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도 수가협상'...'의원유형' 협상준비 착수

'2023년도 수가협상'...'의원유형' 협상준비 착수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22.04.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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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대개협에 협상권 위임...김동석 협상단장, 2차 수가협상 도전 성공 기대
"코로나19 손실 2년 쌓여 버티기 한계...객관적 데이터 토대 치밀한 전략 수립"

지난 2021년 5월 6일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을 비롯한 의료공급자단체 대표들과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2022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수가계약)'을 위한 상견례 및 간담회를 하고, 본격적인 수가협상 시작을 알렸다. ⓒ의협신문
지난 2021년 5월 6일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을 비롯한 의료공급자단체 대표들과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2022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수가계약)'을 위한 상견례 및 간담회를 하고, 본격적인 수가협상 시작을 알렸다. ⓒ의협신문

올해도 어김없이 수가협상 시즌이 돌아왔다. 대한의사협회 등 요양기관단체들은 오는 5월 1일부터 한 달간 진행될 '2023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협상' 준비에 착수했다.

의협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수가협상 권한을 대한개원의협의회에 위임했고, 의협과 대개협은 최근 협의를 통해 협상단을 구성했다. 지난해 수가협상을 비교적 무난하게 이끌었다는 평을 듣는 김동석 대개협 회장이 의원유형 수가협상단장으로서 두 번째 도전에 나선다.

의협·대개협, 수가협상단 및 자문단 구성 완료...1차 내부 회의 가져
의협과 대개협은 지난 3월 29일 수가협상단과 자문단 구성을 마치고, 1차 내부 회의를 개최했다.

협상단은 김동석 단장을 필두로 좌훈정 위원, 강창원 위원, 조정호 위원 등으로 구성했다. 자문단으로는 박명하 서울특별시의사회장, 박보연 충남의사회장, 양동호 광주광역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 이승주 충남의사회 대의원회 의장, 황찬호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장, 민승기 대한개원의협의회 보험부회장, 우봉식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장이 참여한다.

1차 내부 회의를 마친 협상단과 자문단은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점점 열악해져가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적정수가를 보전해야 한다'는 협상 원칙을 공유하고, "의원급 의료기관의 어려운 현실을 반영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를 준비해 합리적 협상 결과 도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석 협상단장 "올해 더 힘든 협상...부인할 수 없는 데이터로 승부"

지난 2021년 5월 31일 오후 6시 수가계약 법정 시한을 6시간 앞둔 상태에서 협상 상황을 브리핑하는 김동석 당시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장(대한개원의협의회장). ⓒ의협신문
지난 2021년 5월 31일 오후 6시 수가계약 법정 시한을 6시간 앞둔 상태에서 협상 상황을 브리핑하는 김동석 의협 수가협상단장(대한개원의협의회장). ⓒ의협신문

14만 회원이 주목하는 무거운 중책을 또 맡은 김동석 수가협상단장은 [의협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난해 수가협상(2022년도 수가협상)에서 회원들이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대개협 주도 협상에 대한 불안감을 어느 정도 해소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김 단장은 "지난해 수가협상은 코로나19로 어려운 국민의 입장을 고려해 만족스럽지 못한 3.0%라는 인상률에도 대승적 차원에서 협상 타결을 결정했다"고 회고하면서 "SGR(Sustainable Growth Rate, 지속가능한 목표진료비 증가율) 모형을 통해 도출한 순위보다 의원유형 수가인상율 결과가 좋았다. 물론 회원들이 만족할 수준은 아니었겠지만, 코로나19라는 재난 등 어려운 협상 환경에서 최선을 다한 결과였다. 올해도 단 0.1%라도 더 회원들에게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GR 진료비 누적기간 단축·최신 회계조사 자료 적용 '변수' 등장
올해 수가협상부터는 SGR 모형 적용방식이 변경된다. 지난해 협상까지는 2007년도 진료비 누적 수치를 반영했는데, 올해는 누적 연도를 10년으로 단축했다.

의료물가지수 산출식의 비용가중치 자료도 최신화한다. 그동안에는 의료물가 구성 항목(인건비, 관리비, 재료비) 가중치를 2차 상대가치개편 회계조사(2010년) 자료를 활용해 산출했는데, 올해부터는 3차 상대가치개편 회계조사(2017년) 자료를 활용해 비용가중치를 정한다.

