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후보자 지원사격 나선 동료들 "우리 명예도 달렸다"

정호영 후보자 지원사격 나선 동료들 "우리 명예도 달렸다"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2.04.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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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태 경북의대 교수 "후보자 딸, 예비합격 후 결원으로 합격"
경북대 총장 "논란 제기 유감…직접 교육부 감사 요청하겠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4월 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NMC) 강당에서 개최된 기자회견에서 최근 제기된 자녀관련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4월 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NMC) 강당에서 개최된 기자회견에서 최근 제기된 자녀관련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자녀들의 의대 편·입학 및 병역 관련 '아빠 찬스'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후보자 인사청문 준비단을 통해 잇달아 해명 자료를 내고 있지만 언론은 해명보다는 의혹에 무게를 두고 있는 상황. 

이런 가운데 정호영 후보자의 동료들이 대변인을 자처하며 지원사격에 나서, 눈길을 끈다. 의혹의 당사자인 경북대학교 측 역시 제기되고 있는 논란에 유감입장을 밝히며 직접 교육부 감사를 요청했다.

정호영 후보자가 원장으로 재직 중인 경북의대 교수와 경북의대 졸업생 동료들은 "정 후보자와의 개인적인 인연을 넘어, 학교와 동료, 학생들의 명예가 달린 일"이라며 의혹에 적극 해명하고 있다.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동료 해명'은 이재태 경북의대 교수(핵의학교실)의 해명성 설명글이다. 이재태 교수는 개인 SNS를 통해 "장관 후보자 내정 이후, 동료들과 축하했었는데 국민 밉상으로 등극한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며 "같은 학교 교수로서 대단히 유감스럽다. 이는 학교와 학생, 동창, 교수들의 명예가 걸린 일이다. 당사자 확인 후 설명드린다. 허구인지 판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교수의 SNS에는 하루만에 14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이재태 경북의대 교수(핵의학교실) 개인 SNS 캡쳐 ⓒ의협신문
이재태 경북의대 교수(핵의학교실) 개인 SNS 캡쳐 ⓒ의협신문

최근 '집중 공격'을 받고 있는 자녀 의대 편입과 관련, 정 후보의 딸이 33명 합격자 명단에 처음부터 들었던 것이 아니며 추후 후보 합격자 명단을 통해 최종 합격했다고 설명했다. '아빠 찬스'가 있었다면 처음부터 합격자 명단에 올랐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이재태 교수는 "개인 프라이버시지만 정 후보자 딸은 33명 합격자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38등이었다. 이후 후보 합격자 5순위가 됐다"며 "후보군은 합격 여부가 불확실하다. 불운하면 후보 순번 자는 거의 합격할 수 없는 구조"라면서 "봐주려면 처음에 바로 합격시켰지 않았겠냐"고 반문했다.

정 후보자는 앞서 4월 17일 진행한 기자회견 자리에서 "딸의 경우, 1단계 평가에서 학사성적이 100점 만점에 93.7점으로 합격자 33명 중 16위였다. 서울대 졸업 성적은 4.3 만점에 3.77이었고, 영어성적은 TEPS 855점으로 11위로 객관적인 성적이 우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위 설명을 종합해 본다면, 정 후보의 딸은 객관적 성적이 전체 33명 중 16위였지만, 이후 이어진 서류·면접·구술평가 합산 결과에서 오히려 38위로 밀려 났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의대나 의전원 편입시험에는 두 군데를 교차 지원할 수 있다. 그 해 등록 과정에서 수도권이나 본인의 연고지 의대에 합격한 수험생 11명 정도가 등록을 포기했다"면서 "결국 정 후보의 딸은 편입생 33명 중 27등으로 입학하게 됐다. 그의 뒤로 6명이 더 있다"고 설명했다.

정 후보자는 아들의 경우에도 1단계 평가에서 학사성적은 100점 만점에 96.9점이었고, 경북대 졸업성적은 4.5 만점에 4.33점으로 합격자 17명 중 2위, 영어성적은 TEPS 881점으로 3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반면, 면접점수는 8위, 구술평가는 10위로 역시 객관적인 성적이 비교적 더 높았음을 강조한 것이다.

