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법 개정안 실손보험회사 배만 불리는 법"
"보험업법 개정안 실손보험회사 배만 불리는 법"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22.05.18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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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신경과의사회 "보험업계, 보험료 지급·재갱신 거절 수단 이용"
"심평원 삭감, 실손보험 가입자 치료 받지 못해...보험업계 숙원 해결법"
ⓒ의협신문
ⓒ의협신문

실손보험회사의 배만 불리는 보험청구 간소화 법안을 폐기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라 불거지고 있다.

대한신경과의사회는 18일 성명을 통해 "환자의 소중한 진료권과 개인 의료정보를 무시하고 실손보험사들의 배만 불리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을 당장 폐기하라!"고 요구했다.

신경과의사회는 "보험업법 개정안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가입자의 진료기록들을 의료기관에서 제출받아 관리하고, 이를 민간 보험회사로 넘기는 업무를 맡기고 있다"면서 "이는 의료법 제21조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으로, 엄격하게 지켜져야 할 환자들의 개인 의료정보 보호는 안중에도 없는 법안"이라고 지적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민간 실손보험회사가 진료에 대한 세부 내역서를 환자를 통해 요청할 경우, 의료기관은 민감한 개인의 진료 기록들을 제공할 수 밖에 없다"고 밝힌 신경과의사회는 "민간보험사들은 이를 통해 피보험자(가입자)의 진료정보를 전자적 형태로 손쉽게 축적, 관리할 것이고, 향후 보험료 지급 및 재갱신을 거절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할 것"이라면서 "겉으로는 국민의 편의를 위한다고 하지만, 실상은 보험업계의 숙원사업 해결을 위한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성명서 

"환자의 소중한 진료권과 개인 의료정보를 무시하고 실손보험사들의 배만 불리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을 당장 폐기하라!"

지난 9일 배진교 정의당 의원이 '개인 의료정보의 유출 우려가 없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을 담은 보험업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발의하였다. 2021년 10월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과 전재수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위한 보험업법 개정안이 법안심사소위에서 폐기된지 1년도 되지 않아 민간 보험사들의 탐욕을 위해 또 다른 국회의원이 나선 것이다.

그러나 본 개정안 또한 의료법과 국민건강보험법에 위반이며, 의료인에 대한 과도한 규제 및 의무 부과일 뿐 아니라, 민감하고 중요한 국민의 개인 의료 정보가 유출 및 오용·악용될 여지를 제공하는 악법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먼저, 민간실손보험은 가입자와 민간보험회사의 사적인 계약을 통해 운영되고 있어 가입자가 보험료를 직접 보험회사에 청구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본 개정안은 가입자의 편의라는 명목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이 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가입자의 진료기록들을 의료기관에서 제출받아 관리하고, 이를 민간 보험회사로 넘기는 업무를 맡기고 있다. 이는 의료법 제21조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으로, 엄격하게 지켜져야 할 환자들의 개인 의료정보 보호는 안중에도 없는 법안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국민건강보험의 경우에는 전자적 전송에 의한 의료기관의 급여비 청구는 국민건강보험법에 근거를 두고 있지만, 실손의료보험에 있어서는 의료기관은 보험계약자도 아니며 어떠한 법률적 관계도 없어 의료기관이 환자의 민감한 의료정보를 민간 보험사든 심평원이든 그 어디에도 전송해줄 수는 전혀 없다. 게다가 보험업법이 건강보험법의 상위 법률도 아니므로, 민간 보험의 진료 항목을 심평원에 전송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더욱 어불성설이다.

무엇보다도 심평원의 업무는 국민건강보험법 제63조 제1항에, 위탁 업무는 제5항에 근거하는데, 법률에 따라 지급되는 급여비용의 심사 또는 의료의 적정성 평가 관련 업무로 한정하고 있다. 그런데 심평원이 국민건강보험의 운영원리와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는 민간보험사의 업무를 위탁하게 하는 개정안을 만들다니. 배진교 의원은 공공 기관과 민간 영역을 구분하지도 못하는 것인가.

특히, 건강보험 관련 심사와 평가의 목적을 벗어난 개인의 의료정보가 고스란히 심평원을 통해 민간 보험회사로 보내지게 되는데, 민감하고 중요한 환자의 개인 건강정보 일체의 전자적 전송이 가능해지면, 이런 정보들이 너무나도 손쉽게 유출 및 오용/악용될 것이 명백하다. 실제로 이미 심평원은 오랜 시간동안 축적한 개인진료정보를 수수료를 받고 KB 생명보험 등 8개 민간보험사에 판매한 전력이 있다(관련기사: 심평원의 의료 정보 장사, '사고'가 아니다 - 프레시안). 심평원이 공공기관이라서 민간 보험 업무를 관리하면 안전하다는 환상은 버려야 할 것이다.

만약 본 개정안이 통과되면, 민간 실손보험회사가 진료에 대한 세부 내역서를 환자를 통해 요청할 경우, 의료기관은 민감한 개인의 진료 기록들을 제공할 수 밖에 없다. 민간 보험사들은 이를 통해 피보험자(가입자)의 진료정보를 전자적 형태로 손쉽게 축적, 관리할 것이고, 향후 보험료 지급 및 재갱신을 거절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할 것이다. 겉으로는 국민의 편의를 위한다고 하지만, 실상은 보험업계의 숙원사업 해결을 위한 법안인 것이다.

보험이란 보험회사에서 판매자에게 만들어 파는 일종의 서비스 상품이다. 소비자는 이것 중에 본인이 필요한 것을 골라서 구입한다. 이를 통해 보험사는 돈을 벌고, 소비자는 보험서비스의 혜택을 받게 된다. 그런데 보험사들이 수익을 내기 위해 환자에게 마땅히 주어야 할 보험금을 삭감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더니, 이제는 정치인과 심평원에 기대어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려 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환자들의 의료정보를 확보한 심평원에 의한 무차별적인 삭감이 시작될 것이고, 아플 때를 대비해서 실손 보험에 가입했던 환자들은 치료를 받고 싶어도 받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민간 보험 가입자의 권리와 국민의 개인 의료 정보, 진료권을 무시하면서 까지 법리적으로도 모순되는 실손 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을 국회의원들이 돌아가면서 계속 돌아가면서 발의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진정 가입자의 편의를 위한 것인가, 아니면 민간 보험사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서인가? 본 법안을 발의한 배진교 의원은 각성하고 반성하라. 우리 대한신경과의사회는 본 개정안을 당장 폐기하도록 강력히 촉구하며, 환자와 국민의 건강과 개인 의료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악법을 철회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2022. 05. 18.

대한신경과의사회 회장 윤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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