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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9 21:36 (금)
[신간] 귀린
[신간] 귀린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2.04.2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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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훈 지음/현대시학사 펴냄/1만원

한경훈 시인(광주 광산·하남성심병원 신경외과장)이 첫 시집 <귀린(鬼燐)>을 펴냈다. 

귀린(鬼燐). 도깨비불이다.

도깨비불은 밤에 묘지나 습기 있는 곳에서 인(燐) 등의 작용으로 반짝거리기 때문에 눈에 보이고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지만, 사람들의 입길에는 갖가지 연유가 덧대진다.  

시인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의 작용,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한 믿음과는 상관없이 시 속으로 스며들게 하고, 서성거리게 하고, 끌어들인다.

그의 시에서 죽음은 공포나 불안의 영역으로 이끄는 어둠의 손길이 아니라, 살아 있는 현실을 향해 우리가 놓치고 있는 또 다른 세계와 마주하는 길을 연다. 언제라도 우리 삶 속에서 공존하는 귀린을 통해 세상이 안겨준 피곤함과 고통의 속내를 가늠한다. 

이번 시집에는 모두 60편의 시편이 모아졌다. 

채종국 시인은 "그의 시는 고통 죽음 같은 한계 상황을 연약한 존재의 체험적 진술로 드러내 보인다. 크레졸의 애린 감각으로 세상을 문질러 대는 수술실 이방인처럼 마치 번잡한 그림자 처럼 현생에서는 잘 볼 수 없는 빛깔들이 이생의 경계에서 서성이는 존재의 말들과 함께 그의 시를 관통한다. 이는 생의 비애와 존재의 가여움을 참을 수 없는 허무와 불안으로 내뱉는 자연과학자의 로고스적 발화이며 '나의 내용 허망하다 그것뿐이었다'고 하는 신경 실존주의자의 쓸쓸한 사유이다"라고 평했다.

한경훈 시인은 지난 2020년 <작가>를 통해 등단했으며, 한국의사시인회·작가회의 등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이번 시집을 상재하며 "생과 사의 현장에 있다보면 생각을 정리해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어야 하는, 방어기제적인 삶의 도상에 늘 서 있다"고 말했다(☎ 02-701-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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