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라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 "환자 비율 강화, 전반적 트렌드"
전문진료 30→34% 이상·단순외래진료 11% 이하 상급병원 지정기준 '강화'
입원전담전문의 수·코로나19 기여도 등 항목 신설...현재 45곳→최대 60곳 확대
오는 2024년부터 2026년까지 운영될 제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이 전반적으로 강화될 전망이다. 반면 지정 기관 수는 현재 45곳에서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확대 규모는 연구용역보고서 결과에 따라 50∼60곳 정도로 예상된다.
박미라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은 5월 17일 보건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와의 인터뷰에서 제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을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4기에 비해 강화된 기준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의료기관정책과는 상급종합병원 평가협의회를 개최, 제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 기준을 확정했다.
제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 기준은 먼저 7개 절대평가(진료기능, 교육기능, 인력, 장비, 의료서비스수준, 환자구성상태, 시설), 5개 상대평가(환자구성상태 및 회송체계, 인력, 의료서비스평가, 고육기능, 공공성), 3개 가·감점 항목(간호대학실습 교육 협약, 병상 신증설 사전협의 위반, 환자구성비율)으로 구성됐다.
전반적으로 기준이 강화됐는데, 특히 환자 구성비율에 대한 기준이 상향 조정된 점이 눈에 띈다. 전반적으로 '경증 환자'의 비율을 줄여야 한다는 미션이 부과된 것이다.
먼저 절대평가-환자구성상태 부분에서 전체 입원환자 중 전문진료 질병군 비율을 30→34% 이상으로, 평가 만점 기준을 44%→50%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입원 단순진료 질병군 비율 역시 기존 14%→12% 이하로, 의원 중심 외래질환 비율은 11→7% 이하로 낮췄다.
시설기준에서는 기존에는 진료 등에 관한 정보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세부기준 충족에서 전담인력 의료인 2인 이상, 총 3인이 기준이었지만 의료인 3인 이상 전담인력 총 6인 기준으로 크게 늘렸다.
상대평가에서는 단순진료질병군 입원비율이 삭제되고, 경증 외래 회송률이 신설됐다. 경증 회송률 만점 기준은 전체 외래 환자 중 3% 이상 회송이다.
병원계에서 '고용 어려움' 등을 호소하고 있는 입원환자전담전문의 배치 수준 역시 상대평가 요소로 신설됐다. 만점 기준은 7일-24시간이며 300병상 당 입원환자전담전문의 수, 입원환자전담전문의팀 구성 여부 등을 함께 평가한다.
가-감정 항목의 희귀질환 비율·중증응급질환 비율 등 '환자구성 비율'도 이번에 새롭게 신설된 항목이다. 희귀질환 비율은 1.30% 이상, 중증응급질환 비율은 35.0% 이상 시 만점 평가를 받는다.
공공성 항목이 신설된 점도 주목할만하다. 중환자실 병상확보율, 음압격리병실 병상확보율에 더해 코로나19 참여 기여도가 포함됐다. 코로나19 참여 기여도의 경우, 중증병상 확보 행정 명령에 대한 참여도가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미라 과장은 '경증환자 비율 기준 강화' 등과 관련해 "전반적인 트렌드가 아닐까 싶다"며 "경증 환자는 가급적 보내고, 난이도 있는 의료행위에 집중해 환자들이 혜택을 가져갈 수 있게 해달라는 의미의 지표"라고 설명했다.
병원계가 우려하고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입원전담전문의 채용 어려움과 코로나19 상황에서의 환자 비율이 정상화 이후에는 달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며 "합리적인 의견이라 판단했지만, 협의회에서 완화 안건 채택이 안 됐다. 이미 평균치가 50%가 넘었다는 점이 컸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기준 조정 과정에서 "의료계와 환자단체 요구가 간극이 있어, 좁혀지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면서도 "각 대표자분이 납득을 해야 제도가 진행된다. 협의회 논의 전까지 제도에 대해 잘 설명해야 한다고 느낀다. 의견 주시면 잘 듣고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26일 제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 평가 관련 온라인 설명회를 개최한다. 참여 의료기관을 접수는 오는 22일까지다.
