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야 아이야
언니네 가서 자면 잠이 참 잘 오는데 집에 오면 잠이 안 와요. 어제는 친구들과 모여 늦게까지 놀았어요. 남편들이 기다린다고 다들 일어나서 나도 할 수 없이 집에 왔어요. 텔레비전이 유일한 친구에요. 밤새 시계 소리만 들리고, 지붕 없는 곳에 누워있는 것 같아요
밤마다 어린아이가 되는 그녀, 엄마는 어디 가고 밤새 우는
초로初老의 세파를 외롭게 견딘 아이에게
가엾고 푸른 손에게
사탕 대신
약봉지를 들려주었다
▶2003년 <리토피아>로 등단/시집 <어떤 우울감의 정체> <세상은 내게 꼭 한 모금씩 모자란다> <역> <여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산문집<어른들의 사춘기><우울하면 좀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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