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하 KAIST 교수팀, 계산적 항체 디자인 기술 적용
아미노산 서열 바뀌지 않는 표면 결합…신종·변종 즉각 대응
항원 특정 부위에만 결합 항체 발굴…국제학술지 'mAbs' 게재
국내 연구진이 모든 코로나 변종 바이러스에 탁월한 효능을 지닌 중화항체를 개발했다.
오병하 KAIST 생명과학과 교수팀은 계산적 항체 디자인을 적용해 오미크론 등 현재 유행 중인 모든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에 뛰어난 효과를 나타내는 중화항체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감염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로 알려진 SARS-CoV-2 바이러스는 스파이크 당단백질 부위에 있는 수용체 결합 부위(항원)를 인간 세포막에 붙어있는 hACE2(human Angiotensin Converting Enzyme2) 수용체에 결합시켜 세포 내로 침입하는 기전을 보인다. 이런 기전에 착안해 세계 유수의 제약회사 연구진은 수용체 결합 부위에 붙는 중화항체 에테세비맙(Etesevimab), 밤라니비맙(Bamlanivimab) 등을 개발했다.
하지만, 이 항체들은 최초 유행한 코로나바이러스에 효과적인 것과 달리 알파, 베타, 델타 등과 같은 변이에는 중화능이 없거나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됐다.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기존 항체들의 중화능이 떨어지는 이유는 바이러스의 항체 인식부위 서열에 변이가 생겨 항체가 더 이상 제대로 결합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계산적 단백질 디자인 방법으로 바이러스 항원에서 변이가 생기지 않는 부분에 강력하게 결합하는 항체를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한 항체는 오미크론을 포함해 알려진 SARS-CoV-2의 모든 변이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SARS-CoV-1, 천산갑 코로나 바이러스 등에도 강력한 결합력을 보이며 우수한 중화 능력 지표를 나타냈다.
이 항체는 미래에 출현할지 모르는 새 중증호흡기증후군 유발 코로나바이러스에도 대응할 수 있는 범용 코로나 치료항체 후보로 기대되고 있으며, 계산적 항체 디자인 기술은 항원의 특정 부위에 결합하는 항체를 발굴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응용성이 넓고 기술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병하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항체는 아미노산 서열이 거의 바뀌지 않는 표면에 결합하기 때문에 향후 출현할 수 있는 신·변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치료 물질이 될 수 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라며 "계산적 항체 디자인 방법은 실험적으로는 얻기 어려운 항체를 개발하는데 널리 이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보성 KAIST 생명과학과 박사과정이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항체 전문 학술지 <mAbs>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Computational design of a neutralizing antibody with picomolar binding affinity for all concerning SARS-CoV-2 variants'. 이번 연구에는 조현수 연세대 교수팀과 김균도 한국화학연구소 박사팀도 참여했다.
연구진은 논문 발표이후 출현한 오미크론 변종 바이러스에도 이번에 개발한 중화항체의 효과를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이 연구는 KAIST 코로나대응 과학기술뉴딜사업단과 한국과학재단 기초과학연구실 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