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홍준·이연정 교수팀, 소아청소년 대상 상세한 면담 필요
기분장애 청소년, 부모 인지 수면장애 정도보다 높게 나타나
소아청소년기 불면증 유병률이 10∼2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성인 뿐만 아니라 소아청소년기 수면장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소아청소년의 수면장애 치료를 위한 병력 청취 과정에서 듣게 되는 부모들이 인지하는 수면장애 정도가 실제와는 차이가 있어 소아청소년 본인 대상의 상세한 면담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홍준 건국의대 교수(건국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이연정 순천향의대 교수(순천향대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팀은 두 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외래를 방문한 청소년 230명의 심리검사를 후향적으로 분석했다.
소아청소년기에 흔히 진단되는 수면장애에는 불면증 외에도 코골이(수면무호흡증), 과수면증(기면증), 사건수면(몽유병) 등이 있다.
수면장애 진단을 위해서는 병력 청취를 통해 환자의 자세한 증상을 확인하게 된다. 필요한 경우 야간수면다원검사·수면잠복반복검사 등 보다 정밀한 진단을 위한 추가 검사도 시행한다.
일반적으로 소아청소년의 경우 병력 청취 과정에서 동반한 부모가 환자를 대신해 증상을 설명해주는 경우가 흔한데, 이때 환자 자신과 동반한 부모 사이에 증상의 정도에 대한 상당한 불일치가 존재할 수 있다.
부모가 자녀의 증상을 부정확하게 인식해 증상을 축소해서 이야기하거나, 반대로 과장해서 이야기할 수 있다. 특히 청소년기에는 대부분 부모와 독립된 방에서 잠을 자기 때문에 부모가 환자의 수면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다.
전홍준·이연정 교수팀은 이 같은 증상 보고의 불일치를 평가하기 위해 두 병원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한 청소년 230명의 심리검사를 후향적으로 분석하고, 대한의학회 공식 국제학술지인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2월호에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울장애·양극성정동장애 등과 같은 기분 장애가 있는 청소년의 경우 부모가 평가한 수면장애 정도에 비해 환자 자신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수면장애 정도가 더 높았다.
기분 장애가 있는 청소년의 경우 불면증 등의 수면장애가 동반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런 수면장애 증상이 어머니에 의해 잘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불안장애·발달장애 등의 경우에도 기분 장애의 경우와 비교해 정도는 덜 하지만 동일한 결과를 보였다.
하지만 어떤 정신과 진단을 받았는지에 따라 반대의 결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적대적반항장애·품행장애 등 행동 문제가 주 증상인 청소년들은 도리어 어머니가 더욱 적극적으로 수면장애를 보고했다. 이런 환자들은 자신의 증상을 원활하게 표현하기 어려워한다는 의미다.
전홍준·이연정 교수팀은 "심리적 문제를 가진 청소년들을 평가할 때 부모님으로부터만 정보를 획득한다면 수면 문제가 충분히 밝혀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청소년 본인을 대상으로 상세한 면담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