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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9 06:00 (금)
2021년 제약뉴스결산③의료계 동의 못 한 낙태약 미프지미소 판매 안갯속
2021년 제약뉴스결산③의료계 동의 못 한 낙태약 미프지미소 판매 안갯속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21.12.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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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의사가 병원 안에서 종결까지 원칙 고수
산부인과계 "임신부 건강보다 앞서는 가치 없다"
ⓒ의협신문
[그래픽=윤세호 기자] ⓒ의협신문

국내 첫 자가복용 낙태약의 안전한 사용을 위해 산부인과계가 제시한 전제 조건을 식약처가 수용하지 않자 산부인과 의사들이 관련 논의장을 박차고 나왔다. 자가 낙태약 승인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해를 넘겨 2022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약품은 지난 7월 자가 낙태약 '미프지미소(미페프리스톤+미소프로스톨)' 판매승인을 식약처에 신청하면서 자가 낙태약 승인 여부를 둘러싼 논쟁에 불이 붙었다.

미프지미소는미페프리스톤 200mg 1정과 미소프로스톨 200㎍(mcg) 4정으로 구성된 콤비팩 형태로, 미페프리스톤 1정을 먼저 먹고 하루 뒤 미소프로스톨 4정을 복용해야 한다. 미페프리스톤은 프로게스테론 수용체에 결합해 그 작용을 막아 자궁내막에서 수정란을 착상하지 못하게 하며 미소프로스톨 성분은 강한 수축을 일으켜 탈락된 조직을 몸 밖으로 배출한다.

산부인과계는 국내 첫 자가복용 낙태약 승인과 관련해 식약처가 전문가 회의를 개최하자 ▲산부인과 전문의의 처방 ▲의료기관 내 조제 및 복용 ▲임신중절 여부 필수 확인 등의 전제가 충족돼야 미프지미소를 판매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첫 자가 낙태약 승인 검토인 만큼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별도의 '가교 임상시험'도 거쳐야 한다고 못박았다.

하지만 안전한 사용을 위한 산부인과계의 요구와 제한없는 자가 낙태약 승인을 주장하는 측이 팽팽히 맞서며 한동안 이렇다 할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자가 낙태약 승인 논의에 다시 불을 붙인 계기는 10월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였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국정감사장에서 여성의 의약품 접근성을 키우려면 '미프지미소의 신속한 허가가 필요하다'라며 판매승인에 힘을 실었다. 이에 국민의 힘 서정숙 의원은 '낙태관련 입법의 미비와 복용 안전성 확보를 이유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승인 유보에 무게를 실으며 반론을 폈다.

식약처는 11월 24일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어 공전하던 미프지미소 승인 여부를 매듭지으려 했지만,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대한산부인과학회,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 등 전문가 그룹이 식약처의 판매승인안에 반발하며 차기 회의 일정조차 잡지 못한 채 논의는 일단락됐다.

이날 식약처는 미프지미소 판매승인과 관련해 진단과 처방 자격을 '임신에 대한 전문지식이 있는 의사'로 정하고 조제와 복용은 '보건의료인 지도 아래에 복용한다'는 판매승인 초안을 밝혔다. '7∼14일 후 병원을 재방문해 임신중절 여부를 확인'하도록 하는 후속 조치안도 선보였다. 가교 임상시험은 하지 않은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산부인과계는 식약처 초안과 관련해 "미프지미소의 진단과 처방 자격은 산부인과 의사로 제한하고 조제 및 복용, 임신종결까지의 일련의 과정이 산부인과 의사의 지도 아래 이뤄져야 한다"며 반대했다. 임신중절 확인 기한을 2주 내로 못 박은데 대해서도 "임신주수에 따라 매주부터 주수에 따라 한달간 병원을 재방문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며 '부적절하다'고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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