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신년특집백약이 무효 '저출산·고령화 대책' 확 바뀌어야
2022년 신년특집백약이 무효 '저출산·고령화 대책' 확 바뀌어야
  • 김계현 의료정책연구소 연구부장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2.01.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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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문제·고령화 대책 '분리' 분야별 전문적 진단·처방 절실
임신 준비부터 출산까지 전 단계 검사·상담·교육 건강보험 급여 적용

▶ 의협신문·의료정책연구소 공동기획 ◀

광복과 함께 급조한 의료제도의 틀 안에서 1977년 저부담·저급여 구조로 설계한 의료보험제도는 곳곳에서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40년이 넘은 의료제도에 대해 의료 공급자는 물론 이용자인 국민과 관리자인 정부와 보험자도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그때 그때 임기응변식의 땜질식 처방은 코로나19를 비롯한 한국 의료계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 상황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중병에 걸린 한국의료의 총체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는 없다. 반대와 비판만 하기에는 때가 급하다.

[의협신문]은 [의료정책연구소]와 함께 2022년 신년특집 '3·9 대선을 겨냥한다'를 통해 대한민국 의료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한다. 실현 가능한 부분부터 실마리를 풀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1. 대한민국 의료, 초고령사회 준비 시급 (우봉식 의료정책연구소장)
2. 저출산·고령화 시대,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문석균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조정실장)
3. 국민 생명 지키기 위한 안전망 구축 (문성제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원)
4. 공익(公益) 위한 의료, 민간 의료와 함께 (임선미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원)
5. 고통뿐인 '의료분쟁'…화해 위한 제도 개선 (이얼 의료정책연구소 전문연구원)
6. 백약이 무효 '저출산·고령화 대책' 확 바뀌어야 (김계현 의료정책연구소 연구부장)
7. 일자리 보고(寶庫) 보건의료서비스…전체 산업 2.36배 (오수현 의료정책연구소 책임연구원)
8. 코로나19 숙제, 전문성 부재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김진숙 의료정책연구소 책임연구원)

김계현 의료정책연구소 연구부장
김계현 의료정책연구소 연구부장

통계청은 지난해 12월 9일 '장래인구추계 2020-2070'을 발표하였다. 향후 50년간 우리나라의 생산연령인구(72.1%→46.1%)와 유소년인구 비중(12.2%→7.5%)은 감소하고, 고령인구 비중(15.7%→46.4%)은 급증한다는 전망이다. 이미 2020년 우리나라는 인구 '데드크로스(dead cross)'에 진입하였다. 이는 정부가 예상한 인구 정점 연도 2028년에서 8년이나 앞당겨진 것이다. 

언론도 인구절벽, 지방소멸, 인구소멸국 등을 내세워 저출산, 고령화 등에 따른 인구 정책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부가 인구 대책에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05년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 제정 이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구성하였고, 2006년부터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이 시작되어, 5년 단위 시행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은 자녀의 출산과 양육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노인의 건강하고 활력있는 사회생활을 위해 국가의 책임을 정하여 국가의 지속적인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제정된 것이다. 이후 15년간 많은 시간과 재정이 투입되었으나 출산율은 더욱 낮아지고, 노인 관련 문제 역시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기존의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은 저출산 대책에 치중되어 있다는 지적과 함께 지난 15년간의 저출산·고령화 대책은 백약이 무효라는 평가이다.

이 시점에서는 기존 저출산·고령화 정책의 효과를 냉철하게 평가하고, 과감하게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저출산 문제와 고령화 대책을 분리하여 분야별로 전문적인 진단과 처방을 내려야 한다. 또한 복지·성장·의료 등 혼재되어 있는 정책들의 우선순위를 판단하여 효과적인 정책에 집중할 필요도 있다.

 

지역 산부인과 지원·수가 현실화…분만의료기관 시설·운영·인건비 지원
아동 건강증진 5개년 계획 수립·중증 희귀질환 아동 의료비 지원 강화

저출산 문제에 집중하여 현재의 정책과 의료환경을 진단해보자. 
현 정부 저출산 정책의 핵심 주제는 '일하며 아이 키우기 행복한 나라'로 이는 기존의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의 주요 내용을 재정비한 것이다. 영아 수당, 육아휴직 및 관련 급여, 출산 시 진료비 지원금 인상, 출산 일시금 신규 지급 등을 담았다. 