제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 신청 공고 및 신청은 내년 6~7월 경으로 예정돼 있다. 8~11월 사이 제5기 지정평가를 수행할 계획이다. 평가결과 및 제5기 상급종합병원 확정 공표는 내년 12월 진행된다.
[일문일답]
Q. 현재 45곳이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돼 있다. 확대 계획 등 방향성이 있나? 연구용역보고서에서는 50곳 이상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는데...
확대할 수 있도록 방향을 잡고 있다. 연구용역 보고서에서는 중증 응급 환자가 발생했을 때 2시간 이내에 환자 치료가 가능한 상급종합병원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50~60곳 이야기가 나온 것 같다. 다만 재정이 소요되기 때문에 건강보험국의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협의 중이고, 재정 소요를 시뮬레이션하고 있다. 내년 지정 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Q. 그동안 주요 대학병원들이 수도권에 있는 병원은 지방 병원보다 점수가 높음에도 상대평가로 인해 불이익을 받는다는 불만이 있었다. 지정평가에 있어, 더 높은 점수를 얻고도 탈락한다는 것에 부담감이 있다는 의견이 있다. 이에 대한 개선안이 논의되고 있나?
권역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인 것 같다. 수도권 병원들은 다른 권역보다 경쟁이 치열한 면이 있다. 예를 들면, 제주도가 서울 권역에 묶여있다. 실제 권역 분리를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아직 소위에서 권역에 대해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권역 통폐합을 진행한다면, 연구용역 형태가 맞을 것 같다. 소요 병상 수나 환자이용 패턴이 나와줘야 한다. 평가 기준별로 종합적인 지표가 필요하다고 본다.
Q. 5기 평가에서 코로나19 상황 속 병상 동원령에 따른 '기여도'를 평가할 것으로 보인다. 6기에서도 같은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나?
기여도는 동원령에 따라 병상을 내놓은 부분을 평가하는 부분이다. 병상을 내놓고, 참여하고, 중환자를 치료해 준 병원은 평가를 해드리는 게 맞다. 6기 지표 포함 여부와 관련해서는 코로나19가 일상회복으로 간다면 바뀔 수 있다고 본다. 5기 지표에서는 의미가 있고 6기에서는 어떤 세부지표가 들어가는 것이 맞는지 고민해야 한다.
Q. 기준에 중환자실이 들어있다. 이에 대해 중환자실을 계속 비워놔야 하느냐는 문의가 있는데, 설명 부탁드린다.
비워놔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병상확보를 의미한다. 계속 병원 환자를 치료하면 된다. 위기 대응 상황에서 갑자기 병상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병상을 유지해달라는 의미다. 비워두라는 게 아니다.
병상 자체도 국고가 투입된 긴급치료병상 등을 유지해달라는 의미다. 기준에 맞는 음압격리병상 역시 마찬가지다. 코로나19가 끝나도 없애지 말고 유지해달라는 것이다. 가능한 유지하는 것이 평가를 좋게 받으실 거다.
Q. 중증질환강화 시범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걸로 안다. 시범사업이 이번 상급종합병원 평가 기준과 연관이 있다고 봐야 하나?
시범사업을 염두에 두고, 기준을 만든 것은 아니다. 경증 환자는 가급적 지역으로 보내달라는 것으로, 전반적인 트렌드가 아닐까 싶다. 난이도 있는 의료행위를 필요로 하는 시술에 집중해 환자들이 혜택을 가져갈 수 있게 해달라는 의미로 지표를 만들었다. 이는 협의회에 참여하는 환자단체들의 요구사항이기도 하다.
