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 공약·헛 정책에 또 속는 한국
헛 공약·헛 정책에 또 속는 한국
  • 윤인모 의협 기획이사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2.02.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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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적 개혁시기, GDP 증가율이 의료보다 높은 2000년 초기...개선 적기 놓쳐 
시작부터 튼튼하지 못한 제도 방치…조속히 개선 착수해야

유럽의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기업의 역사를 보면 1900년 전후 유럽의 경제수준을 알 수 있다 

1810년 푸조, 1847년 지멘스그룹, 1863년 바이엘, 1906년 롤스로이스, 1916년 BMW, 1919년 벤틀리 등 이 시기에 산업화 사회를 맞아 경제 중흥을 이루었다. 

대부분 유럽 국가의 복지비용은 이미 전체 GDP의 3∼5%를 넘었다. 참고로 3%를 넘으면 복지국가에 진입했다고 표현한다. 3% 진입 시기를 보면 독일 1900년, 스위스 1900년, 영국 1905년, 노르웨이 1911년, 프랑스 1920년 등이다. 

좀 더 복지국가화 되는 5% 진입시기를 보면 독일 1915년, 스위스 1920년, 영국 1920년, 노르웨이 1926년, 프랑스 1931년 등이다. 

이 시기는 유럽이 의료제도를 시작한 시기(독일 1881년, 스위스 1911년. 영국 1911년 등)와 거의 일치한다. 유럽은 의료제도를 제대로 만들 복지재정투입이 가능했다.

이에 비해 한국은 1970년대 말에 제도가 시작된 이후 한참 지난 후 1990년 3%를 넘어섰고, 1998년 5%를 넘기며 복지에 비용지출을 하기 시작했다.

유럽에 비해 의료제도를 깊이 없이 만든 이유는 재정이 빈약한 1970년대에 얇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바로 제대로 된 복지국가의 틀을 만들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다. 

민주국가에서는 멀리 가기 위해 보조를 맞춰 가기 위한 설득이 필수다. 그러나 그 시절에 시작한 복지정책은  긴 안목을 바탕으로 하기에 재정이 빈약했다. 이에 따라 급여 항목을 대폭 축소, 그것도 50% 정도만 급여해 주는 방법으로 시작했다.  멀리가기 보다는 빨리 가기 위해 제도를 단편적으로 만들어 시작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렇게 시작한 기본적 구조(민간의료기관을  강제 지정하고, 그 안에  급여와 비급여를 공존시키는 구조)를 40년 넘게 유지하고 있다. 아니 거의 방치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어용학자들은 다양한 노력을 해 왔다고  주장한다. 2000년에는 건강보험 통합을 완료하였고, 2010년까지 급여 혜택을 늘리는 것에 주력했다고 한다.

2020년까지는  건강보험 보장률을 60% 이상으로 올려 80%에 도달하겠다는 생각으로 비급여 축소 플랜을 시작했다고 역설한다.

그러나 결과는 좋지 못하다. 40년 전에 만든 얇은 제도를 개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21년 보장률은 여전히 60% 대에 있으며, 공공의료기관비율은  20년전 그대로이다. 반면  의료비 증가율은 2022년 주요국 평균을 넘을 전망이다. 이쯤되면  방치한 것이다.

한국이 제도를 방치하고 있는 동안에도 선진국은 견고한 제도를 더욱더 개혁에 가까운 수준으로 개선하고 있다. 생산적 복지로의 전환 패러다임과 당면과제인 인구 감소와 고령화 등을 소화하기에 현 제도가 알맞지 않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에 100년 추계를 내면서, 좀 더 필수적인, 좀 더 효율적인 부분에 더욱 집중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에게 돈을 더 걷으려면 돈을 꼭 써야 할 곳만 쓰고 있다는 논리를 펴야 저항이 줄어든다. 이러한 설득 과정을 통해 프랑스는 1995년 쥐폐 계획을, 네덜란드는 2006년 보험개혁을, 영국은 1990년대부터 3차례 보험계획구조 조정 등을 실행했다. 성공한 곳도 있고, 결과가 썩 좋지 못한 곳도 있다. 무언가 노력하고 있다는 공통점에는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그러나 한국은 시작부터 튼튼하지 못한 제도를 거의 방치 수준에서 유지하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요양기관 강제지정제와 관련한 2002년 결정(99헌바76) 당시 공공의료 기관수 비중은 5% 이고, 2014년 결정(2012헌마865) 당시에도 공공의료 기관수 비중은 5% 수준이다. 헌재는 민간의료기관 강제 지정제가 합헌인 이유로 5∼10%를 넘지 못하는 공공의료 기관수와 병상수 비중의 열악한 상황을 근거로 제시했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 공공의료 기관수 비중은 5.4%, 공공병상수 비중은 9.7%로 20년 전과 비슷하다.

이미 진일보한 논의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쯤 되면 확실한 직무유기다. 문제는 책임질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어느 시기가 가장 의료제도 개혁의 적기였을까?

아래 '그림'에서 보듯 필자는 GDP가 의료비 증가율 보다 높은 2000년대 초기가 제도를 혁신할 수 있는 골든 타임으로 생각한다.

ⓒ의협신문
ⓒ의협신문

하지만 이미 늦었다. 그래도 더욱 조속히 유럽과 같은 100년 미래를 내다보고 복지를 짜는 개선에 착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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