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 항소심 판결 접한 의협 "소신진료 환경 마련해야"
이대목동병원 항소심 판결 접한 의협 "소신진료 환경 마련해야"
  • 박승민 기자 smpark0602@gmail.com
  • 승인 2022.02.1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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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의협 대변인 "소신진료 보장해야 기피 과 줄어...의료분쟁특례법 필요"
장성환 변호사(법무법인 담헌) "분주 자체 잘못 아니다 고법 재판부 인정"
[그래픽=윤세호 기자]ⓒ의협신문
[그래픽=윤세호 기자]ⓒ의협신문

대한의사협회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항소심에서 의료인 7명 모두 '무죄'로 판결한데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수현 의협 홍보이사 겸 대변인은 "이대목동병원 의료진 전원 무죄라는 합리적 판결이 나온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라면서 "국민이 안전하게 치료받고 의사들이 소신껏 치료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기 위해서는 나쁜 결과가 나왔다고 구속하고 실형을 내리는 등의 위협적인 수사를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수현 대변인은 "의학적 판단에 따른 진료과정에서 업무상과실로 인한 의료분쟁 시 의료인에 관한 형사처분 등의 특례(의료분쟁특례법) 제정이 필요하다"면서 "의료분쟁으로 인한 피해의 신속한 구제를 촉진하고 안정적 진료환경을 보장할 수 있어야 기피 과가 줄어들고 의료진도 소신껏 진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재판에서 피고측을 변호한 장성환 변호사(법무법인 담헌)는 "이번 재판을 하면서 재판장이 의문을 표한 부분에 대해 전부 답변을 하고 항소심 재판장도 이를 많이 반영해 줬다"라며 "큰 흐름이 바뀐 게 분주에 관한 것이다. 현재 코로나19 백신도 분주하고 있고, 항소심 재판장은 분주 자체가 잘못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이야기하며 분주 지연행위로 인해 감염됐다는 것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감염 가능성에 대해 1심부터 주장해 왔고, 논문도 제출했는데 1심에서는 이를 받아주지 않았다"라면서 "2심에선 이 가능성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인정했다"라고 덧붙였다. 

서울고등법원은 2월 16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을 둘러싼 업무상 과실치사 사건에서 조수진 교수를 비롯한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인 7명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은 지난 2017년 12월 16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은 환아 4명이 오후 9시 32분부터 오후 10시 53분까지 연이어 사망한 사건이다.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보고서에서 사망원인으로 지질영양 주사제를 분주하는 과정에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으로 짚었다. 질병관리본부(현 질병관리청) 역시 "사망한 신생아의 혈액에서 검출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환아에게 투여된 지질영양 주사제에서도 검출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의료인들의 관리·감독 소홀 등으로 신생아를 사망케 했다면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교수 3명과 전공의 1명, 간호사 3명 등 총 7명의 의료인을 기소했다.

1심 재판부는 2019년 2월 21일 "의료진들이 감염관리를 부실하게 한 과실은 인정되지만, 이런 과실이 환아들이 패혈증으로 사망할 때 직접 작용했다는 인과관계는 합리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시하며 의료인 7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 2019년 2월 22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2019년 7월 17일부터 2022년 1월 19일까지 총 6차례의 항소심 공판 끝에 진행된 이번 재판에서 서울고법 재판부는 "검사의 공소 사실은 추론에 근거하고 있고, 여러 부분에서 피고인의 유리한 가능성은 배제한 채 불리한 가능성을 채택·조합한 부분이 있다"고 판시한 뒤 "지질영양 주사제(스모프리피드)가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오염 외에 무시할 수 없는 다른 가능성이 존재하며, 설령 스모프리피드가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에 오염됐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분주 지연 투여로 인해 오염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서울고법 재판부는 ▲스모프리피드 주사제의 외부 오염 가능성 ▲스모프리피드 주사제 분주 과정에서의 오염 가능성 ▲같은 주사제를 맞은 환아의 생존  ▲피해자의 중심정맥관에 스모프리피드 주사제 투여를 통한 감염 가능성 ▲분주 지연으로 인한 세균 대폭 증대의 가능성 등을 집중해서 살폈다. 

서울고법 재판부는 "역학조사 결과 보고서를 작성한 질병관리본부(현 질병관리청) 책임자는 스모프리피드 주사제가 수액세트와 연결되고 쓰리웨이가 잠겨진 상태로 외부 환경에 의해 주사제가 오염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진술했다"라며 "다만 질병관리본부의 전문가 외 수사와 재판에 관여한 모든 전문가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결론에는 '외부 오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는 의견으로 일치한다"라고 밝혔다. 

스모프리피드 주사기의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오염은 분주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검사 측의 주장도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서울고법 재판부는 "싱크대에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검출된 것과 스모프리피드 주사제가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에 오염된 것 사이에 선후 관계를 입증할 수 없다"면서 "싱크대가 스모프리피드 주사제 소분 이전에 오염되거나 소분 당시에 오염됐다면 그 이후에 준비된 주사기에는 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오염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의 가장 중요한 과실로 지목된 분주 지연 투여로 인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오염 가능성에 대해서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주사제의 분할 사용이 금지된 것은 아니므로 분주 그 자체를 위법이라고 볼 수는 없다. 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매우 오랫동안 분주가 이뤄졌지만, 이 사건 분주와 과거의 분주와 무엇이 달랐기에 주사제 오염이 발생했는지 설명이 필요하다"라면서 "공소사실 기제만으로는 피고인의 행위로 인한 오염이 발생했다는 것인지 분명하지 않고, 문제되는 행위가 피고인의 행위인지 개별 주시기에 소분이라는 것인지도 분명하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스모프리피드 주사제에 투입된 세균의 증식 속도와 양을 고려할 때 지연 투여로 감염의 가능성이 비로소 발생했거나 위험한 수준으로 대폭 증대됐다고도 보기 어렵다"면서 "이 사건에 사용된 수액세트, 쓰리웨이 등 의료기기가 처음부터 오염 내지 불량이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다른 가능성이 합리적으로 배제되지 않는 이상 스모프리피드 주사가 피해자의 패혈증을 유발한 유일한 감염원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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