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빠진' 노인요양제도 한계 명확, 해법 찾아야
'의료 빠진' 노인요양제도 한계 명확, 해법 찾아야
  • 장현재 대한개원의협의회 총무부회장(서울 노원구·파티마의원)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2.02.15 06:00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30년 노인 인구 1/4...현행 노인장기요양보험 의료 요구 외면
방문진료 활성화, 건강보험·장기요양보험 연계 체계 마련해야
장현재 대한개원의협의회 총무부회장(서울 노원구·파티마의원) ⓒ의협신문
장현재 대한개원의협의회 총무부회장(서울 노원구·파티마의원) ⓒ의협신문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어느덧 시행 14년 차를 맞아 제도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사회적 연대 원리에 기반을 둬 노인에 대한 사회적 돌봄 체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그간의 성과가 절대 작지 않다. 

다만 노인의 삶의 질 개선과 가족의 돌봄 부담 경감이라는 제도 시행 본연의 목적을 생각하자면, 아직 갈 길이 멀다. 편안한 노년의 삶을 위해서는 보건, 의료와 복지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하나, 현재의 서비스 제공 체계는 그렇지 못한 탓이다.

노년기 삶의 질은 무엇보다 '건강'과 떼놓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노인의 건강 문제는 의료비 지출이라는 사회적 숙제와도 직결된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성숙을 논함에 있어 의료의 중요성을 강조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부는 노인의 삶의 질 개선과 가족 돌봄 부담 경감을 위한 공적 노인요양보장체계 확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일자 2005년부터 3년 동안 시범사업을 거쳐, 지난 2008년 7월 노인장기요양제도를 본격 시행했다.

제도 시행 초기 21만여 명에 그쳤던 장기요양보험 수급자는 2021년 86만 명으로 4배 이상 늘어나 외형적으로 큰 성장을 보였다. 2020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숫자가 848만 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노인 10명 중 1명이 장기요양보험의 혜택을 받고 있는 셈이다.

장기요양보험 급여비 또한 해마다 늘어 지난해 9조 8248억 원을 기록했다. 최근 5년간 그 규모가 2배 가까이 증가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다가올 미래 환경을 생각하자면 장기요양보험이 기대받는 역할은 더욱 커진다. 무엇보다 빠른 고령화가 문제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17년 이미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전체 인구의 14% 넘는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2025년엔 그 비중이 20%를 넘겨 초고령사회에 들어서며, 2030년 24.3%로 노인 인구의 비중이 전체의 1/4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이들 노인의 건강 상태에 관한 것이다. 

2020년 노인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 노인 인구의 84%가 1개 이상의 만성 질병이 있다고 응답했다. 만성 질병을 2개 이상 지니고 있는 복합 이환자는 54.9%였으며, 평균 만성 질병의 숫자는 1.9개로 집계됐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만성질환 유병률도 증가했다. 65∼69세·70∼74세에 속하는 전기노인의 만성질환 유병률은 각각 75.6%, 83.8%로 나타났으나, 75세 이상 후기노인의 만성질환 유병률은 75∼79세 89.8%, 80∼84세 90.8%, 85세 이상 93.1%로 갈수록 높다.

만성질병 종류별 유병률은 고혈압이 56.8%로 가장 많고, 당뇨병 24.2%, 고지혈증 17.1%, 골관절염 또는 류머티즘 관절염 16.5% 순으로 집계됐다. 치료율은 90% 수준으로 확인됐는데, 이는 대부분의 노인이 의료 수요가 있으며, 이를 지속해서 받기를 원하고 있다는 의미다.

건강서비스에 확대에 대한 수요도 높다. 실태조사 결과, 노인정책 중 가장 먼저 확대해야 할 정책으로 노인 건강과 노인 돌봄을 우선순위로 꼽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노인장기요양보험 홈페이지. ⓒ의협신문
국민건강보험공단 노인장기요양보험 홈페이지. ⓒ의협신문

하지만 현재의 노인장기요양보험은 수급자의 의료적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노인요양시설 생활자에 의료적 요구가 발생하면 이를 건강보험 안에서 해결하도록 하고 있으나, 협력의료기관이나 촉탁의제도 등이 여러 제한점 때문에 형식적으로 운영하는 일이 흔하다. 이로 인해 시설 입소 노인들이 제때 필요한 진료를 받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는 노인 의료비로 인한 사회적 부담을 가중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건강보험 진료비 중 노인 진료비는 2008년 10조 4900억 원에서 2015년 21조 3600억 원으로, 그리고 2020년 37조 4737억 원으로 급증했다. 총 진료비 중 노인 진료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43.1%에 달하며, 2030년엔 65.4%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자들이 적기 진료를 보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다면 적어도 치료 지연 등으로 말미암은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가깝게는 방문진료를 활성화할 수 있는 수가 개편방안을 마련하거나, 중장기적으로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을 연계해 의료전달체계를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정부가 노인장기요양제도의 개선점을 찾는 노력을 시작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논의의 초점이 수급자들의 의료적 수요를 충족시키는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는데 모이길 기대한다.  

다시한번 강조하자면 노인 돌봄은 의료·보건·복지가 각 영역 내, 혹은 영역 간에 유기적으로 연계할 수 있도록 제대로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특히 노인장기요양제도에서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의사가 주변인이 아닌 주인공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