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 안창호와 경법준법(敬法遵法)
도산 안창호와 경법준법(敬法遵法)
  • 이명진 초대 의료윤리연구회장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2.06.08 06:00
  • 댓글 2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협신문
ⓒ의협신문

도산(島山) 안창호는 여러 위인과 함께 뛰어난 사상가이고 일관된 진정성(Integrity)을 삶 속에 실천한 실천가였다. 구한말 무너질 대로 무너진 조국을 보며 우리 민족이 가진 문제를 정확하게 집어내고 있다. 100년 전 그가 가르쳤던 무실역행(務實力行:참되고 실속 있도록 힘쓰고 실행함)의 정신은 지금도 변하지 않고 큰 울림이 되고 있다.

도산은 국가와 단체가 유지되기 위해 바른 입법과 법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주장했다. 그는 법을 만들 때 신중해야 하며, 정한 법은 공정한 법 집행(법치)을 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국가란 법 위에 선 것이다, 법이 해이하면 단체가 해이하다. 그러므로 도산은 학생들이 모임을 조직할 때에는 입법을 신중히 해서 지킬 수 있는 정도를 넘기지 말 것을 가르쳤다. 열심 있는 나머지 여러 가지 법을 만드는 것이 오래가지 못하는 원인이 된다는 것을 지적했다. 그 대신에 회원 중에 법을 범하는 자가 있거든 단호히 법이 정한 벌에 처할 것이요. 결코 용대(容貸:지은 죄나 잘못한 일에 대하여 꾸짖거나 벌하지 아니하고 덮어 줌)하거나 사정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냉혹하게 말했다.

"법은 냉혹한 것이다. 법과 애정을 혼동하는 곳에서 기강이 해이하다. 한 사람에게 사정을 씀으로 전체의 법이 위신을 잃고, 법이 위신을 잃으면 그 단체가 해이하고 만다."(도산 안창호 책중에서).

도산의 경법준법 교훈을 가슴에 담고 간호법안과 의사단체의 문제에 청진기를 대어봤다.

현재 20대 국회에서 의원입법 숫자가 1437건이다. 15대 국회 123건에 비해 11.7배 증가했다. 20대 국회는 법을 공장에서 제품 찍어내듯 하고 있다. 상식과 윤리를 저버리고 탈법과 반지성주의로 취해 있는 자격 미달의 국회의원들이 좋은 법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상식과 공정성을 상실한 '검수완박법', '공수처법'을 만들었다. 일개 위원회에 불과한 국가인권위원회가 국가인권위원회법이라는 전체주의 권력 쟁취법을 만들어, 인권이라는 거짓 완장을 차고 국민과 입법·사법·행정에 걸쳐 모든 영역에서 권력을 휘두르려 하고 있다. 

간호법안 제정 역시 예외가 아니다. 간호법안은 의료의 협업 질서와 흐름을 깨트리고 의료계 전체에 깊은 갈등과 반목만 남길 가능성이 농후하다. 결국, 모두 망하는 길로 접어들게 되고 간호사나 모든 보건 의료인들뿐 아니라 환자들에게 피해를 주게 될 것이다. 비록 껍데기만 남은 간호법이라고 하지만 간호법은 제정돼서는 안 되는 법이다. 법에 대한 상식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법 제정과 이후 이뤄지는 법 개정은 천양지차(天壤之差)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일단 법은 제정되고 나면 성장하고 확장하여 몸집을 만들고, 변신하기 때문이다. 

의사단체가 외부적으로 힘을 얻으려면 전문성과 윤리적 선명성을 보여 줘야 한다.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 "우리 의료계는 억울하다. 우리에게 불리한 악법을 만들면 가만있지 않겠다. 화낼 것이다."와 같은 구호로는 국민의 마음을 설득할 수 없다. 국민이 혼란스러워하고 힘들어할 때 전문가 단체로서 목소리를 내어 줘야 한다. 국민이 아쉬워할 때 옆에서 길을 안내해 주고 어려움을 대변해 줘야 한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코로나로 일선 의료진이 환자와 함께 사투를 벌일 때 의사단체는 국민 옆을 겉돌기만 했다. 

특히 백신 접종에 대한 전문가적 명확한 기준제시를 하지 못했다. 백신 접종 피해자들에 관한 조사와 보상에 대해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이럴 때 의사협회가 나서서 백신 피해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백신피해자 보상 특별법이라도 제안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결국 국민은 치료현장의 의료진들에게는 고마워하지만, 의사협회에 대해서는 신뢰나 호의를 보이지 않게 되었다. 

입시 비리를 가진 자가 버젓이 의사가 되고, 성범죄 전과로 출교된 자가 버젓이 다시 의대를 들어와 의사가 되고 있는데도 막지 못하고 있다. 법적으로 판결을 받기 전이라도 이런 사람들은 의과대학에서 그리고 의사단체에서 자체기준을 만들어 거부했어야 했다. 법적 문제로 확대되더라도 의사들의 명예를 걸고 소송을 불사하는 결기를 보여 주어야 했다. 

누가 그런 일을 할 수 있느냐고 패배주의적 푸념을 해서는 안 된다. 이런 푸념을 하는 사람은 이미 이런 결기 있는 결정과 행동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개혁적인 일을 하려니 이리 걸리고 저리 걸려서 할 수가 없다는 말은 접어두어야 한다. 고통 없는 개혁과 불편함 없는 윤리적 선명성은 같이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도산은 의사는 아니지만, 평생을 일관된 진정성과 실천을 통해 민족의 정신을 세운 지도자다. 그의 경법준법 정신은 전문직을 전문직답게 만들어주는 길을 안내해 주고 있다. 법은 처음부터 잘 만들어야 하고, 외부적으로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전문가다운 기준을 스스로 잘 만들어서 지켜가야 한다.

■ 칼럼이나 기고 내용은 <의협신문> 편집 방침과 같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박재헌 2022-06-08 11:25:02
국회의원은 법 만드는게 직업이야
의사는 병고치는게 업이듯이

ㅋㅋㅋ 2022-06-08 11:11:38
그래도 코로나때 파업이나 하고서 살인자 성범죄 강간 마취해서 실오라기 하나없이 벌겨진 몸을보고 쾌락느끼는 미친인간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글이네 ㅋㅋ앞으로 더 힘들어질겝니다.간호법은 협력이라는 미명아래 지금껏 협력이 아니라 강요만하였던 과거를 생각해보는것도 좋을 것같습니다.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