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달회 지음/도서출판 지누 펴냄/1만 2000원
섭렵(涉獵). 한자를 풀면 물어 건너 사냥에 나선다는 뜻이지만, 많은 책을 읽거나,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다양하게 경험하는 것을 이른다.
보통 한 분야를 섭렵하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의학 외에도 문학까지 섭렵한 의사들이 있다. 모임 이름 조차 '박달'(博達·널리 사물에 통달함)이다.
의사수필 동인 박달회의 마흔 여덟 번째 수필집 <허물을 벗어놓고>가 출간됐다. 지난 48년 동안 해마다 작품집을 펴낸 이력이 쌓였다.
이번 수필집에는 동인들이 팬데믹 시대에서 살며 느낀 서른 한 편의 이야기들이 모아졌다.
▲이헌영(MZ세대와 분노조절장애/기생충) ▲채종일(결혼식 풍경/<채종일 교수의 글모음>의 에필로그 ▲유형준(지그문트 프로이트의 늙음, 그 아이러니/코로나19와 부조리 인간) ▲이상구(You tube/내 인생의 변곡점) ▲곽미영(명의 타령/어느 늦가을 날에) ▲정준기(집단적 허구와 올핌픽 경기/내가 생각하는 코로나 팬데믹의 교훈) ▲김숙희(스마트한 살림살이/생명의 무게, 삶과 죽음의 무게) ▲박문일(뭐라도 해봐야지요/"힘 빼라 힘빼") ▲홍순기(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우리는 모두 집으로 돌아간다) ▲양훈식(Adieu Won-ju!/잠 못 이루는 밤/마지막 인사) ▲양은주(섬세한 바람처럼/우주) ▲한광수(거인과의 해후/능소화) ▲최종욱(샐비어/자가격리) ▲홍지헌(체온에 대하여/허물을 벗어놓고) ▲홍영준(아버지가 남기신 것들/행복한 인생에 대하여).
정준기 박달회 회장(서울대 명예교수)은 들머리에서 "지금은 현대사에서 중요한 변곡점이며, 이 시점에서 우리는 진정한 인류 발전의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라며 "의학과 문학을 섭렵한 회원들이 성찰한 내용은 역사의 변곡점에서 소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했다(☎ 02-3272-2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