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가 신약 시대 사후평가 약값 연동 첫 사례될까? 주목
장용명 건강보험심사평원 개발상임이사 8일 전제 조건 공개
'6개월'마다 환자의 생존이나 악화 여부를 판단해 약값을 환급하도록 하는 '약값 사후평가제'가 초고가약 '킴리아' 급여 전제 조건으로 제시된다.
아직까지 약의 효과를 약값과 연동해 약의 급여계약을 체결한 국내 사례가 없어 킴리아 급여 협상 과정이 주목받고 있다. 킴리아는 지난 1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를 통과하며 본격적인 급여협상에 돌입했다.
장용명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개발상임이사는 8일 전문지기자협의회와의 간담회에서 한 번 투여에 약 5억원을 지불해야 하는 CAR-T 항암제 킴리아의 구체적인 급여 협상조건으로 6개월마다 효과를 평가해 효과가 없으면 약값을 환급하는 안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평가 기간을 '4개월, 8개월, 12개월' 혹은 '1년'으로 삼을 것인지, 아니면 수년간 장기추적을 할 것인지 의견이 분분했다.
장용명 이사의 이날 발언에 비춰보면 '6개월 주기 평가'가 정부 가이드라인으로 제시될 전망이다.
향후 보험자를 대표해 약가협상을 진행할 건강보험공단 또한 이 기준에 따라 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킴리아는 한 번 투여만으로 소아 및 성인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ALL)과 성인 림프종(DLBCL)을 치료하는 초고가 약제라는 특성상 환급조건이 없으면 효과여부에 따라 약값이 고스란히 손해로 이어질 수 있다.
DLBCL 환자를 대상으로 한 킴리아 임상연구에 따르면, 킴리아를 투여받은 환자 115명 중 53명이 3개월 이내 약에 반응했고 이중 40명이 '완전관해'에 도달했다.
투약 12개월 후 생존확률은 47.9%, 24개월 시점에서의 생존확률은 39.1%로 나타났다.
이날 장용명 이사는 "킴리아 등 초고가 원샷 치료제는 장기 효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새로운 평가 관리체계를 고민하고 있다"며 "약의 등재 과정에서 '경제성 평가'를 생략하는 대신 약의 1년 처방액이 일정한 수준을 넘지 않도록 하는 '총액제한제도'도 함께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킴리아 측은 공단의 협상 조건에 대해 원샷 초고가 치료제라는 약의 특성을 고려해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치료효과 지표와 효과 지표에 따른 약값 환급률을 어느정도로 할지를 두고는 쉽지 않은 협상 과정을 거칠 가능성이 높다.
제약계의 한 관계자는 "평가지표를 생존율로 잡느냐, 관해율로 잡느냐, 관해율 가운데서도 완전관해만 인정하느냐, 부분관해도 인정하느냐에 따라 환급액 규모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환자들의 킴리아의 건강보험 급여적용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초고가약 급여방식의 지표가 될 킴리아 급여방식을 두고 환자는 물론 보험자와 제약계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