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신문 창간 55주년 특집] 제약 혁신 아이콘 '화이자·한미' 2년 연속 1위
화이자·AZ·얀센 등 백신 개발사 순위권..노바티스 혁신 신약에도 낮은 지지
국산 1호 백신 개발 중 SK바사도 선전...삼성바이오에피스·HK 이노엔 신성
혁신적인 이미지를 가진 제약사를 선택해 달라는 질문에 다수의 의사들이 한국화이자제약과 한미약품을 선택했다. 2년 연속 같은 결과다.
이들의 뒤를 이은 순위권 제약사 명단은 제법 바뀌었는데, 지난 1년 제약계의 흐름을 점쳐볼 수 있는 결과라 흥미롭다.
[의협신문]이 창간 55주년을 맞아 의사 회원들을 대상으로 '제약사 이미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조사다.
조사는 응답자들이 '혁신적'이라는 단어에서 연상되는 제약사를 각각 3곳씩 선택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결과 값은 SPSS 교차분석을 통해, 응답 총계 기준 해당 응답의 상대적 비율을 산출하는 방식으로 정리했다.
혁신하면 떠오르는 외국계 제약사 '화이자'
GSK·아스트라제네카, 지지율 상승세 눈길
'혁신'하면 떠오르는 외국계 제약사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의사 응답자 26.5%가 화이자를 꼽았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가장 높은 순위다.
화이자에 대한 호의적인 인식은 전 연령층, 전 직역에서 고르게 나타났다. 혁신적이라는 단어에서 화이자를 떠올렸다고 답한 응답자는 30대에서 23.9%, 40대 26.1%, 50대 27.2%, 60대 29.2%, 70대 이상 22.2%로 나타났다. 직역별로도 개원의 27.1%, 봉직의 26.7%, 교수 24.1%, 전공의 33.3%가 '혁신=화이자'라는 공식에 고개를 끄덕였다.
화이자에 다음으로 많은 선택을 받은 제약사는 MSD다. 지난해와 같은 순위다. 혁신적 제약사로 MSD를 꼽은 의사는 지난해 11.6%, 올해 11.9%를 기록했다.
GSK와 아스트라제네카에서 혁신성을 봤다는 의사도 11.8%와 10.5%로 많았다. GSK와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각각 7.9%와 8%의 지지를 얻었었다. 지난 1년 새 해당 제약사에 대한 이미지가 꽤 개선됐다는 의미다.
이어 길리어드사이언스가 8%, 노바티스가 7.1%, 얀센이 5.8%의 득표를 얻어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길리어드는 지난해 설문조사에서 7위, 노바티스는 3위, 얀센은 9위를 기록했었다.
화이자·AZ·얀센 등 백신 제약사 순위권 포진
노바티스, 킴리아 등 혁신 신약에도 낮은 지지
설문 결과, 국내 허가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제약사들이 상위권에 존재하거나 그에 대한 지지율·순위가 전년도에 비해 높아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1위 자리를 수성한 화이자를 비롯해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모두 전년도에 비해 지지율과 순위가 상승하며 선전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해당 제약사에 대한 혁신적 이미지로 연결됐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노바티스의 경우 킴리아와 졸겐스마 등 이른바 원샷 치료제를 연이어 내놓으며 지난해 초고가 신약 이슈를 이끌었으나, 이것이 제약사의 혁신 이미지로 직접 이어지지는 않았다.
혁신이라는 단어에서 노바티스를 떠올렸다는 응답자는 지난해 8.8%였으나 올해 그 수치가 7.1%로 떨어졌다. 혁신 이미지 순위도 지난해 3위에서 올해 6위로 내려앉았다.
의료계 관계자는 "킴리아나 졸겐스마와 같이 주목할만한 신약을 내놓기는 했으나, 자체 연구나 혁신보다는 연구개발사와의 협업을 통해 신약을 발굴한다는 이미지가 강하다"며 "우리 정부와의 급여협상 과정에서 지나치게 비싼 약값을 고수한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고 평했다.
국내 제약 혁신 아이콘은 '한미약품'·'SK바이오사이언스'
선호도 1위 유한양행, '렉라자' 출시에도 이미지 전환 고전
혁신이라는 단어에서 연상되는 국내 제약사를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17.1%가 한미약품을 꼽았다. 마찬가지로 지난해와 같은 순위다. 지난해 같은 질문에 한미약품을 선택한 응답자는 20.1%였다.
한미약품에 이어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순위에 올랐다. 혁신적 국내사로 SK바이오사이언스를 꼽은 응답자는 16.2%였다. 그야말로 신성처럼 등장했는데 외국계 제약사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백신 개발 노력과 해외백신 위탁 생산 등에서 역할을 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의사가 꼽은 혁신 국내사 3위는 GC녹십자다. 지난해와 같은 순위인데, 다만 앞서 공개한 선호도 조사결과와 마찬가지로 지지율 자체는 다소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혁신 국내사로 GC녹십자를 꼽은 의사는 13.6%였으나 올해는 10.8%로 떨어졌다.
선호도 조사 만년 1위, 여기에 더해 지난해 국신 항암제 렉라자를 내놓으며 파장을 일으켰던 유한양행도 기대에는 못미쳤다.
신진 제약사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응답자 9%, '케이캡'으로 잭팟을 터뜨린 HK 이노엔이 응답자 7.4%의 지지를 얻으며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조사는 [의협신문] 자체 설문조사 시스템인 '닥터서베이'를 통해 전국 의사회원을 대상으로 3월 7일부터 14일까지 실시했다. 274명의 회원이 응답했으며 신뢰도는 93.4%, 표준편차는 ±1.4이다. [자료분석=김학준 기자/그래픽=윤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