'한 고사실 3인 동시 만점' 의혹…'정량적' 평가하는 추론 영역 특성상 있을 수 있는 일 

최근 언론을 통해 정 후보자 딸이 구술평가 중 3 고사실에서 3명의 평가위원에 모두 만점(각 20점)을 받았고, 이들이 모두 후보자의 지인으로 특혜가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교수는 "당시 면접 점수 만점은 300점으로 100점은 인성검사, 나머지 200점에서 20점은 기본점수이며 180점은 생물, 화학, 추론 3개 과목의 대면 면접을 통해 각각 60점 만점의 점수를 받는다"고 설명하면서 "면접 위원은 전날 밤 50명이 통고 된다. 교수 3명이 한 조가 돼 과목별로 3팀씩 지정된다. 면접위원은 시험 직전 수험생 명단을 받고, 제척사유가 있으면 신고 후 사임해야 한다. 14명의 예비 면접위원이 대기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심은 할 수 있겠으나 500명의 교수 요원 중 뽑힌 면접위원 대부분이 동창이어서 일사불란하게 그날 만난 보직자인 진료처장 딸을 알아보고 뽑아줄 수 없다"면서 "수험생과 학부모는 사전에 누가 자기의 면접위원인지 절대 알 수 없다"고 단언했다.

한 면접실에서 3명 모두에게 20점 만점을 받았다는 점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논란이 되고 있는 면접실은 추론 면접실이었다. 주관적 답변을 듣고 점수를 주는 생물, 화학면접과는 성격이 다르다"며 "합리적으로 설명해 답을 이끌어냈을 경우, 만점을 줄 수 있는 영역이다. 정성 평가가 아닌, 정답이 어느 정도 정해진 정량적인 점수체계다. 대부분 수험생에 3명 면접 위원의 점수가 동일한 일이 많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이 밝힌 해당 고사실 '구술평가 위원별 만점 부여 현황'에서는 정 후보자 딸 외에 3명의 심사위원이 만점을 준 경우가 종종 있었음을 보여줬다.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이 밝힌 해당 고사실 '구술평가 위원별 만점 부여 현황' [출처=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 ⓒ의협신문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이 밝힌 해당 고사실 '구술평가 위원별 만점 부여 현황' [출처=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 ⓒ의협신문

마상혁 창원파티마병원 교수(소아청소년과) 역시 개인 SNS를 통해 "내가 졸업한 모교에서 입시비리가 밝혀지면 학교 당국과 교수들 모두 책임을 져야 한다"며 "하지만 만약 아닌 것으로 밝혀지면 그냥 넘어가야 하냐?"며 불편한 심경을 표했다.

면접관들이 모두 정 후보자의 지인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의과대학 교수는 대부분 학교 선·후배로, 그러한 논리라면 다 지인이라고 봐야 한다"며 "아버지가 근무하는 회사나 학교도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 보다는 그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해야 한다는 말이 더 맞을 것"이라고 짚었다.

직접 명예 회복 나선 경북대학교 "일체의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교육부 감사 요청"

(왼쪽부터) 경북대학교 전경, 홍원화 경북대학교 총장 [사진=경북대학교 홈페이지, 편집=의협신문] ⓒ의협신문
(왼쪽부터) 경북대학교 전경, 홍원화 경북대학교 총장 [사진=경북대학교 홈페이지, 편집=의협신문] ⓒ의협신문

경북대 역시 직접 '명예 회복'을 위해 나섰다. 경북대는 4월 17일 교육부 감사를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가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교육부의 철저한 조사를 요청한 직후다.

홍원화 경북대 총장은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경북대학교와 관련된 여러 의혹 및 논란이 제기되고 있어 총장으로서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대학은 입시 관련 의혹과 논란이 제기되자마자, 일차적으로 학내 관련 부서들의 자료들을 검토해 보았습니다. 그 결과 별다른 법률적·행정적 하자나 의문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더불어 "각종 의혹이나 논란이 한 점의 의혹도 없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지기를 희망한다"면서 "국회가 요구한 관련 자료 역시 성실하게 제출해 왔다"고 전했다.

홍 총장은 "입시는 공정이 생명이다.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입시는 학교의 명예를 걸고 공정하고 엄정하게 관리해 왔다고 자부한다"며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의혹은 경북대학교의 자부심에 큰 상처를 안겨주고 있다. 일부 구성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경북대는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직접 교육부에 감사를 요청할 계획이다. 입시 등과 관련한 자료 요구가 있을 경우 개인정보 보호 등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협조할 계획이다.

홍 총장은 "필요하다면 추가로 사정기관들의 감사, 조사 등에도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계자에 따르면, 경북대는 학생처·연구산학처·대외협력처·병원 등 각 부처로 이뤄진 대책위원회를 발족하기로 했다. 대책위는 대외협력부총장이 직접 위원장을 맡았고, 부위원장은 대외협력처장이 맡기로 했다.

홍 총장은 위원회 발족과 관련 "기존 입학처를 중심으로 각종 편입학 서류를 살펴보고, 관계자들과 구두상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차원을 넘어서는 대규모 진실 규명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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