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전국의사조사 의사 10명 중 6명 "은퇴 이후에도 일하고 싶다"

2020 전국의사조사 의사 10명 중 6명 "은퇴 이후에도 일하고 싶다"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1.12.30 06:00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기 만족·자아실 현, 경제적 이유, 사회적 기여 등 이유
절반 이상 의료취약지·공공의료기관 "근무 의향 있다" 응답
외국 취업 41.7%·이민 49.3% 고려…열악한 한국 의료 상황 방증

100세 시대는 의사들의 삶에도 변화를 이끌어냈다. 의사 10명 중 6명(59%)은 은퇴 이후에도 일하고 싶다며 근로 의지를 보였다. 은퇴 이후에도 일하고 싶은 이유로는 '자기 만족 및 자아 실현'(52.0%)이 가장 높았고, 희망 분야는 '일반 진료'(52.5%)를 선호했다. 근무지역으로는 절반 가까이(46.3%) '서울'을 원했으며, 근무 시간은 '7∼8시간'(37.5%)이 가장 많았다. 희망 월 보수는 '700만원 이상'(40.1%)을 가장 많이 꼽았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는 최근 '2020 전국의사조사(KSP)' 연구보고서를 펴냈다. 지난 2016년에 이어 두 번째로 실시한 전국의사조사는 의사들의 수련·진료 활동 등에서 발생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점들을 살펴보기 위해 근무현황, 근무환경, 진로·활동계획, 보건의료체계에 대한 의사의 평가 수준과 주요 보건의료정책 현안에 대한 인식 수준, 생활습관과 건강상태, 은퇴 후 근로의향 등을 조사했다. 이번 전국 의사조사에는 6507명의 의사 회원이 참여했다.

은퇴 의사와 60세 이상 현역 의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은퇴 후 근로 의향은 어땠을까? 회원 59.0%가 은퇴 이후에도 일하고 싶다며 근로의지를 보였다. 일하고 싶은 이유로는 '자기 만족 및 자아 실현'(50.2%), '경제적 이유'(25.5%), '사회적 기여'(23.4%) 등을 꼽았다.

희망 근로 분야는 절반 이상이 일반 진료(52.5%)를 택했으며, 건강 증진(8.0%), 건강 검진(7.8%), 보건 교육(6.7%), 방문 건강·진료(2.1%) 등으로 답했다. '아무 업무나 상관없다'는 응답은 16.7%다. 

근무지역은 '서울'(46.3%)을 선호했으며, 경기(8.0%), 부산(5.3%), 강원(4.4%), 대구(3.7%), 광주(2.8%), 제주(1.8%), 인천(1.6%), 전북(1.6%), 전남(1.6%), 경남(1.6%), 충남(1.4%), 대전(1.1%), 충북(0.9%), 경북(0.9%), 울산(0.7%) 등으로 답했다.

지역단위에서도 '동' 소재지 근무를 원하는 비율이 90.1%로 읍·면 소재지(9.9%)에 비해 크게 앞섰다.

은퇴 후 의료취약지 근무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52.3%였으며, 52.5%는 공공의료기관 근무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주당 근무일수는 '3일'(40.1%)이 가장 많았으며, 5일(25.9%), 4일(23.4%), 2일(9.4%), 1일(0.5%) 등이 뒤를 이었다. 희망 월 보수는 ' 700만 원 이상'(40.1%), 500만원대(26.8%), 600만원대(11.2%), 300만원대(9.4%), 400만원대(7.1%), 200만원대(3.9%), 100만원대(0.7%), 100만원 미만(0.7%) 등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은퇴한 의사의 최종 근무 직역은 교수(35%)가 가장 많았고, 봉직의(29.9%), 개원의(27.4%), 행정직(1.3%), 연구직(0.6%) 이 뒤를 이었다. 

은퇴 연령은 '65∼69세'(46.5%)가 가장 많았고, 70∼74세(14.6%), 60세 미만(14.0%), 60∼64세(13.4%), 75세 이상(11.5%) 등으로 파악됐다. 평균 은퇴 연령은 65.2세였다. 은퇴자를 제외한 조사에서 은퇴 고려 연령은 평균 66.4세지만, 은퇴자를 포함해 본인이 생각하는 은퇴 적정 연령은 67.7세라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41.7%는 외국에서의 진료(개원·취업)를 고려한 적이 있다고 밝혔으며, 49.3%는 이민을 고려해 본 적이 있다고 답해 열악한 한국의 의료 현실을 방증했다.