Q. 평가 기준에서 단순진료질병군 비율은 삭제했지만 외래질환은 52개에서 100개로 늘렸다. 이에 대한 설명 부탁드린다.
"의원급에서 보는 것이 맞다"고 판단한 질환 자체가 늘어났다. 이전 신청 기관들이 얼마나 충족하는지를 분석해 충족도가 어느 정도 됐을 때 지표로 들어간다. 매년 신규 지정 때마다 해온 방식이다. 학회나 병협 등에서 차후에 문제를 제기하면 검토를 할 수 있는 부분이다. 향후 이 지표가 6기, 7기에서 어떻게 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
전문진료질병군에 대한 평가는 이 정도면 고도화되지 않았나 하는 의견도 있다. 이번 기준에서는 50%를 기준으로 했는데 상위권 병원은 70%도 본다. 중위권 병원은 아직도 50~60% 왔다갔다한다. 중하위권 병원들은 맞춰주거나 종합병원으로 기능하는 것이 맞지 않나 싶다.
Q. 경증 회송률은 몇 %까지 평가 기준인가?
경증회송률은 100개 외래질환 전체 환자 중 회송환자 수를 분자로 넣었을 때 만점이 3%다. 만점은 평균 기준이다. 하위권에 있는 병원이 따라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상급종합병원 4기 때 지정된 기관이 45개인데 신청은 50 몇 개인데 신청한 곳의 회송률 평균이 3%였기 때문에 만점을 드린다.
Q. 새 기준에 대한 상급종합병원의 반응은 어땠나?
두 가지를 많이 걱정하셨다. 입원전담전문의 채용 어려움과 코로나19 이후 정상화에 따른 전문진료질병군 비율 유지 어려움에 대한 우려였다. 특히 비수도권에 있는 원장님들은 아무리 센 연봉을 제시해도 (입원전담전문의)인력 수급이 어렵다는 의견을 주신다. 병협에서는 전문진료질병군 비율 50% 기준과 관련해 코로나 기간에는 환자 수가 줄고, 강제 동원된 병상들이 있었기 때문에 병상 수가 줄었다고 했다. 분모가 줄고 환자도 줄었으니 비율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정상화 이후 50% 비율을 못 맞추는 병원이 많아질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 부분은 합리적이라 판단했다. 하지만 협의회에서 완화 안건 채택이 안 됐다. 이미 평균치가 50%가 넘었다는 점이 컸다.
Q. 실제 입원전담전문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뽑기 어려운데 기준에 들어가 있어, 우려 목소리가 있다. 이에 대한 입장은?
입원전담전문의를 채용해서 근무한 시점까지 형태에 따라 계속 점수를 받을 거다. 공백이 있다면 점수를 못 받고 기간별로 평가하게 된다. 심평원에서 수가 반영을 위해 일단위로 파악하고 있다. 제도 초기다 보니 부담이 없는 방향으로 가급적 점수를 드릴 수 있도록 할 거다.
Q. 4기 상급종합병원 중 입원전담전문의가 어느 정도가 있는지 알 수 있나?
수도권이 79%가 갖춰져 있고, 비수도권이 53%다. 비수도권은 절반 좀 안 된다. 그래서 지정평가 대상기간을 설명회 이후로 바로 하지 않고 연말에 하기로 했다. 지금부터 한 명이라도 채용해서 준비해달라는 것이다.
Q. 지정기준 변경과 관련해, 정말 많은 소통과 고민이 필요했을 것 같다. 어땠나?
의료계와 환자단체 요구가 간극이 있어, 좁혀지기가 쉽지 않구나 느꼈다. 그런데 다 맞는 말이다. 중간에 절충점을 찾는 것이 어려운 것 같다. 대상 평가 기간을 조정하고 합의는 되지만 협의회 논의 전까지 제도에 대해 잘 설명해야 한다고 느낀다. 각 대표자 분이 납득을 해야 제도가 진행된다. 의견 주시면 잘 듣고 검토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