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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칼럼 불확실성의 시대, 보건의료정책의 적합성 확보
법률칼럼 불확실성의 시대, 보건의료정책의 적합성 확보
  • 조진석 의료·행정전문변호사/의사(법무법인 세승)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2.03.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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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석 의료·행정전문변호사/의사(법무법인 세승)
조진석 의료·행정전문변호사/의사(법무법인 세승)

우리나라를 비롯한 국제 사회는 2020년초부터 COVID-19(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으로 인하여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극심한 혼란과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사회의 여러 가지 요소들이 일반적인 범위를 넘어 급변하거나 통상적인 인과관계를 따르지 않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처해 있다.

공공정책은 시민들의 생활과 안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시민들의 권리를 제한하기도 하는바 정책 수립 및 시행의 전제조건으로서 적합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현재와 같은 불확실성의 시대에서는 정책의 적합성을 확보하는 것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공공정책은 그 작동에 여러 가지 요소들이 관여하는 것으로 해당 요소들로 구성된 변인을 완전히 통제할 수는 없는 것이 일반적인데, 정책 수립 과정에서 예상 가능한 범위에서 변인을 설정하고 해당 범위에서 정책 수행의 결과가 최대화되도록 정책을 설계하며 예상 밖의 변인이 나타나거나 변인의 변화범위가 예상과 다르게 나타날 경우 이를 반영하여 정책을 수정, 보완, 폐기하는 방식으로 정책이 시민사회에 적합성을 가지고 적용될 수 있어야 한다. 

한편 공공정책 중 보건의료정책은 시민들의 건강과 생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정책분야로, 정책의 적합성이 부족하거나 부재할 경우 그 파급력이 상당히 부정적이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적합성이 요구되는 분야이다.

보건의료정책은 생명과학, 의학, 보건학, 약학, 경제학, 의공학 등 과학에 관한 정책이 주요소를 이룬다는 점에서 정책의 적합성 확보를 위해 과학적 타당성을 필수적으로 고려하여야 하는데, 보건의료정책에서 요구되는 과학적 타당성은 정부나 국회 등 정책결정자들의 관념적, 추상적 추측에 따른 것이 아니라 과학적 원칙에 따른 구체적이면서도 실체적인 근거에 의하여 형성되어야 할 것이다.

정책결정자들에 의한 정책수립은 정책이 작동하여 결과가 생성됨으로써 정책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과정의 시작인데, 정책의 예상되는 작동결과와 정책의 내용이 인과적 연결이 되어야 하나 이에 관하여 정책결정자들의 관념적 추측에 근거할 경우 그릇된 지식과 경험 또는 주관적 목적 등에 의하여 정책의 예상되는 작동결과와 정책의 내용이 인과적으로 연결되지 않거나 예상과는 다른 부정적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증가하는 반면, 과학적 원칙에 따른 근거에 기반할 경우에는 신뢰할 수 있게 검증된 자료에 의하여 정책의 예상되는 작동결과와 정책의 내용 사이의 인과적 연결을 평가할 수 있고 의도하지 않은 부정적 결과의 발생 가능성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의대 신설 등 의료인 인력 수급 방안이나 한방 첩약 급여화, 요양급여기준 설정, 약가 결정, COVID-19 방역지침 등의 보건의료정책과 관련하여 과학적 근거가 아닌 정책결정자들의 관념적, 추상적 추측에 기반한다면 해당 정책은 정책의 예상되는 작동결과와 정책의 내용이 인과적으로 연결되지 않거나 의도하지 않은 부정적 결과가 발생하는 등 적합성 결여로 인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작금의 현실은 COVID-19과 같은 변인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이로 인해 보건의료정책 뿐만 아니라 여러 공공정책의 영향이 예상과는 다르게 나타나는 빈도가 커지는 상황이다. 이렇게 불확실성이 증대된 상황에서는 막연한 추측이 아니라 시시각각 확인되는 과학적 원칙에 따른 신뢰할 수 있는 근거에 기반하여 정책을 수립, 수정, 보완, 폐기하는 것이 정책의 적합성을 유지함으로써 불확실성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해소하여 시민들의 건강과 생명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방안이 될 것이다.

따라서 정부와 국회 등 정책결정자들은 보건의료정책 수립단계에서부터 과학적 원칙에 따른 근거에 기반하여야 하고, COVID-19과 같은 변인이 발생하여 불확실성이 증대된 경우라 하더라도 과학적 원칙에 따른 신뢰할 수 있는 근거에 기반하여 유연하면서도 기민하게 정책을 수정, 보완, 폐기하는 방식으로 정책의 적합성을 확보하도록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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