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보툴렉스 허가취소 집행정지 유지...약제 제조 및 공급 중단없이 지속
제약협 "산업발전 저해 우려" 의견서에 식약처 '발끈'....본안소송 앞서 '장외전'
대법원이 '보툴렉스' 허가취소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를 유지하면서, 우려됐던 의료현장 보툴리눔 톡신 공급대란은 일단 피하게 됐다.
다만 문제가 된 규정 해석을 두고는 여전히 정부와 제약업계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향후 진행될 본안 소송에서 치열한 법리대결이 예상된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4월 5일 서울식품의약품안전청이 제기한 항고를 기각, 휴젤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보툴렉스'의 허가취소 집행정지 결정을 유지키로 했다.
이로써 휴젤은 향후 진행 될 본안소송 결정 때까지, 보툴렉스의 제조 및 판매를 지속할 수 있게 됐다. 갑작스런 허가취소 결정으로 인한 약제 공급대란을 우려했던 의료계도 한숨을 돌리게 됐다.
발단은 이렇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11월 국가출하승인 위반으로 휴젤과 파마리서치바이오의 보툴리눔 제제 6품목에 대해 품목허가 취소 등 행정처분과 회수·폐기 명령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보건위생상 주의가 필요한 생물학적 제제의 경우 국내 판매에 앞서 식약처장의 제조·품질 관리에 관한 출하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들 품목은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고 국내 판매를 실시했다는 것이 식약처의 설명이다.
식약처가 지목한 출하승인 위반 품목은 ▲리엔톡스주100단위 ▲리엔톡스주200단위(이상 파마리서치 바이오) ▲보툴렉스주 ▲보툴렉스주50단위 ▲보툴렉스주150단위 ▲보툴렉스주200단위(이상 휴젤) 등 모두 6가지다.
해당 업체들은 즉각 반발, 행정소송에 돌입했다. 품목허가 취소처분의 집행정지와 나아가 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본안 소송이다.
특히, 휴젤의 경우 국내 보툴리눔제제 선두업체 중 하나로 의료계 내부에서도 품목허가로 인한 공급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는데, 최근 대법원에서 취소처분 집행정지를 인용하면서 일단 본안소송 때까지 시간을 벌게 됐다.
다만, 허가취소 처분의 정당성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업계는 "수출에 관한 약사법 규정이 1999년 대외무역법으로 이관된 바, 무역업자를 통한 의약품 수출에 따른 대금결재 방식은 합법"이라며 "간접 수출 대상 의약품에 대해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품목허가취소 등 행정처분을 한다면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발전이 저해될 우려가 크다"는 입장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최근 이번 사태에 대한 산업계의 우려를 식약처에 전달했는데, 식약처가 이를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서면서 장외 대리전도 펼쳐지는 양상이다.
장현철 식약처 바이오의약품정책과장은 4월 12일 식약처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제약협회 측에서 보낸 건의서를 보고 업계에서 법을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식약처는 간접수출 자체가 문제라고 본게 아니라, 중간 매개자인 도매상이 국가출하승인 없는 보톡스를 수출하거나 의약품 취급자가 아닌 대행업체가 의약품 판매나 수출을 하는 것은 불법에 해당한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법원의 집행정지 인용 결정 및 향후 진행될 본안소송과 관련해서는 "집행정지 인용은 정부 판단이 99% 옳다하더라도 0.1%의 가능성으로 문제가 생기는걸 막기 위해 회복 불가능한 재산상의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향후 본안 소송 승소여부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하고 "행정 일관성 측면에서 기존의 입장을 유지하며, 본안소송을 대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