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대한의사협회 간담회…"코로나19 위기 극복 전문가와 함께 모색"
윤 후보 "의료진 헌신에 감사…코로나19 확산 대비 못한 정부 정책 미흡" 비판
코로나19 상황 종합적으로 컨트롤하는 '코로나19 플랫폼' 구축 의협과 공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대한의사협회를 찾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의료 현장 최전선에서 고생하는 의료진들의 노고와 헌신에 고마움을 전했다. 정치 방역으로 무너진 의료체계를 제대로 세우도록 힘쓰겠다고도 강조했다.
윤석열 대선후보는 16일 오후 2시 의협을 방문한 자리에서 "의료 전문가단체인 의협과의 논의를 통해 코로나19 위기 극복 방안을 함께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정부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를 너무 성급하게 시행했다"고 비판하면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방역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의료현장에서 겪고 있는 병상운용 및 낮은 수가 등 현실적인 문제에 관심을 보였다. 현 정부의 코로나19 중증환자에 대한 병상 배정 기준 및 중증환자 응급 이송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것에도 공감했다.
그러면서 "차기 정부를 맡게 된다면, 반드시 의료 전문가, 지방자치단체, 중앙정부 등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코로나19 플랫폼'을 구축해 과학적 방역에 근거한 정책을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간담회에 앞서 윤 후보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코로나19 방역 일선에서 고생하는 의료진의 노고와 헌신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의료대응체계를 잘 갖췄다는 정부의 발표와는 달리 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확진자 수와 중증환자, 그리고 사망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국민의 생명이 크게 위협 받고 있다"며 정부 정책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또 "길어지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의료진들은 번아웃 상태에 놓여있다"며 "의료계의 애로사항을 모두 얘기해달라"고 했다.
이에 이필수 의협 회장은 "윤석열 대선후보와 함께 코로나19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방역 최일선에 있는 의료진들의 실제 얘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갖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확진자와 위중증환자가 연일 최다치를 기록하고, 사망자 수도 급증하면서 그야말로 국가적 위기 상황에 놓여있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라는 새로운 변수까지 등장하면서 방역에 심각한 비상이 걸렸다"며 "상황이 악화되면서 현장의 의료진들은 병상 부족 사태 심화로 인한 의료체계 붕괴를 직접적으로 체감하고 있다"고 실상을 전했다.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의료진과 의료현장의 얘기를 경청하고 존중하며, 정책에 충실히 반영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한계에 임박한 우리나라 의료체계가 지속 가능할 수 있도록 의료전문가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여 줄 것"을 부탁했다.
이어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인해 한계치인 의료자원의 효율적인 배분과 재택치료관리 환자들에 대해서도 최선을 다하고자 의협은 지난 7일 재택치료의 의원급 모델을 새로 만들어 발표했고, 의료인력 부족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코로나19 의료지원단'을 통해 의료진 공백의 최소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알렸다.
윤 후보는 본격적인 간담회에 앞서 코로나19 현장 확진자 진료에 나선 의료진의 의견을 청취했다.
영상으로 진행한 의료현장 의료진과의 대화에는 조한호 오산한국병원장과 윤영복 미소들병원장이 참여했다.
조한호 오산한국병원장은 "정부가 행정명령을 통해 부족한 병상 수 확보에만 신경쓰고 있는데, 물리적인 병상확충보다 효율적인 병상운영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윤영복 미소들병원장은 "코로나19 전담요양병원을 운영하고 있는데, 일반 환자보다 몇배의 시간과 노력이 들어감에도 수가가 다른 종별과 비교해 낮아 직원 임금을 주기도 힘든 상황"이라며 수가 지원을 호소했다.
이필수 의협 회장도 "경증환자는 재택치료가 가능한데, 갑자기 증상이 악화될 경우 이송체계도 잘 갖춰져 있어야 한다"며 "이에 대한 체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이정근 의협 상근부회장도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하고 받은 수익에 대해서는 한시적으로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의료현장의 목소리에 대해 윤석열 후보는 효율적인 병상운용과 낮은 수가에 관심을 보이면서 "코로나19 플랫폼이 갖춰져 있지 않다보니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다. 전문가 의견을 듣고 정책을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현장의 목소리에 이어 염호기 의협 코로나19 대책전문위원회 위원장은 '대한의사협회 위드 코로나에 대한 우려 및 대책 수립방안'을 발표했다.
염호기 위원장은 "현재 의료계는 중환자실 등 의료대응 역량이 한계치에 임박해 있고, 모든 선행지표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등 의료체계가 붕괴될 위험에 처해있다"고 진단하면서 "단기적으로 위드 코로나를 중단하고, 붕괴된 의료체계 유지를 위해 적절한 피해 보상과 의료진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의 방역대책 및 감염병 정책 수립을 위해 전문가 단체인 의협과 더욱 긴밀히 협의할 것"을 권고하면서 ▲위드 코로나의 철저한 사전 대비(방역지침 수정 및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의료현장의 목소리 반영) ▲재택치료 등의 추진체계 개편(생활치료센터 항체치료제 투여, 방역택시 활용, 지자체 핫라인 통한 이송체계 확대 개편) ▲병상가동률 및 중환자 병상 대책 마련(코로나19 중환자 입퇴실 기준 마련) ▲중환자 전담인력의 확보 대책 마련 ▲전문가 단체와의 협의 하에 정책 마련(국가 감염병 및 방역대책 전문성 높이고 의료계와 원활한 소통체계 구축) ▲국민건강을 위한 보건부 독립 설치(국민건강 보호를 위한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보건의료행정 시스템 구축) 등을 제안했다.
이런 제안에 대해 윤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현 정부처럼 정책방역으로 섣부르게 위드 코로나를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전문가, 중앙정부, 지자체 등 관계자들이 모두 참여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들어 과학적인 방역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료현장을 자세하게 알기 위해서는 현장을 방문하는 것이 좋은데, 혹시나 환자 및 의료진들에게 피해를 줄 것 같아 실행에 옮기지 않고 있다"며 "불편을 주지 않고 의료현장을 직접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지 얘기해 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국민의힘에서 윤석열 대선후보를 비롯해 김상훈 선대위 직능총괄본부 총괄본부장, 강기윤 선대위 직능총괄본부 총괄부본부장 및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 홍석준 선대위 정책총괄본부 민생회복정책추진단 지방자치정책추진본부 위원, 서일준 비서실장, 김은혜 대변인, 이만희 수행단장, 이용 수행실장이 참여했다.
의협에서는 이필수 회장을 비롯해 김성남 대외협력 부회장, 이정근 상근부회장, 이현미 총무이사, 김수철 대외협력이사, 염호기 코로나19 대책전문위원회 위원장, 박수현 홍보이사 겸 대변인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