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뇌전증 돌연사' 1년에 100억이면 막을 수 있다
젊은층 '뇌전증 돌연사' 1년에 100억이면 막을 수 있다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2.01.2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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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전증 환자 20∼30대 돌연사 위험 가장 높아…정부 지원 절실
발작감시장치·뇌전증 수술·신경자극술·뇌전증 도우미견 이용
홍승봉 신경과학회 이사장 "젊은이 죽음 더 이상 방관 안 돼"
발작알람장치.
발작알람장치.

20∼30대 젊은 환자들의 뇌전증 돌연사를 막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홍승봉 대한신경과학회 이사장(성균관의대 교수·삼성서울병원 신경과)은 1년에 100억원이면 뇌전증 돌연사 위험군 1만명의 젊은 생명을 지킬 수 있다고 호소했다.

20∼30대 젊은 환자들에게 돌연사 위험이 가장 높은 질환은 뇌전증이다. 약물 난치성 뇌전증 환자의 돌연사 위험은 일반인의 50배가 넘는다. 36만명에 이르는 국내 뇌전증 환자를 감안하면 돌연사 고위험군은 약 5000명~1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뇌전증 돌연사(Sudden Unexpected Death In Epilepsy·SUDEP)는 대부분 환자 혼자 있을 때 전신경련발작(대발작)으로 발생한다. 

옆에 사람이 있을 경우 응급조치 방법은 어렵지 않다. 

▲옆으로 눕혀서 호흡을 잘 하게 돕는다 ▲주변에 물건을 치운다 ▲머리 아래에 옷·방석 등 부드러운 것을 받친다 ▲안경을 벗기고 넥타이 등을 푼다 ▲맥박이 없으면 심폐소생술을 한다 등의 응급조치를 하고, 119를 통해 도움을 받게 되면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 

그러나 드물게는 부모가 거실에 있는데 뇌전증 자녀가 자기 방에서 돌연사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뇌전증 부모들과 형제자매는 한시도 마음을 놓지 못해 대부분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PTSD)을 겪게 된다. 

뇌전증 환자에다 가족까지 합치면 약 200만명이 뇌전증으로 고통을 겪는 상황이다.

뇌전증 돌연사에 대한 연구비로 미국·영국 등은 매년 수십∼수백 억원을 지원하지만 한국은 연구비 지원 자체가 없다. 

왼쪽부터 가슴아래 삽입되는 미주신경자극기, 자극강도를 조절하는 리모콘, 미주신경자극을 조절하는 노트북.
(왼쪽부터) 가슴아래 삽입되는 미주신경자극기, 자극강도를 조절하는 리모콘, 미주신경자극을 조절하는 노트북.

홍승봉 이사장은 뇌전증 돌연사를 막는 방법에는 세 가지 있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는 발작감시장치(seizure alarm device)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뇌전증 환자가 이것을 손목에 차고 있으면, 대발작을 할 때 가족이나 보호자에게 자동으로 알람이 스마트폰으로 전달되며, 바로 119에 연락을 통해 생명을 구할 수 있다. 발작감시장치의 값은 약 30만원이고, 1년 이용료가 약 20만원이다. 1년에 약 20∼30억이면 돌연사 고위험군인 약 1만명의 젊은 뇌전증 환자들의 생명을 지킬 수 있다.
 
두 번째 방법은 뇌전증 수술과 신경자극술이다. 

뇌전증 수술로 대발작이 완전히 조절되면 돌연사 위험이 90% 이상 줄어든다. 

신경자극술인 미주신경자극기는 뇌전증 돌연사 위험을 3분의 1로 줄이는 시술로 뇌전증 환자들 중 돌연사 초고위험군 약 1000명에게 필요한 시술이다. 이들이 1년 안에 돌연사 할 확률은 50% 이상이다.

뇌전증 환자가 도우미견과 함께 산책하고 있다.
뇌전증 환자가 도우미견과 함께 산책하고 있다.

1년에 200명씩 약 40억원이면 5년 동안 1000명에게 시술이 가능하다. 심장마비 위험률이 10%를 넘으면 제세동기 삽입이 건강보험 급여가 되는 것처럼 미주신경자극기를 뇌전증 돌연사 초고위험군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견해다.
 
세 번째로 뇌전증 도우미견(Seizure Dog)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도우미견은 뇌전증 환자가 경련 발작을 할 때 짖어서 주변에 알리거나, 환자 몸 아래 들어가서 환자가 다치지 않게 보호하고, 경보 울리기 등 다양한 작업을 수행토록 훈련돼 있다. 미국·영국 등 선진국에서도 뇌전증 도우미견을 활용하고 있다.
 
홍승봉 이사장은 "뇌전증 돌연사 위험군 5000명∼1만명과 초고위험군 500명∼1000명의 생명을 지키는데 1년에 100억원이면 된다. 올해 노인들의 치매관리 예산은 치매안심센터(2000억원)·R&D 치매연구(1700억원) 등에 3700억원이 책정돼 있다. 너무 불평등하다"라며 "정부는 뇌전증 돌연사 예방에 100억원을 추경으로 지원해야 한다. 젊은이들의 막을 수 있는 죽음을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된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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