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 마친 수가협상…'코로나19 보상' 키워드 떠올라

1차전 마친 수가협상…'코로나19 보상' 키워드 떠올라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2.05.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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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병협 중심 "코로나19 손실 보상과 수가협상 별개" 강조
방역 헌신 고려 및 SGR 모형 한계 등 가입자단체 설득 요청
공급자 단체 "밴드 폭 늘려야" 한 목소리…협상은 '난항' 예상

김동석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장이 5월 12일 1차협상 직후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김동석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장이 5월 12일 1차 수가협상 직후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2023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이하 수가협상) 1차전이 마무리됐다. 각 공급자단체 수가협상단의 발언을 통해 떠오른 키워드는 '코로나19 보상'이었다. 지난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운영위원회 1차 소위원회 당시 나온 발언이 1차 협상 테이블에서도 고스란히 올려진 것으로 보인다. 많은 기대를 모았던 'SGR 모형' 개선 연구가 이번 협상에서 거의 반영되지 않은 부분에 대한 아쉬움도 터져 나왔다.

윤석준 재정운영위원장은 지난 10일 진행한 재정소위 직후 "가입자 단체가 코로나19 관련 손실보상금 유형별 배분, 신속항원검사·예방접종비 국고 및 건강보험료 제공 현황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번 수가협상에서 해당 자료들을 함께 살피겠다는 가입자 단체의 의지가 강력하다는 의미다. 공급자 단체들 역시 1차 협상 직후 진행한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언급, 협상 테이블에서 해당 문제가 쟁점이 됐음을 전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발생한 각종 보상을 수가협상에 '반영하느냐, 별도로 가느냐'가 밴드 폭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동석 의협 수가협상단장은 "이번 수가협상의 핵심은 코로나19 관련 지원금이나 신속항원검사 등에 대한 문제를 분리시키는 것"이라며 "해당 비용이 재난이라는 특별한 경우에 대한 비용으로, 의협은 재난에 관한 비용은 수가와 전혀 상관없이 운영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치과계 역시 코로나19 손실 보상이 화두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수진 대한치과의사협회 보험이사는 "쟁점이 되고 있는 부분은 역시 밴드 형성이다. 또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손실보상문제"라며 "전체 밴드가 결정되는 게 수가협상의 툴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때문에 이런(손실보상 포함) 부분들이 어떻게 조정될지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짚었다.

송재찬 대한병원협회 수가협상단장이 5월 13일 1차협상 직후 기자들 앞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홍완기기자] ⓒ의협신문
송재찬 대한병원협회 수가협상단장이 5월 13일 1차협상 직후 기자들 앞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홍완기기자] ⓒ의협신문

마지막 순서로 1차 수가협상을 마친 대한병원협회는 '코로나19 손실보상금'을 수가협상에서 수입으로 반영하지 않는 것은 기존 룰에 의한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송재찬 병협 수가협상단장은 "코로나19 치료 병상에서의 고용 어려움이나 급여 문제 등 의료인력 문제를 포함한 어려움은 모두 아실 것"이라며 "코로나19 손실보상은 모두 코로나19 대응 비용으로 사용된 것이다. 고려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분명히 했다.

특히 "이전부터 급여화나 진료비 외 부분을 수입으로 반영한 적이 없지 않았나?"라며 이번 역시 마찬가지 룰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 수가협상단은 코로나19 지원금이 재난 상황 속에서 발생한 일시적 비용이라는 부분을 조명했다. 

특히 관련 지원금들이 특정 종별이나 과목에 쏠리는 성격이 강했기 때문에 이를 수가협상에서 반영할 경우, 해당 지원에서 소외됐던 그룹의 피해가 더욱 심각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상황.

또 코로나19 상황 안정화를 이끈 의료진들의 위험과 희생에 대한 보상금을 향후 '수익 불이익' 근거로 활용하는 것은 당위성 측면에서도 옳지 않다는 의견이다.
 
