한 데 비해 눈에 띄게 상승한 결과다.
또한, 환자가 '진료·치료 결정 과정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87.6%로 OECD 평균(83.8%)보다 높았다.
환자로부터 '친절해 졌다'는 평가를 받은 셈이다.
반면, 진료시간은 충분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의사의 진료시간이 충분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75.0%로 OECD 평균(81.7%)에 비해 낮았던 것. 이는 2018년 80.8%보다도 5.8%p 하락한 수치로, 고질적인 '저수가' 속 '3분 진료' 문제가 여실히 드러난 것으로 해석된다.
우리나라 의사들이 짧은 시간에 환자의 참여도를 높이면서, 이해하기 쉽게 진료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얘기다.
환자 경험 이외 보건의료 통계에서는 우리나라의 의료 질 수준이 모든 영역에서 과거와 비교해 개선됐다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암 진료와 급성기 진료 부분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먼저 암 진료와 관련, 2010∼2014년 암 환자의 5년 순 생존율은 자궁경부암 77.3%, 식도암 31.3%로 OECD 평균(65.5%, 16.4%)보다 높았다.
다만 흑색종은 59.9%로 OECD 평균(83.0%)보다 낮았다.
급성기 진료에서는 2019년 급성심근경색증 30일 치명률은 8.9%로 10년 전(2009년 10.4%)과 비교해 개선됐다. 하지만 여전히 OECD 평균(6.6%)보다 높았다.
허혈성 뇌졸중 30일 치명률은 3.5%로 OECD 국가(평균 7.7%) 중 세 번째로 낮았다.
만성질환 진료 부분에서는 2019년 만성폐색성폐질환, 울혈성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한 환자는 각각 인구 10만 명 당 152.3명, 88.4명으로 OECD 평균(170.7명, 220.0명)보다 적었다.
반면, 당뇨병과 천식으로 입원한 환자는 각각 인구 10만 명 당 224.4명, 65.0명으로 OECD 평균(127.1명, 37.5명)보다 많았다.
외래 약제 처방에 대해서는 2019년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 총 처방량이 일 평균 약제 처방 인구 1000명 당 0.96DDD로 OECD 국가(평균 14.8DDD) 중 두 번째로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65세 이상 환자의 장시간 지속형 벤조디아제핀계 약물 처방률은 약제 처방 인구 1,000명 당 124.4명으로 OECD 평균(49.9명)의 3배 수준으로 집계됐다.
정신보건 진료 분야에 대해서는 특히 개선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조현병과 양극성 정동장애 환자의 초과사망비는 각각 4.5, 4.4로, OECD 평균(3.7, 2.9)보다 높았다.
2018년 정신질환 퇴원 후 30일, 1년 내 자살률도 각각 0.19%, 0.65%로 OECD 평균(0.13%, 0.47%)보다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