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nk beyond the hospital'
아셉틱㈜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글귀이다. 의료 데이터 전문 크라우드소싱 플랫폼 기업 '닥터웍스', 의료기기 유통 서비스 기업 '닥터툴스', 의료자문 고도화 플랫폼 '닥터플렉스', 병의원 마케팅 기업 '닥터브랜딩' 등 아셉틱에는 의사가 진료실을 넘어 의학을 다른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이 존재한다.
유선형 아셉틱 대표는 "의학을 학문과 임상이라는 틀에 가두고 싶지 않다"며 "의학을 다양한 사회 현상과 접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의료지식산업의 교두보 역할을 하게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그를 만난 곳은 회사가 아닌 한 외과의원. 현재 그는 환자를 진료하는 임상의사이자 아셉틱 대표이사로 일하고 있다. 2018년 12월, 대학 동기인 이규조 정형외과 전문의, 후배인 이현진 정형외과 전문의와 함께 의료자문 중개기업인 아셉틱을 설립했다.
아셉틱은 의사의 의료적 지식과 임상경험을 기업에 전하는 것을 주된 업무로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문의사의 아이디어와 기업의 니즈가 맞을 경우 서로를 연결해 새로운 사업 구상을 역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아셉틱은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첫 번째가 '크라우드웍스'와의 협업. 아셉틱은 국내 인공지능 데이터 가공 기업의 선두 주자인 '크라우드웍스'로부터 의료 관련 데이터 가공 의뢰를 받았다. 사업검증 단계에서 의료데이터 가공 수요가 풍부했다. 이를 바탕으로 '크라우드웍스'와 합작해 의료데이터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기업인 '닥터웍스'를 설립했다. 이 과정에서 존스홉킨스 출신 의료데이터 전문가인 이희상 닥터웍스 대표이사를 모셨다.
닥터윅스 출범 당시 유선형 대표의 대학동기와 선후배 등 100여명 전문의들이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다. 이들을 기반으로 지금은 본과 3학년 학생부터 전문의까지 온라인을 통해 자문위원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 28개 분과 자문의 1000여 명이 닥터웍스에 참여하고 있다.
유선영 대표는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좋은 아이디어, 의지, 그리고 확실한 수익모델이라는 삼박자를 갖추면 의사들도 진료를 하면서 동시에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얻었다.
닥터웍스 설립 이후 아셉틱 홈페이지와 이메일을 통해 사업 아이템에 관한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
아셉틱 자문의로 활동하고 있는 김요한 원장(성형외과 전문의)의 의견과 비전을 공유한 아셉틱은 의료인이 직접 업체와 컨택해 의료기기를 유통할 수 있는 플랫폼인 '닥터툴스'를 설립했다. 의료자문과는 거리가 조금 있지만 직접 개원의 생활을 하면서 느낀 의료기기 납품 과정에서 겪은 불합리함을 개선하자는 취지다.
유선형 대표는 "진료실 안의 의료인과 세상의 다양한 사업을 연결해 주는 의료자문 업무 플랫폼 '닥터플렉스'도 곧 런칭할 것"이라면서 "'닥터플렉스'를 통해 더욱 고도화 되는 의료자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상의사로서 진료를 병행하고 있는 유선형 대표는 현실적으로 의사는 진료실이라는 곳에 얽매여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아셉틱의 거의 모든 업무는 메타버스 속에서 이뤄진다. 메타버스 속에서는 화상 자문회의, 자문 스케줄 관리, 채팅 등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바쁜 임상의사들의 상황과 기업의 니즈를 모두 충족하고 있다.
아셉틱은 헬스 케어 스타트업, 미용 관련 화장품 연구 개발, 건강기능 식품 회사 자문, 영화와 드라마의 의학 자문 등 매우 다양한 분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유선형 대표는 "아셉틱이 추구하는 목표는 의료자문의 형태를 넘어서 새로운 스타트업을 창조하는 company builder형 스타트업 지주회사"라면서 "물론 아직 아셉틱이 더 성장해야 하고,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언젠가 의료분야 스타트업들에게 훌륭한 멘토 역할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가는 꿈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아셉틱은 비상장주인 스타트업에 동료 의료진들과 함께 활발한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2020년 투자한 기업은 수익을 남기고 회수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유선형 대표는 남다른 사업적 시각과 빠른 속도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학창 시절에는 사업이나 창업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고 했다.
"사실 의대생, 청년기에 외과의사의 길을 걸으면서 다른 사업을 생각할 틈조차 없었죠. 훌륭한 동료를 만나 의견을 교환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일단 시작부터 해보자며 모두 합심해서 한 걸음씩 걸어온 게 지금은 많이 커졌습니다."
유선형 대표는 "의사는 진료실에서 환자를 보는 것만이 본업이라는 틀을 깨기에 앞서 자기 스스로 또는 타인에 의해 규정된 자아의 틀부터 깨야 했다"며 "그 틀을 깨서 내 몸을 세상에 던져봤을 때 나타나는 주위의 변화들이 저로서는 신선한 경험"이라고 말했다.
의학과 임상의사라는 틀을 깨고 다양한 지식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는 유선형 대표는 "새로운 세상을 마주하며 희열을 느끼고, 삶의 활력을 얻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