수도권이 아닌 지방으로 옮겨 근무할 때 어려움으로는 '자녀의 교육문제'(58.3%)가 가장 컸다. '가족과 떨어져 살게 되는 어려움'(52.6%), '친지나 친구 관계 등 개인적인 사회관계의 단절 문제'(42.4%), '여가 문화시설 부족'(33.3%), '배우자의 직장 문제'(24.9%) 등이 뒤를 이었다.

'2020 KSP'에서는 의사들의 생활습관·건강상태, 개원의 현황 등에 대한 조사도 이뤄졌다.  

담배는 일반 성인대비 적게 피우지만, 술은 비슷했다. 여의사 음주율은 일반 성인보다 높았다. 

의사들의 흡연율은 남자의 경우 평생흡연율 38.3%, 현재흡연율 16,3%, 매일흡연율 11.9%, 과거흡연율 22.0% 등으로 나타났다. 여자는 각각 3.5%, 1.7%, 1.2%, 1.8%였다.

일반 성인 현재흡연율(평생 담배 100개비 이상 피웠고, 현재 담배를 피우는 분율)이 남자 35.7%, 여자 6.7%인 것을 감안하면 흡연율에서는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월간 음주율(최근 1년간 한 달에 1회 이상 음주한 사람의 분율)은 일반 성인과 비슷했다. 

의사들의 음주율은 남자 68.9%, 여자 49,5%였으며, 일반 성인(남자 73.4%, 여자 48.4%)과 비슷한 양상으로 보였다. 여의사 음주율은 일반 성인을 상회했다. 

평소 주기적으로 운동하는 비율도 절반을 넘었으며, 여성의 운동 비율(48.6%)이 남성(41.2%) 보다 높았다.

응답자 57.0%가 주기적인 운동을 하고 있었으며, 대부분 '주 3회 이상'(73.4%) 하고 있었다. 매일 운동하는 비율은 6.2%였다.

건강상태에 대한 질문에는 '좋다'(매우좋음+좋음/26.9%)가 '나쁘다'(매우나쁨+나쁨/16.9%)를 앞섰고, 응답자의 28.2%는 적어도 1개 이상의 만성질환이 있다고 답했다.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6.3시간이었으며, 17.9%가 하루 6시간 미만의 수면을 취하고 있었다.

개원 현황도 조사했다.

개원의 총 개원 기간은 평균 13.9년이었으며, 현재 병·의원 개원년수는 평균 11.7년이었다. 개원 형태는 단독개원(83.4%)이 주종을 이뤘고 공동개원은 16.6%였다.  

공동개원 사유(복수응답)로는 '개인휴가, 병가, 교육 등 시간적 여유 확보'(63.4%)가 가장 높았다. 이어 '병원 운영 및 경영 관련 의사결정 시 도움'(37.0%), '공동투자의 자본력으로 입지선정 시 유리'(34.8%), '인력, 공간, 장비 등의 공동 사용으로 병원 운영비 절감'(33.0%), '환자 진료의 질적 향상'(33.0%), '진료과목 확대로 인한 환자의 편의성 증대'(22.5%), '인적자원 확보가 용이하여 직원운용 유리'(12.3%), '세무상 유리(종합소득세 누진세 분산효과)'(8.4%) 등을 꼽았다. 

공동개원 시 참여 의사수(본인 제외)는 '1명'(57.3%)이 가장 많았으며, 2명(21.1%), 3명(10.6%), 4명(5.3%), 5명 이상(5.7%) 등이었다. 

병의원 평균 고용직원수는 10명을 넘었으며(10.24명), 병상을 보유하지 않은 개원의의 고용직원 수는 5.05명이었다. 

전체 개원의의 82.2%는 병상을 보유하지 않았으며, 30병상 미만(11.2%), 30∼100병상(3.5%), 100병상 이상(3.0%) 등으로 나타났다. 

의료정책연구소는 전국의사조사 결과를 보건의료정책 개발 시 중요한 근거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정관계·학계와 공유하고, 향후 지속적인 조사를 통해 객관적 실태자료를 축적함으로써 의사전문직의 가치향상은 물론 합리적 보건의료정책 개발의 토대를 마련할 계획이다.

관련기사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