김 단장은 "SGR 모형은 의료수가가 적정하다는 전제하에 적용하는 모형이다. 고질적 저수가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적용할 수 없는 모형으로 미국도 그 문제점을 인정해 폐지했다"면서 "보험자 측에서 내년에도 시간적으로 어쩔 수 없다는 이유로 또 SGR 모형 적용론을 들고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수가협상 과정에서 수가 정상화 없는 SGR 모형 적용 불가 입장을 다시 한번 밝힐 생각이며,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등을 통해 새로운 모형을 개발해 제안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신 회계조사 자료 적용에 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건보공단 통계상 코로나19에도 '의원급 진료비 점유율' 증가했다는데
국민건강보험공단이 3월 30일 발간한 '2021년 건강보험 주요통계'에 따르면 요양기관종별 진료비 점유율은 종합병원급 35.4%로 2020년 대비 0.7%p 증가했고, 의원급 점유율은 27.7%에서 28%로 0.3%p 증가했다. 반면 병원급(-0.6%),  약국(-0.3%) 등은 감소했다. 이를 두고 의료계 일각에서는 올해 의원유형 수가협상의 악재로 예상하고 있다.

김 단장은  "건강보험 보장성이 강화되면 급여액은 줄면서 청구액은 늘게 된다. 초음파 급여화 등에 따라 통계상으로는 진료비가 는 것처럼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이는 자료를 잘못 해석한 탓"이라고 일축했다.

"코로나 방역·신속항원검사·인력지원 비용 지원, 왜 건보재정 쓰나"
정부는 코로나19 장기화 대응을 위한 긴급의료지원 비용의 상당 부분을 건보재정에서 지출했고, 건보재정은 그 만큼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올해 건보재정은 20조원가량 흑자를 기록했다.

김 단장은 "신속항원검사(RAT), 충원인력 지원 비용 등 코로나19 관련 많은 정부 지원금이 건보재정에서 지출돼 건보재정이 감소했다. 그런데도 20조원 흑자라는 언론보도를 봤다"라면서 "코로나19 관련 지원금을 건보재정에서 부담한 책임을 의료계에 떠넘겨 수가협상에서 고통분담을 요구하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코로나19 장기화에도 의원급 진료비 점유율이 극소폭 증가했다는 건보공단 통계는 수가협상 논의 대상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모든 의원유형 진료과에 코로나19에 따른 지원이 이뤄진 것이 아니다. 코로나19 대응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전문과에 지원이 집중됐다. 그 외 진료과에 장기적인 환자 감소에 따른 별도의 지원은 없었다"라고 반박했다.

"최저임금 인상·물가인상률 등 수가인상률에 제대로 반영해야"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시간당 최저임금은 6470원이며, 현재 최저임금은 9160원이다. 지난 5년간 최저임금이 약 40% 인상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5일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 협상을 시작했고, 최종 인상률은 오는 8월 확정될 예정이다. 물가인상률 지수는 지난해만 4% 수준 올랐다.

김 단장은 "문재인 정부하에서 매년 오른 최저임금 부담과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특히 의원급 의료기관은 진료시간을 단축하거나 진료시간 유지를 위해 추가로 지출되는 인건비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왔다. 매년 수가협상에서 합리적 반영을 요구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도 상당 수준의 물가지수와 최저임금, 그리고 금리인상 등이 예상된다. 올해 수가협상에서도 관련 데이터를 수치화해서 제시할 방침이지만,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에서 일방적으로 '밴드(수가인상에 따른 추가 건보재정 소요액)'를 정해 협상을 강행하면 요양기관단체에는 별수 없이 끌려갈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 얼마나 효과가 있을 지는 미지수"라고 탄식했다.

"2년간 목숨걸고 헌신한 의료계에 적정수가로 보상해야"
김 단장은 끝으로 정부가 "코로나19에 따른 의료계의 숭고한 헌신에 감사드린다"라고 말로만 하지 말고, 환자를 볼수록 조금이라도 이익이 되는 수가로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말로는 감사한다면서 의료계의 고통과 희생만 강요하는 정책 추진과 수가협상 기조 반복은 이율배반적이라는 것.

김 단장은 "만일 수가정상화에 필요한 건보재정이 부족하다면, 이제는 정부와 보험자인 건보공단이 나서 국민에게 솔직하게 고백하고 건보료 인상을 설득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높은 의료서비스 수준과 의료접근성에 비해 턱없이 낮은 의료수가 실태를 국민에게 정확히 설명하면 설득 못할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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