그러나 주로 복지정책, 경제적 지원에 치중하면서 기존 정책에서 지원금을 늘리거나 유사한 정책만 추가하고 있다.
안전한 임신과 출산, 건강한 육아를 위해 필수적인 진료과목인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의 현실은 어떠한가? 산부인과의 경우 분만의료기관의 폐업률이 급증하고, 낮은 수가로 인해 의료기관 운영조차 쉽지 않다. 특히 분만 과정에서 불가항력적으로 생길 수 있는 의료사고에 대한 부담은 산부인과를 의사들이 꺼리는 전문과목으로 만들었다.

안정적인 분만 인프라 구축을 위해 2011년부터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분만취약지 지원사업 역시 충분하지 않은 지원 내용과 규모, 인력 확보의 어려움으로 인해 실효성이 낮은 상태이다.

건강한 육아의 기반인 소아청소년과 역시 진료 인프라가 붕괴 위기에 있다. 저출산 기조, 낮은 의료수가, 강화되는 규제,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진료 감소 등으로 지난해 소아청소년과의 폐업률은 가장 높았다. 최근 노산과 난임의 증가로 집중 치료가 필요한 소아 환자들은 늘어나고 있지만, 소아 관련 의료 인프라는 유지하는 것조차 힘들어진 상황이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저출산 문제의 핵심을 진단하고, 건강한 임신과 안전한 출산을 돕기 위한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며, 이를 위한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아이 낳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건강한 임신과 유지를 위한 의료적 지원을 강화하고, 국가 차원에서 안전한 출산을 위한 의료, 분만 인프라를 보강해야 한다. 또한 건강한 아이로 키울 수 있는 육아 환경을 조성하고, 아동과 청소년의 성장지원, 건강관리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건강한 나라'를 위해 다음과 같은 정책을 제안한다.
먼저 안전한 출산을 위한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초혼 연령이 높아지고 고령 임신이 늘어나면서 산부인과 검진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난임 검사에 관한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다. 이에 난임 검진 및 난임 극복을 위한 의료적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난임 검진 비용을 지원하고, 난임 지원 대상을 확대하여 아이 낳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여성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 남성 난임의 검진과 상담을 지원할 필요도 있다. 결혼을 앞둔 혹은 그렇지 않은 미혼 남녀를 대상으로 한 제도도 고려해야 한다. 

한편, 고위험임산부 의료비 지원사업 역시 그 지원 대상과 내용을 확대하여 위험을 관리하고, 안전한 출산을 도와야 한다. 
즉 임신 준비부터 출산까지 전 단계에 걸친 검사, 상담 및 교육 관련 건강보험 급여항목과 임산부의 위험도에 따른 특별 관리를 위한 건강보험 급여항목을 신설할 필요가 있으며, 해당 항목에 대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안전한 분만을 위한 산부인과 진료 인프라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 지역 산부인과 의원이 진료와 분만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재정을 지원하고, 관련 수가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 분만의료기관들의 경영·재정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재정적 지원은 물론 심야시간별, 전문의 유무, 위험도에 따른 다양한 가산제도를 검토해야 한다. 또한 분만취약지 지원사업의 대상을 산부인과 의료기관으로 확대하여, 분만의료기관의 시설·장비비, 운영비, 인건비 등을 지원해야 한다. 산모 이송을 위한 이송체계 역시 강화해야 한다. 그밖에 산부인과 폐업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무과실 및 불가항력적 사고에 대한 국가 책임배상제를 도입해야 한다. 

건강한 대한민국을 위한 소아청소년기 성장지원, 건강관리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아동 건강증진 5개년 계획을 수립하여 아동 건강검진 체계를 개편하고, 건강한 육아를 위한 아동 건강관리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세부적으로는 과체중, 비만 아동 건강관리, 생활 습관 만성질환 중재 및 관리, 영양상담, 사춘기 문제 중재, 미디어 노출 중재, 연령별 맞춤 훈육, 기타 자녀 육아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중재를 할 수 있는 의료서비스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양육 과정별로 나타날 수 있는 단계별 중재, 건전한 미래세대 육성을 위한 다양한 의학적 중재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한편, 중증 희귀질환 아동 의료비 지원을 강화하고, 이들이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진료 인프라 확충에도 정부가 나서야 한다.
저출산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간의 정책이 효과가 없었다면 현실과 정책의 엇박자일 수 있다. 저출산 정책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야 할지도 모른다.

대통령 선거라는 좋은 정책의 창이 열렸다.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정확한 진단을 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 방안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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