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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8 17:18 (목)
자신에게 인정받아야 좋은 의사가 될 수 있다
자신에게 인정받아야 좋은 의사가 될 수 있다
  • 이명진 의료윤리연구회 초대회장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2.02.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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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좋은 의사,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감사하는 사람"

대한의사협회가 조사해 발표한 [2020 전국의사조사]에 의하면 전체 응답자의 63.1%는 "다시 태어나도 의사 직업을 선택하겠다"고 응답한 반면, 36.9%는 "다른 직업을 선택하겠다"고 응답하였다. 

향후 의사 직업(medical profession)의 미래(future)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는지에 관해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75.6%는 부정적(매우 부정적+다소 부정적)이라고 응답한 반면, 24.4%만이 긍정적(매우 긍정적+다소 긍정적)이라고 응답하였다.

여러 가지 환경과 여건이 작용했겠지만, 대한민국 동료 의사들이 남에게(환자·동료의사·동료직원) 인정받는 것 뿐 아니라 자신의 삶에 대해 만족하고 자기 자신에게 인정받는 의사가 됐으면 한다. 

잠시 멈추어 서서 자신의 모습과 걸어갈 길에 청진기를 대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첫째, 자신의 마음의 정원이 메말라가고 있지는 않은 지 자신의 영혼에 청진기를 대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전문지식을 습득하는 것 뿐 아니라 여러 가지 인문학 서적과 종교서적 등을 가까이 함으로써 육체적 질병 뿐 아니라 인간이 가지고 있는 삶의 무게와 고민에 대해 느끼고 사색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독서와 자기 성찰의 시간은 자기 계발에 큰 유익이 된다. 좋은 책은 마음의 정원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해 준다. 마음이 풍요로운 의사는 급박하고 힘든 상황에서도 남들보다 평정심을 잘 유지할 수 있다.

한 손에는 전문서적을, 다른 한 손에는 마음의 밭을 가꿀 책을 가까이 하는 의사가 좋은 의사다. 최근 유튜브를 통해 많은 정보를 습득할 수 있지만 종이로 된 책을 읽으며 얻는 지식과 지혜를 따라 올 수 없다. 

두 번째로 자신의 몸에 청진기를 대어 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과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 환자의 건강을 지키는 일이다. 환자의 병을 고치면서 자신의 몸은 병들게 방치한다는 것은 바람직 한 일이 아니다.

건강하지 못한 육체에 건강한 생각과 통찰력이 머물기 어렵다.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의사가 좋은 의사다. 길고 어려운 교육과정을 거친 고급 인력이 건강의 문제로 사회에 공헌하지 못 한다는 것은 본인을 포함해 사회 전체에 커다란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자신의 생활습관과 건강관리에 있어서 개선해야 할 부분은 없는지 검점해보고 버릴 것을 버리고 정리할 것은 정리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세 번째로 가족들의 삶에 청진기를 대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진료현장에서 지친 육체와 마음은 가정을 통해 재충전되고 힘을 얻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 가족과 함께 하고 대화하는 시간을 만들고, 가족의 사랑을 통해 마음의 안정과 에너지를 얻어야 한다.

배우자의 마음과 자녀들의 마음을 읽어주는 사랑의 청진기를 가족들의 삶에 대어 보아야 한다. 가족들도 병원에서 아픈 환자들을 치료하느라 지친 의사에게 감사의 표현과 격려의 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특히 아침에 출근을 할 때에는 가능한 한 마음 편안하게 출근해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환자를 대하도록 가족의 격려와 응원이 필요하다. 자신의 가정을 잘 보살피는 의사가 좋은 의사다.

마지막으로 사회를 향해 청진기를 대어 보아야 한다. 의사 전문직으로서 목소리를 내야 할 부분이 있는지 사회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각종 봉사활동에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고 참여함으로서 전문직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담당해가야 한다. 지금도 다양한 영역에서 의사 전문가들의 참여를 바라고 있는 곳들이 많이 있다. 자신의 재능을 잘 활용하고 기부하는 의사가 좋은 의사다.

의료봉사나 자선활동, 각종 NGO 단체에 참여해 활동하는 것이 필요하다.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어려운 이웃들에게 사랑도 나누고 의사가 아닌 사람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좋은 소통의 창구가 될 것이다. 

진정한 좋은 의사(Good Doctor)는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감사하는 사람이다. 자신의 삶에 대한 의미와 가치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자신의 건강과 가정을 돌보며, 사회에 봉사할 때, 자기 자신에게 인정받는 좋은 의사가 될 수 있다.

의사로서의 정체성과 역할을 확인하고 가꾸어가는 제련작업이 필요하다. 대한민국 동료의사들 모두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일구어가며 사회 각 영역에서 인정받는 멋진 삶을 살아가기 기원한다. 

■ 칼럼이나 기고 내용은 <의협신문>의 편집 방침과 같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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