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 성모병원 간질클리닉 손영민(신경과), 최창락·이경진(신경외과)교수팀은 지난 2002년 10월 발작증상이 심한 간질을 앓고 있는 환자(24·여)에게 국내 처음 뇌 전기자극술(심부뇌자극술)을 시행하여 뛰어난 치료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진료팀은 시술 후 환자를 1년 2개월 동안 관찰한 결과, 경련의 빈도가 85%나 호전되었고, 함께 먹던 항경련 약제도 50%나 용량을 줄이는 효과를 보였을 뿐 아니라 환자의 인지기능, 운동능력도 크게 향상되어 혼자 서예학원에서 붓글씨 공부를 할 수 있는 정도로 큰 변화를 보였다고 전했다.
간질은 뇌조직에서 유래한 비정상적인 전기파에 의해 발생되는 경련성 발작을 말하며, 국내의 간질환자는 40~50만명 정도로 보고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10~15%(4~5만명)는 약물이나 수술적 치료로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난치성 간질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난치성 환자는 마땅한 치료법이 없어 엄청난 고통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적절한 치료법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손 교수팀이 이번에 난치성 간질환자를 대상으로 국내 최초로 시행한 뇌전기자극술(심부뇌자극술-deep brain stimulation, DBS)은 파킨슨병에서 이미 임상적용, 검증이 이루어져 안정성이 확보된 시술법으로 환자의 머리를 열지 않고 대뇌의 시상하핵에 전극을 삽입하여 그 곳에 미세한 전기를 흘려 신경세포에 자극을 가함으로써 경련(발작)증상을 억제시키는 치료법이다.
이 시술법은 머리를 여는 대수술이 필요하지 않아 간편하고, 시술 후 입원기간이 짧으며, 조작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 치료법은 미국, 프랑스 등 외국에서 최근 4~5년 전부터 등장한 이후 현재 세계적으로 불과 3~5개 유명 센터에서 시술 성과를 보고한 최신 치료법인데 동양권에서는 아직 시술 보고가 없었다.
손 교수팀은 이번 임상 결과를 미국 SCI저널인 핵의학 학술지에 발표했다.
손영민 교수는 " 시술 후 일시적인 효과를 보고한 것이 아니라 1년 이상 장기간 지속적인 효과를 보였기 때문에 뇌전기자극술은 분명 획기적인 치료방법임을 알 수 있다"며 '앞으로 이 방법이 약물이나 수술적 치료가 불가능한 난치성 간질환자에게 희망을 주는 치료 원칙이 되리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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