김동석 단장은 "코로나19가 급박한 상황에서 의료기관이 많은 희생을 했다. 의료진의 감염도 많았고, 사망도 있었다. 수가협상에서 헌신해 온 의료인에 희망을 줄 수 있도록 건보공단에서 가입자 설득에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또 다른 키워드? SGR 모형에 대한 아쉬움, 난항 예측 '다수'

협상단의 입에서 나온 또 다른 공통 발언은 'SGR 모형 개선' 필요성과 '난항'이었다. 

먼저 SGR(지속가능한 목표진료비 증가율) 모형은 매년 환산지수 협상 과정에서 주요 기준으로 활용돼 왔다. 공급자단체는 물론, 정부 역시 SGR 모형을 포함한 기존 수가협상 방식의 근본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지만 새로운 수가구조 개편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예정이다.

이에 일단 이번 수가협상에서는 진료비 누적기간 최신화 등 일부 개선안만을 반영키로 했다. 하지만 역시 현실 반영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 공통된 분석이다.

이진호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은 "올해도 역시 SGR 모형으로 수가협상이 이뤄진다. 앞서 진행된 연구결과가 설득력 있게 반영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왼쪽)김수진 대한치과의사협회 보험이사 (오른쪽) 이용화 대한약사회 보험이사가 각각 1차 협상 직후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홍완기 기자] ⓒ의협신문
(왼쪽)김수진 대한치과의사협회 보험이사 (오른쪽) 이용화 대한약사회 보험이사가 각각 1차 협상 직후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홍완기 기자] ⓒ의협신문

김수진 치협 보험이사는 "2021년도 자료를 통해 2023년도를 반영하는 수가협상 구조는 현실 반영이 너무 안 된다는 문제가 있다. 이에 대해 (SGR 모형)개선 노력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은 상태"라며 "이런 부분들을 가입자들에게 설명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김동석 의협 수가협상단장은 "SGR 모형은 정상 수가라는 전제하에 적용할 수 있는 모형이다. 하지만 현실은 원가 이하의 수가로, 이를 정상화해 달라는 것이 의료계의 주장"이라고 정리했다.

"쉽지 않을 것 같다" 등의 '난항'예측 발언들도 이어졌다. 협상장에서의 분위기에 더해 그간 협상을 이어오면서 쌓인 경험에 따른 관측으로 해석된다.

공급자단체들은 당연히 "밴드를 많이 가져와야 한다"는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협상 직후 발언을 종합하면 기대감 자체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첫 타자였던 대한약사회는 이번 협상에서의 난항을 예측했다. 실제 약사회는 1차 협상에서는 이례적으로 장장 1시간 40분이라는 긴 시간을 소요했다.

이용화 대한약사회 보험이사는 1차 협상 직후 "머리가 아프다. 30분이면 끝날 줄 알았다. 그런데 상당히 오래하지 않았나?"라며 "1차인데도 쉽지는 않을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수진 치협 이사 역시 "항상 밴드 수치를 받았을 때 이건 좀 아니지 않은가라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치과의 경우 이런 경험들이 있었기에 계속 결렬이 됐다"라며 "밴드 형성이 보수적으로 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은 이제 다들 많이 듣고, 알고 있지 않나?"고 반문, 낮은 기대감을 우회적으로 표했다.

김동석 의협 수가협상단장은 "건보공단 측에서는 협상장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비용이 많이 지출됐다는 부분을 들며 이번 수가협상이 굉장히 어려울 것 같다는 이야기를 전달했다"며 "(의협은)수가 인상을 위한 논리를 충분히 제공할 테니, 밴드를 많이 가져올 수 있도록 건보공단에서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수가협상에서는 헌신해 온 의료인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그동안의 불공정을 벗어나 협상의 틀을 바꾸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건보공단의 분위기와 단장으로서의 협상 의지를 드러냈다.

건보공단 역시 모두발언을 통해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의료계의 노력과 헌신을 인정한다면서도 가입자단체와 공급자단체 간 협상의 기대가 달라 쉽지 않을 것이란 언급을 이어가고 있어, 쉽지 않은 수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한편, 이번 1차 수가협상은 5월 11일 대한약사회, 5월 12일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5월 13일 조산사협회, 대한병원협회 순서로 진행됐다.

2차 수가협상 일정은 오는 25, 26, 27일 3일간이며 가입자 단체가 참여하는 재정소위원회 2차 회의는 23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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