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3-29 06:00 (금)
초고령사회 진입 눈앞…노인 응급의료 현실은?
초고령사회 진입 눈앞…노인 응급의료 현실은?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2.04.23 06:00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진국에선 노인응급실 모델 개발…국내 도입 검토해야  
노인요양시설·가정간호 등 응급구조체계 유기적 연계 필요
노인의학 세부전문의 추진위원회 가동…13개 전문과학회 참여 
왕순주 한림의대 교수(동탄성심병원 응급의학과·화면사진 왼쪽)가 4월 22일 세종대에서 열린 대한응급의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초고령사회와 노인 응급의학'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왕순주 한림의대 교수(동탄성심병원 응급의학과·화면사진 왼쪽)가 4월 22일 세종대에서 열린 대한응급의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초고령사회와 노인 응급의학'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한국은 2026년 초고령사회 진입, 2050년에는 고령자가 전체 인구의 절반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고령 인구는 갈수록 늘지만 건강기대수명은 그렇지 못하다. 

최근들어 노인의료비 증가폭도 급증하고 있다. 고령층의 마지막 1년 의료비는 일반인의 10배 이상 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그 1년 의료비의 3분의 1은 마지막 석 달에 쓰고, 그 석 달 의료비의 반은 마지막 한 달에 쓴다는 통계다. 임종 직전에 가장 많은 의료비를 쓰고 있다는 방증이다.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응급의학 영역에서도 초고령사회를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왕순주 한림의대 교수(동탄성심병원 응급의학과)는 4월 22일 세종대에서 열린 대한응급의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초고령사회와 노인 응급의학' 강연에서 응급의료체계, 재난, 환경손상 등 응급의학의 많은 분야에서 노인을 별도의 개념으로 보고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노인들을 위한 별도의 응급실 모델을 마련하고 적절한 대비에 나서고 있다.

노인이 되면 질병, 가난, 소외·우울, 역할 상실 등 4중고에 시달리게 된다. 게다가 건강상태를 취약하게 하는 생리학적 기능과 예비력이 감소하면서 노쇠를 겪게 된다. 노쇠는 결국 기능장애, 낙상, 골절, 장기요양 등으로 이어진다. 

국내에서 노인을 위한 응급의료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할까. 

먼저 응급의료체계 측면에서 노인은 접근성이 떨어진다. 응급 상황에서 119에 신고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이송 중 충격이나 손상을 예방하기 위한 노인전용구급차도 고려대상이지만 아직까지 지원이 충분치 않다.

왕순주 교수는 "단순히 전통적 응급의료체계의 메디컬 컨트롤 현장 의료가 아니라 노인에 대해서는 좀 더 확장된 개념의 메디컬 컨트롤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라며 "노인요양시설이나 가정간호 영역을 응급구조체계와 유기적으로 연동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형 재난 발생시에도 노인 환자는 상대적으로 소홀해질 수 있다. 환자가 많이 발생하다보니 재난시 중증도 분류에서 노인 환자의 기능적·인지적·생리적 한계가 존재함에도 무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왕순주 교수는 "중증도 분류 경험이 많은 의사들은 노인에 대해 처음부터 한 단계 높은 중증도를 부여하는 경향도 있다"라며 "노인은 재난 시에 다양한 지원 방안이 필요하고 의학적·사회적 배려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노인들의 위한 응급실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아래 네 가지 모델이 제시됐다.

▲GERITRIC ED UNIT - 낙상 및 섬망을 포함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 노인을 위해 설계된 바닥 및 침대와 같은 개선 사항을 포함한 일반 응급실 내의 전용 공간.

▲GERITRICS PRACTITIONER MODEL - 응급실 내 전문부서가 아닌 응급실 전체에서 노인 치료를 제공. 전체 응급실은 구조적 변화, 노인평가도구를 사용한 선별을 포함한 노인중심 접근 방식 채택, 노인전문 간호사, 일반 간호사, 보건전문가, 노인응급의학 의사가 팀 구성.

▲GERITRICS CHAMPION MODEL - 응급실에 노인 전문의는 없지만 노인병 챔피언(의사·간호사 누구든 가능)이 치료 경로 설정에 주도적인 역할(직원 교육·프로토콜 개발). 환자 수가 적거나 노인 전문의의 인력·비용 때문에 선택될 수 있음. 

▲GERITRIC-FOCUSED OBSERVATION UNIT MODEL - GERITRIC ED UNIT과  GERITRICS PRACTITIONER MODEL이 혼합된 형태로 응급실 내 단위 8∼24시간 관찰기간으로 완전한 학제간 노인평가 허용.
 
왕순주 교수는 "아직까지 노인응급실에 대해 국내 도입이 검토되고 있지 않지만, 앞으로 중요하게 접근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노의인학 세부 전문의 추진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지난 2019년부터 12개 전문과 학회가 참여해 통합된 노인의학 전문의제도의 정착을 위해 노인의학 세부전문의 추진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올해 4월에는 대한응급의학회가 13번째 전문과 학회로 참여하게 됐다.

왕순주 교수는 "초고령사회로 접어들게 되면 경제 성장률 둔화, 노인 의료비 증가 등 다양한 부작용을 겪게 된다"라며 "응급의료·재난·환경 손상 등 많은 영역에서도 노인은 다른 개념으로 보고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진국은 이미 노인 응급실에 대한 다양한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우리 현실에 맞는 응급실 모델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