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HP 노출, 한국 소아청소년 비만 위험...주기적 청소로 예방
박미정 공동연구팀 'Endocrine and Metabolism' 최근호 발표
내분비 교란 물질의 일종인 프탈레이트(phthalates)에 노출된 소아청소년은 비만 위험도가 증가한다는 대규모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박미정·김신혜 교수와 문신제(한림의대 강남성심병원)·서문영(원진녹색병원) 공동연구팀이 국민환경보건 기초조사 제3기(2015∼2017년) 조사에 참여한 3∼17세 소아청소년 2351명을 대상으로 요 중 프탈레이트와 비스페놀A 농도와 비만에 관한 오즈비(OR)를 분석한 결과, 이같은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프탈레이트류는 폴리염화비닐(polyvinyl chloride, PVC) 제품 가공 시 사용하는 가소제. 바닥재·식품포장재·플라스틱 용기·의약품 보관 용기 등 다양한 제품을 가공할 이용한다. 샴푸나 화장품 등 개인위생용품에 향기가 나게 하는 용도로도 사용하고 있다. 프탈레이트를 함유한 음식물을 섭취하거나 제품 접촉 및 오염된 공기 흡입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인체에 노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결과, 우리나라 소아청소년들의 소변에서 검출된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와 디부틸프탈레이트(DBP) 대사체 농도가 미국·캐나다·독일 소아청소년들에 비해 높았다.
특히 프탈레이트류 중 특히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 대사체의 농도가 높은 그룹이 농도가 낮은 그룹에 비해 비만 위험도가 약 60% 가량 높았다.
박미정 교수는 "프탈레이트류는 지방세포의 분화와 지질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PPAR-gamma(Peroxisome Proliferator-Activated Receptor-gamma)를 활성화하고, 갑상샘호르몬의 기능을 저해함으로써 비만을 유발할 것으로 의심되어 온 내분비 교란물질"이라면서 "이번 대규모 연구로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에의 노출이 한국 소아청소년 비만 위험과의 관련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함께 연구를 진행한 김신혜 교수는 "프탈레이트 노출 정도는 청소년보다 미취학아동에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것은 나이가 어릴수록 섭취·흡입·접촉을 통한 독성물질의 흡수율이 보다 높기 때문인 것으로 사료된다"면서 "생활용품이나 손가락을 입으로 빠는 아이들의 습성도 어린이들을 프탈레이트 노출에 취약하도록 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어린이들의 손과 입에 닿는 물건들을 관리하고, 주기적인 청소로 프탈레이트를 함유한 먼지를 제거하는 것이 프탈레이트 노출 예방에 도움이 된다"라고 조언했다.
연구결과는 <Endocrine and Metabolism>(IF 4.01) 온라인판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